감독 임상수

 

 

 

 

임상수 감독이 내게는 그렇게 의미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실 감독을 보고 영화를 볼 만큼, 영화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었고.

그랬던 그 감독의 이름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이 <하녀>였다.

그 당시에는 유명한 감독이라던가 혹은 해외 영화제가 선택한 영화들을 봐야만 하는 줄 알았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부족한 영화에 대한 지식이 해박해질 수 있으리라

그런 어이 없는 믿음을 가졌다.

 

그래서 본 <하녀>.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큰 감흥이나 인상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생각보다 그로테스크 했고, 이정재의 마초스러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다.

상류층의 허위를 풍자하고 있다 해도 잘 와 닿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 <돈의 맛> 자체도 크게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좋아하는 배우인 윤여정 님과 김강우의 포스터를 봤을 때는 궁금함도 있었지만,

왠지 <하녀>와 비슷할 것 같다는 느낌.

그리고 실제로 하녀 2’라는 이야기도 나돌았으니까.

내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영화를, 의무감을 본다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결국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말았다.

 

예상치 못하게 영화가 너무 웃겼다.

<하녀>처럼 어둡고 힘들고, 무거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영화는 생각보다 가벼웠다.

피식. 피식. 피식.

웃음이 나는 장면이 꽤나 많았다.

상황 자체는 <하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극중 김효진이어렸을 때 불에 타 죽은 하녀의 이야기를 하면서 정말 스핀오프의 느낌을 폴폴 풍기기까지 한다.

그들의 개인 영화관에서는 <하녀>를 틀어주고 상영하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하고.

 

상위 1%의 이야기.

그들의 삶에 대한 풍자.

생각보다 웃겨서 조금 당황하기는 했지만그냥 가볍게 보기에는 나쁘지 않았었다.

물론, 이 영화를 이런 시선과 이런 마음으로 봐도 되는 것인가 하는 고민은 들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

, 돈 좀 있는 것들은 저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구나.

돈 있으면 뭐하나, 저 따위 정신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데.

나는 저런 삶이 부럽지 않다.

돈의 맛에 중독되는 것은 결국 모욕을 견뎌야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모욕을 거부해야 한다.

생각보다는 야하지 않군.

김강우는 멋있구나.

<하녀>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하녀의 죽음을 목격한 재벌 2세 아이가 도대체 멀쩡한 정신 상태로 살아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김효진은 <돈의 맛>에서 꽤나 제대로 잘 자랐구나.

 

하는 정도?

정말 나름 재미있게 봤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마지막 장면이 당황스러웠다.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뒤에 앉은 어떤 커플이 말했다.

마지막 장면만 아니었더라도 괜찮았을 텐데.”

앞에 앉은 어떤 커플 중 남자가 말했다.

오빠가, 이 영화 안 본댔잖아’”

 

그 말을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내게는 어떤 영화였을까.

나 역시 마지막 장면이 아니었더라면그냥 적당한 영화 정도로는 기억했을까.

보는데 지루함은 없었지만

뭐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영화가 아닌가 싶다.

 

 

늙은 말 한 마리가

절뚝거리는 다리로 찾아와 말을 건넨다.

저 다리 건너에 망아지 한 마리를 놓고 왔네.

 

말 못하는 망아지 한 마리가

구름 가득한 잿빛 하늘을 보며 서있다.

저 하늘 위에 먹다 남긴 지푸라기가 걸려있네.

 

이윽고 지푸라기 비 내려

넘쳐버린 흙빛 강물 건너에

오도 가도 못하는 망아지 한 마리 덩그러니 서 있네.

 

울음 소리를 피해

그의 음악을 귀에 맡겼다.

나의 귀는 눈물을 몰라라.

 

몇 번을 썼다가 멈췄다, 썼다 멈췄다 반복했던,

내가 좋아했던 한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

 

# 첫번째종영 직후

 

<난폭한 로맨스>가 끝났다. 몇 번이고 이 드라마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글을 쓰는 것에 흥미를 느낄 수가 없다. 물론, 글 외에도 삶의 흥미가 되어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드라마가 끝나고도 적어 내려가지 못하면, 그 드라마를 보며 느꼈던 감정들이 그대로 잊혀지고 사라질까봐결국 이렇게 또 끄적끄적.

