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미란다 줄라이

 

 

 

에잇. 에잇. 에잇.

이상하게 선뜻이 되지 않았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나 보다.

요즘 씨네큐브나 스폰지 하우스, 아트하우스 모모 등 작은 영화관에서 하는 영화들 중

사실 계속 볼까 말까 고민이 되는 영화였다.

작은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에는 일종의 믿음과 신뢰가 생긴다.

좋은 영화일 것이란.

그리고 나 역시 그 영화를 좋아할 것이라고.

 

하지만 <미래는 고양이처럼>은 이상하게 선뜻이 되지 않았다.

지금 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다른 영화에 비해서우선 순위에서 좀 밀려버린 그런 영화랄까.

예고편을 봤을 때도미칠 듯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보다는

어떤 영화일까하는 궁금함 정도?

하지만 시간대가 맞는 게 이 영화밖에 없어서선택했는데.

 

- 힘들어.

 

힘들었다.

아무리 내가 잔잔하고 특이한 영화를 좋아한다고 해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버린 영화랄까.

시작은 좋았다.

장난처럼 남자가 자신은 시간을 멈추는 능력이 있다고 말을 하면서 하나, , 셋을 외치자여자가 움직이던 것을 멈춰버리는 것.

처음엔 독특한 그들이 좋았다.

 

4년째 동거중인 그들이 수명이 6개월 남았다는 고양이를 입양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 고양이가 잘 보살피면 5년도 살 수 있다는 말에 그들은 두려움을 느낀다.

이룬 것 없이 별 것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자신들이 견딜 수 없어진다.

그 상황에서 무언가를 책임진다는 것은그들에게 일종의 두려움이었다.

결국 고양이가 치료받는 1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그들은 원하는 대로 살아보기로 하고, 하던 일을 그만둔다.

 

여기까지도, 그래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자의 외도와 남자의 판타지….

영화는 내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흘러가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전개 된다.

현실과 판타지가 믹스되어 시간적인 흐름을 알 수도 없고, 뭐가 현실이고 뭐가 환상인지 조차 알 수 없게 된다.

 

따라가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들을 이해하는 것도 어려웠다.

 

결국 떠나려는 여자를 막기 위해 남자는 실제로 시간을 멈춰버린다.

그렇게 남자에게 멈춰버린 시간 동안에도 여자의 시간은 흘러가서

고양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 한달이 지나버리고.

그들을 기다리던 고양이는 안락사를 당해버리고 만다.

 

솔직히 말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게 투성이다.

고양이의 내레이션들도 그렇고,

여자가 외도한 남자의 어린 딸.

그 아이가 땅을 파서 묻혀 있던 장면도.

그게 남자 주인공(제이슨)이 미래의 자신을 만났듯이혹시나 그녀의 과거 어느 지점과 맞닿아 있는 건 아닌지하는 생각이 들었다가도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녀가 셔츠에 집착하는 이유나그녀의 행위 예술에 가까웠던 춤들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모르겠다.

마지막 결론도 결국 그래서 어떻게 된 건지잘 모르겠고.

 

전체적으로 어려웠다.

시간을 멈추는 부분에서는 <캐시백>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그 영화는 재기발랄한 느낌이라도 있었지

이 영화처럼 모든 것이 모호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 나와, 홍보 전단지를 읽어보았다.

 

뉴욕타임즈선정 2011 최고의 영화, ‘뉴요커선정 2011 최고의 영화, 27회 선댄스영화제

독창적 놀라움이 가득한 올해 최고의 영화 뉴욕 타임즈

오래된 연인들의 예측불허 미래가 시작된다!

영화의 한계를 넘어서는 걸작!_LA Weekly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이 주는 기쁨과 축복을 만끽하라!_Variety

반복되는 일상의 평범함을 경이로움으로 탈바꿈시키는 놀라운 재능!_New York Times

독특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솔직함과 진심_New York Times

매력적이고 유머러스하며 가슴 뭉클한 영화_Dallas Morning News

 

....

 

독창적인 건 인정. 하지만. 놀랍거나 기쁨과 축복까지야.

반복되는 일상의 평범함. 그들을 평범하다고 말하기는 살짝 무리가 있을 것 같다.

누구나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내가 4년 사귄 애인이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공감이되지...

 

몇 몇 인상 깊은 장면들이 있기는 하였으나…..

내게는조금은 지루하고 어려웠던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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