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리뷰가 아니다. 그냥 드라마를 보다 문득 문득 떠오르는 잡생각이다.

# 2003년에 <내츄럴 시티>라는 SF 판타지 영화가 있었다. 5년의 제작기간과 80억이라는 당시 꽤 많은 제작비로 화제를 모았지만 흥행에 참패했던 영화. (유지태가 나와서 기억하고 있음) 2080년이라는 미래를 배경으로 했는데, 써클에서는 2037년의 미래를 다루고 있다. 1회에서는 2037년 미래 모습을 보면서, 2003년도에는 영화에나 보던 것을 방송으로 볼 수 있다니 새삼 세월의 흐름과 기술의 발전을 느꼈는데!!!!

# 다시 보니, 휴먼비로 들어갈 때는 공항 가는 길의 무빙워크... 휴먼비 도착한 곳은 송도. 몇년 전 내가 거닐 던 곳이라 뭐랄까. 갑자기 현실이 확!!! 오버랩되었달까.

# 1회인가에서 횡단보도에서 한정연이 외계인으로 오버랩되는 장면은 역시나 촌스러움. (비슷한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일본 드라마 중 2010년 <클론베이비>라는 작품이 생각남)

# 김준혁(김강우)는 2회에서는 큐브로 김우진(여진구)일 것 같은 떡밥을 주더니 3회에서는 빵을 만들며 김범균(안우연)일 것 같은 떡밥을 주더니 결국은 둘 중 누군지 모른다는 것으로... 이것만으로도 앞으로의 전개에 스펙터클과 서프라이즈는 있는 듯.

# 블루버드인지, 블루버그인지. 일단 드라마와 전혀 상관 없는 얘기지만 애벌레나 다지류에 약한 듯. 지네 트라우마인가. 오히려 바퀴벌레 같은 건 싫어도 어쩔 수 없으니 휴지 둘둘둘둘둘 말아서 잡는데... 다지류는 보는 것만으로도 싫으니.

# 블루버드가 나쁜 놈 같이 흘러가는데, 어쩌면 휴먼비에 대적하는 좋은 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 1회는 화면이 전체적으로 너무 어두운 느낌이었다. 어떤 장면에서 음악이 너무 촌스럽다고 (혹은 작위적? 통속적?이라고) 느낀 적이 있는데 포털사이트 톡에서 누군가가 음악감독 일 좀 하시라고... 드라마 스태프도 나름 고충이 있고 최선을 다한 것이겠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누군가의 의견에 뭐 쩜쩜쩜.

# 2037년 미래 세계의 형사들이 아무리 일반지구라지만 뭐랄까. 너무 미래 같지 않을 때가 종종.

# 배우들은 전반적으로 참 마음에 듦

* 요즘 나름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는데 아직 찾아 볼 정도이거나 끝까지 정주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종편, 케이블과 함께 드라마 장르가 다양해지고 있는 게 좋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내가 약간 SF 판타지를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하고. 무튼 지켜봅시다.





웃음과 눈물로 좋은 공연의 척도를 잴 수는 없지만...
적당히 웃었고, 참 많이 울었다.
와- 오랜만에 공연 보고 참 많이 운 듯.
진짜 슬퍼서 꺼이-꺼이 우는 눈물이 아니라, 먹먹함에 그냥 흐르는 눈물.
중반 이후 공연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서 한숨을 토해내듯 몇번이고 깊은 숨을 몰아쉬었다.

작품에 대한 정보를 가급적 찾아 보지 않고 공연을 보러 갔다. 홍보물이나 타인의 평가에 좌지우지 되고 싶지 않아서.
공상집단 뚱딴지의 작품이라는 것과 구도균이라는 배우가 나온다는 것 정도.

+ 극단까지는 잘 모르는데 공상집단 뚱딴지의 경우, 2016 창작 산실 때 <소나기 마차>라는 작품를 보게 되면서 이름을 익히게 되었다.

우선, 무대 마음에 듦. 입구부터 발(?)을 해놓은 점도. 발을 병풍 처럼 해놓고 그 뒤로 나무 몇 그루. 전구로 된 램프 몇 개. 바닥에는 멍석과 작은 나무 의자 하나. 단순한데 매력 있음.

처음에는 전쟁과 웃음(혹은 농담)이라는 두 가지 소재 때문에 <웃음의 대학>이 생각나기도 했으나 훨씬 더 시사하는 바, 의미하는 바가 크고... 복잡 미묘함.