 

마니아층은 확보하였으나 시청률은 말아먹은 이 드라마를,

대부분의 대중매체에서 시도는 좋았으나 어설펐다고 말하는 이 드라마를,

꽤나 긍정적인 기사를 내던 10아시아마저 끝내 터지지 않았던 적시타라고 평가했던 이 드라마를,

나는 어떻게 봤을까.

나는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일단, 이시영이라는 배우를 조금은 좋아하게 된 것 같고.

어쩌면 나는 내가 아주 많이 어두운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고.

천재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소름 끼칠 정도로 지독한 광기의 사랑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생각했던 것 같다.

 

많은 이들이 <난폭한 로맨스>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러니 로맨스 보다는 난폭한에 집중한, 그리고 미스터리에 집중되었던, 그러다 스릴러로 돌변해버린 이 드라마에 당황할 수밖에.

나는 이 드라마에서 난폭한 사랑 이야기보다도, 천재를 바라보는 시선과 광기의 사랑이 참으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야구에 재능이 있는 박무열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동수는 그의 재능을 지켜주고 싶어하며, 고기자는 (처음에) 그를 재능을 망가뜨리고 싶어한다.

그 양쪽의 감정이 모두 이해가 간다.

 

그리고 미술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종희.

그런 종희를 바라보는 수영.

나는 수영이가 참 많이 아팠다. 동수는 솔직히 너무 성인군자 같았고.

수영은 예술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리고 어느 정도의 능력은 가지고 있었지만) 재능이 그 욕망을 충족할 수 없었던 경계인이었으니까.

사람들이 이런 관계 때문에 이 드라마에 곁가지가 너무 많다고 했지만, 나는 사람의 숨어 있는 재능에 대한 욕망과 열등감을 보여주는 이 드라마가 신선했다.

왜 한국 드라마는 사랑이 중심이나 메인이 아니면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마녀가 되어 버린 스토커의 사랑 역시, 용납할 수는 없었으나 이해할 수는 있었던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어둠의 한 단면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물론 그 어둠이 현실화 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가 좋았고,

박연선 작가는 아마도 이제 내가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다.

 

# 두 번째… 1-4회까지 보고 난 후….

 

시끌벅쩍, 소란스럽게 <난폭한 로맨스> 1-4

 

<난폭한 로맨스>라는 드라마에 이동욱과 이시영이 캐스팅 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난폭한 로맨스> (이하 난로)가 어느 방송국에서 방영되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리고 심지어 그 두 사람의 조합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동욱의 경우 <달콤한 인생> 때문에 좋아하는 배우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당시 반짝 타올랐다가 사라진 감정이었나 보다. 당시 <그 남자의 책 298>(정확하게는 기억 안 남)까지 봐 놓고. (물론 영화관에서 본 건 아니었지만) SBS에서 김선아랑 나온 건(, 지금 제목이 생각 조차 안 난다. 이런 젠장. 이 놈의 기억력. 찾아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냥 그렇다고 치자) 보지 않았었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이동욱이 나온다는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이시영은 더더욱 관심이 가지 않았다. 비호감까지는 아닌데, 아직 연기자로서의 그녀를 바라보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아마추어 권투 대회 등으로 많은 안티 팬들의 마음을 돌리고, 조연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연기자로 역량을 키워나간 후 <포세이돈> 등에서 주연까지 올라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나에게는 아직도 우결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래서 과연 두 사람이 이 드라마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들었다. 게다가 <난폭한 로맨스>! 제목도 그다지 땡기지 않았고.

 

하지만 그랬던 내가 지금 1회부터 4회까지 꼬박꼬박 이 드라마를 챙겨보고 있다. 심지어 헤벌쭉 웃어가면서. 그 시작에는 박무열과 유은재라는 이름이 있었다. 광고 영상에서 박무열유은재라는 이름이 등장! , 박연선 작가님 작품이구나. 이 드라마 봐줘야 하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한 작가가 동일한 이름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게 좋은지 모르겠다. 그냥, 괜시리 작가가 그 캐릭터와 이름에 애정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그러면 그 사람이 정말 드라마라는 픽션 속, 허구 속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것마냥 느껴져서 캐릭터는 달라도 매번 반복되는 그 이름이 반갑다. <얼렁뚱당 흥신소>의 무열과 은재가 다시 환생한 것만 같아서. 특히나 무열이는 저번엔 <화이트 크리스마스>에도 등장했었고.

 

작가에 대한 믿음으로 시작한 <난로>. 1회는 연출이 달라서 그런지 조금은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나 효과음이 너무 난발하고 만화 같은 CG들도 등장. 캐릭터들도 조금씩 과장되었다는 느낌. 전작과 비교하는 것도 올바르지 않고, 내가 <얼렁뚱땅 흥신소>에 있는 애정이 너무 심하다는 사실이 있지만 그래도 <얼렁뚱땅 흥신소>는 과장된 캐릭터가 현실과 잘 어우러져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그냥 재기발랄하고 엉뚱하고 재밌다는 느낌. 그런데 <난폭한 로맨스>는 조금 무서웠다는 게 사실? 내가 야구를 안 좋아해서 그런 걸 수도 있고 팬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진짜 야구 하나 때문에 사람을 그렇게 미워한다는 것이, 그리고 그 이유로 만나자마자 폭력을 휘두른다는 것이 솔직히 이해하기는 조금 힘들었다. 남녀 주인공의 성격도, 어쩌려고 저럴까. 싶을 정도로.

 

그런데 2회를 보고, 3회를 보고, 4회를 보는데. 보면 볼수록 좋아지는 느낌. 일단 1회에서 너무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효과음은 많이 사라졌고, 캐릭터들은 점점 정당성을 얻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졌던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라 캐릭터 설정 자체가 참 그렇다.) 그들에게 조금씩 동화되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그들이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니. 왠지 모르게 앞으로 재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세 번째종영 후 시간이 아주 아주 많이 흐른 지금

 

지금에 와서 기억에 남는 것은이희준이라는 배우.

이 드라마에서 발견한 후 그가 나온 단막극을 섭렵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그가 나온 연극도 보러 갔다.(물론 그 때문만은 아니지만)

<얼렁뚱땅 흥신소>에서는 박희순이 복병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면…(물론 그 드라마는 모든 캐릭터가 다 좋기는 했다) <난폭한 로맨스>에서는 이희준이다.

그리고 캐릭터 상으로는 은재의 친구로 나오는 동아가 대박….

박연선 작가님의 작품 중 베스트라고 할 수는 없지만획일화 된 드라마 시장에서 그래도 보물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2012. 05. 18 / 동숭아트홀 소극장

 

 

 

오랜만이었다.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

터져 나오는 웃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자꾸만 내 입을 틀어막게 되는 것.

발걸음이 너무나 가벼워 1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걸어가게 되는 일.

최근 <키사라기 미키짱> <게이 결혼식(웨딩 스캔들)> 등 재미있고 좋은 작품들을 많이 봤지만,

오늘이 그 중에서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던 것 같다.

 

<서툰 사람들>, 류덕환.

그리고 장진 감독님.

 

<서툰 사람들> 1995년도내가 12살 때 초연이 되었던 작품이다.

당연지사그 당시에는 이 공연을 못 봤고,

장진 감독님을 좋아하게 된 16살 이후

동영상을 통해 이 공연을 보게 되었다.

송채환 님이 화이 역할을 맡았었는데영상으로 보는 공연이었지만 너무나 재미있었다.

 

장진 감독님의 작품이라면 뭐든 보고 싶다고 여겼지만

<서툰 사람들> 2007년 연극열전 2에서 라인업 되어 무대에 올라갔을 때….

캐스팅이나 날짜까지 뻔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보지 못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정말 돈이 없었던 건지, 마음이 없었던 건지여유가 없었던 건지.

왜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그냥 지나쳤을까 너무나 후회가 된다.

지금은 백수임에도 불구하고 뭐, 까짓 신불자 한번 되어보는 것도 경험이지라는 말도 안 되는 마음으로 지르고 있는데.

 

사실 이번 <서툰 사람들>…

예지원이나 정웅인, 조복래(이 분은 <리턴 투 햄릿>에서 꽤 인상이 깊으셨다) 등 관심 있는 배우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첫 번째는…. 무조건 류덕환 캐스팅을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영화나 브라운관에서만 봤지 아직 류덕환의 무대를 본적은 한번도 없다.

예전 연극열전할 때 <에쿠우스>하는 걸 보고 싶었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왜 그렇게 공연을 못 보고 산 건지.

무튼, ...

나도 모르게 애정이 점점 깊어진다.

 

내 예매 스타일은 하루 이틀 전에 보고 싶은 공연을 예매하는 건데….

류덕환 캐스팅은 하루 이틀 전이면 정말 좌석이 완전 매진이 되어 있는 것.

심지어 일주일, 열흘 전에도 매진이다ㅠ

이번에 상연 기간이 길어서…. 자꾸만 미루고 있었는데그러다가 또 놓쳐버리게 될 것 같아서

정말한참 후의 공연이라도 예매를 해놓자고 마음을 먹고, 공연을 보러 간 것이다.

누군가가 준다던 뮤지컬 <파리의 연인> 티켓도 거절하고

그렇게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 이게 언제적 유머인가.) 류덕환 캐스팅의 <서툰 사람들>.

 

나는….. 정말…. 이제……. ……… 어쩌면…. ……

커튼콜 때

정말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류덕환, 멋있다!!”라고 소리치고 싶은 걸꾹 참았다.

배우를이렇게까지 격한(?) 마음으로 좋아하게 된 적이 있었던가 싶게….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좋았다.

 

원래도 이 이야기 자체가 좋다.

어리숙하고 서툰 도둑과 수다스러운 여 선생이도둑과 집주인의 관계에서, 친구가 되고사랑이(?) 되는 과정.

너무 기발한 발상 아닌가..

대략적인 캐릭터나 줄거리, 장면 장면, 분위기 등은 알고 있었지만

동영상을 본지 너무 오래돼서....

디테일한 부분이나 결론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만에 보니…. 정말재밌었다.

상황 하나 하나와 대사 하나 하나가어찌나 웃기던지.

 

극 자체도 좋지만그 캐릭터를 연기해준 류덕환 군은정말 최고였다.

아마지금부터는 적어 내려가는 글들은 류덕환 예찬론이 될 듯.

이번 연극을 통해서 무대 위에서 만난 류덕환은 진짜 디테일이 살아있는 배우였다.

발성도 좋고목소리도 좋았다.

내가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으로 봤던 류덕환과는 또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더군다나 상황 상황이 달라질 때마다 바뀌는 목소리.

정말 관객을 미친 듯이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게다가 표정 하나 하나 하며, 손짓, 발짓 하나 하나.

어쩜 그렇게 한 순간 한 순간, 1 1초도 허투루 쓰지 않고모두 연기하고 있는 것인지.

문을 열었을 때 추워하는 몸짓도 그렇고정말 글로 옮길 수가 없는 표정과 동작들이다.

호흡이나 텐션을 유지하는 것도너무 훌륭했다.

 

안 그래도 여성 관객들이 많은 공연이었는데

마지막에코믹으로 흐르던 연극이 로맨스로 변할 때

진짜…. 여자 관객들의 비명 소리.

그에게 다 반해 버리고 만 것이다.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

나는 류덕환이라는 배우가 코미디도 어울리고심지어 멜로까지도 섭렵할 수 있는 배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류덕환에게 찐한 멜로 한 번…… 할 수 있게 해주면 어떨까.

내가 보고 싶으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일전에도 그런 말을 한적이 있지만

류덕환에게서 조승우와 박해일의 모습을 봤었는데

오늘은 신하균의 모습까지도 얼핏 얼핏 보였다.

어쩌면 류덕환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갖고 공연을 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더욱 몰입했던 부분이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사실기대하고 갔다가.. 기대한 만큼만 느끼는 경우도 있고, 기대 이하를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류덕환을 만나고 온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다.

 

사실, 다른 캐스팅으로 해서 이 공연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류덕환의 캐스팅으로 보고 싶다.

...

없다. 표가 없다. 더 이상 표가 없다.

이제 <신의 퀴즈 3>을 통해 드라마로 다시 류덕환 군의 얼굴을 볼 수 있겠지만

다시 한번 무대 위의 그를 만나고 싶다.

 

P.s 객석에 구혜선이 등장.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하는데뭐랄까. 괜히 연예인이라고 호들갑 떠는 건 싫어서 담담한 척.

근데 살짝 나도 궁금하긴 해서…. 돌아갈 때은근슬쩍 얼굴을 보긴 했다.

근데역시나…. 별 감흥은. 아핫.

, 류덕환 때문에 언급하지 못했지만 영화를 통해 봐 왔던 김병옥 배우님은무섭거나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정말…. 연기 잘 하셨다.

극장을 바꿔 6월에도 연장 공연을 한다고 하는데

또 다른 배우들로 <서툰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 주의

: 작품 자체보다는 곁가지의 이야기들이 더 많습니다.

 

 

 

 

, 어쩜 좋을까.

또 좋아하는 드라마가 생겨버렸다. 아니, 시트콤이라고 말해야 하는 구나.

사실, 지금까지 시트콤에는 크나큰 흥미를 느끼지 못 해왔다.

그저 하이킥 시리즈 정도를…. 보통의 마음으로 좋아한 정도?

 

하지만 그런 내가 MBC 시트콤 <스탠바이>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첫째, 백수라서 시간 맞춰 시트콤을 챙겨보기가 수월했다.

둘째, 류진의 시트콤 연기가 궁금했다.

셋째, 우연히 첫 회를 보고 나니, 끊을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이 정도?

 

류진이 시트콤 주연을 맡았다고 했을 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시트콤이 시청률 적인 측면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류진이 내가 좋아하는 배우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데스타성, 혹은 영화나 무대로 말하자면 관객 동원력이 있는 배우는 아니니까.

하지만 왠지 모를 호기심이 생겼던 것은 사실이다.

 

내게도 류진이라는 배우가 그저 평범했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배우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주 한 순간인 것 같다.

특히나 작품 하나에 꽂히면 그곳에 출연한 배우를 비롯해, 스태프까지 좋아지는 희한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더더욱.

내게 있어 류진이라는 배우를 다시금 보게 만들어준 작품은 <경성 스캔들>이었다.

그 작품을 보기 전까지 류진은 내게 그저 비주얼은 훌륭하나 단독 주연을 맡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실장님이나 귀공자 전문 배우이며, 연기를 못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청나게 출중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배우였다.

하지만 <경성 스캔들>을 좋아하게 되면서 류진이라는 배우가조금은 매력있게 느껴졌고

<국가가 부른다>를 통해서 조금은 더 좋아하게 되었다.

정말 <국가가 부른다>에서 허당 재벌 역할을 했었는데그때 류진에게도 이런 코미디가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물론 류진을 정말 좋아하게 된 계기는 그의 실물을 본 것이지만.

 

우연한 기회로 유진과 기태영의 결혼식 장에 가게 되었다.

식장에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솔직히 말하면 보고 별 흥미가 없어서

친구만 들여보내고나는 주위를 배회했다.

그렇게 배회했을 때, 류진을 보게 되었다.

수트를 입고.. 한 손에는 아기의 손을 붙잡고한 손에는 천으로 된 아기 가방을 들고걸어가는데나 그 모습에 완전히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런 류진의 시트콤이니남들한테는 흥미가 일으키지 못할지언정 나는 봐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해품달은 안 봐서 잘 모르지만 <적도의 남자> 때문에 익숙해진 임시완이 나오는 것도 흥미로웠고또 다른 매력남….. 이기우의 등장도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이기우.

비주얼이 정말 딱 마음에 든다.

그리고 전부는 아니지만뜨문 뜨문그가 맡은 캐릭터들이 너무 좋다.

영화 <사랑을 놓치다>에서도 나는 영화를 본 후 이렇게 말했었다.

예기치 않게 이기우가 너무 좋다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를 봤을 때도나는 이기우에게 푹 빠지고 말았었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스탠바이>에서도 너무 좋다. 캐릭터도 좋고,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기우도 좋고.

 

그렇게 배우들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했는데

이게 스토리도 마음에 든다.

솔직히 말해서 21세기 한국형 신세대 콩쥐 역할인 임시완.

계모 역할의 류진 아버지.

아들(류진/류진행)이 결혼하려던 여자가 죽고아들이 그 여자의 아들(임시완)을 떠맡게 되자시완을 구박하는데

어떻게 보면 유치하고또 불편할 수도 있는 상황 설정인데….

너무 코믹하게부담스럽지 않게 잘 풀어내는 것 같다.

그리고어떻게 봐도 지금 이 갈등 구조가 결국에는 진정한 가족애를 깨닫는 것으로 끝날 것을 알기에지금 시완과 진행 아버지의 관계가 그리 껄끄럽지만은 않게 느껴지는 것이다.

 

러브 라인만 해도 그렇다.

그런 진행(류진)을 짝사랑해온 수현. 당연히 류진행과 수현이 잘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 수현과 기우의 조깅 장면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진행이 수현을 여자가 아닌 동생처럼만 생각한다는 것을 기우가 전하게 되고

상처받은 수현이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다.

기우가 그 곁에서 함께 뛰어주는데

두 사람…. 진짜 완벽한 비주얼이었다.

기우는 지금 현재정소민과 시완과 삼각 관계를 이뤄야지 정상인 건데

나 홀로또 이렇게 기우와 수현의 투 컷에반해버려서 큰일이다.

혼자서 망상에 빠지고 있으니.. 쯪쯪쯪.

 

이렇게 주인공들만 해도내 눈길을 사로잡는데

이 시트콤 <스탠바이>.

조연까지도 날 미치게 만든다.

특히나 하석진과 고경표.(극중에서는 김경표)

지금은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만약 시청률이 잘 나온다면나는 그 영광을 하석진과 고경표에게 돌리고 싶다.

너무 매력 돋는다.

두 사람이 웃음을 톡톡히 담당하면서 극에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하석진이 복수 노트에 이름을 작성하며 훈민정음을 읊을 때나는 진짜 그 장면이 왜 그렇게 웃길 수가 없다.

, 경표는 행동 하나, 말 한마디가 다 개그이고.

(경표도 필름있수다 소속 배우라고 한다. 인터뷰를 보니, 류덕환을 존경하는 선배로 꼽았는데그래서 그런지 더 애정이 돋는 것도 있다)

 

뿐만 아니라진행 아버지인 정우와 박준금 아나운서의 러브라인도 좋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진전돼서 살짝 놀라긴 했다)

쌈디 캐릭터도 대박.

쌈디의 억양과 대사들이 너무 마음에 든다.

 

아직 정소민은 조금 캐릭터가 약하긴 한데러브라인이 본격화 되면

중심에 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류진과 이기우의 비주얼과 기럭지가 너무나 바람직하고도 훈훈하고….

하석진과 경표가 너무 매력적이고…..

아니고, 안될 걸 알면서도 기우와 수현의 러브모드를 바라는 이 순간….

나는 시트콤 <스탠바이>가 너무 좋다.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무언가가 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느낌이다.

 

그저 지금보다는 시청률이 조금 더 나와서제작진도 출연진도….

더 즐겁게 촬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홀로 외쳐본다.

<스탠바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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