10분 마다 총살 당하러 끌려 나가는 구조라서... 그 반복을 어떻게 해결하려나 싶었는데... 총 6명의 포로와 1명의 보초... 7명 중... 2번 째 포로 끌려나갈 때부터 내 웃음은 사라지고.... 3번 째 포로 이야기 때부터 이 먹먹함을 어찌할꼬.

전쟁이라는 특수한 배경 속에서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작품이었다. 그 포로수용소인지 감옥인지에서 있었던 .... 사건도 생각나고.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포로 수용소 학대 사건)
아- 좋은 작품이다.

배우들 모두 연기도 훌륭했다. 몇 명은 좀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하고 싶은데.... 참.....이런 부분에 조심스러워져서. 언급하고 싶은 두 배우에 관한 얘기는 접어두고, 김재건 배우에 대해서만. 연륜이 있는 배우 분들이 무대에 서는 모습이 참 좋다. 마지막 독백....... 참 좋았다.

아! 중간에 앞에 처형 당한 사람들이 나와서 판타지를 만드는 장면도. (앞부분에 처형 당하신 분들 다시 안 나오나 했는데 궁금증 해소 및 이~상~한 카타르시스까지) 개인적으로 취향이었던 장면이었다.

++
이 작품은 제38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 작품이다. 이번 서울연극제 작품은 좀 챙겨보고 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공연 보고 난 후 기사를 좀 찾아봤더니 KBS 영상실록에 등장한 영상의 한 장면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이 4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제주 4.3사건이 한창이던 때 여수의 14연대가 제주 진압명령을 거부한 뒤 모두 처형당하는 장면. 죽음 직전까지 담배를 피우며 천진난만한 농을 주고 받는 이 장면에서 창작이 시작됐다고 한다.

참 매력 있던 작품



집에 가고 있는데 집에 가고 싶은 이 기분.
2시간 통학, 3시간 수업, 2시간 귀가.
집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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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6 / 대학로 JH아트홀 / 김귀선, 박호산 / 작,연출-차현석 / 극단 후암

 

+ 공연을 보고 감상을 남긴 다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 되었다.

무언가 글로 적어 내려가는 것은 잘 써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고,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을 적어 내려갔을 때 돌아오는 생각의 차이에 따른 비판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기지 않으면, 그대로 잊혀지고 지워지는 경우들이 많기에

그저 생각의 단상들을 적어 내려가기고 한다.

 

+ <흑백다방>은 2인극 페스티벌에서 공연 됐을 때부터, 매우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공연 제목이나 포스터, 시놉시스가 마음에 들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인연이 닿지 않아서 인지, 매번 놓치다 이번 일번출구 연극제를 통해서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JH아트홀. 왠만한 대학로 극장이 대충 어디에 있는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SH아트홀로 가버려다. 그 앞에서 어찌나 당황했는지.

김삿갓(?)에서 막걸리를 열심히 마셨는데 그 건물 2층에 JH아트홀이 있는지 몰랐다.

극장은 뭐, 로비에 환기만 좀.

오래간만에 완전 소극장 연극, 가슴이 좀 두근 두근 했다.

 

+예전에 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배우'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는데,

이번 일번출구 연극제 <흑백다방>에 출연하는 박호산 배우는... 공연 관람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언제부터 인가 박호산 배우의 연기에는 믿음이 가기 시작했다.

 

+공연을 다 보고 난 후,

러닝 타임이 너무 짧다는 생각. 60분이 조금 안 되는 것 같은데.... 살짝 아쉽다.

처음에 소리가 사라졌다가 (LP 음악이나 전화벨 소리) 엔딩에서 음악이 울리는 거 너무 좋다.

7080년 대 분위기가 나는 다방을 배경으로 이뤄지는 스토리 구조는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었고,

'믿는다'는 것에 대해, '신뢰'에 대해, '상처'와 '치유'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다.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았고. 웃음 포인트도 있고, 눈물 포인트도 있고.

(옆에 앉아 있던 관객은 매우 많이 울었으나, 나는 눈물이 흐르지는 않았음)

하지만................. 뭔가 뭔가 뭔가 2% 아쉬움. 그 아쉬움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기대가 컸기 때문인 건지...

여운은 좋았지만, 뭔가 임팩트가 약하다고 해야할까.

여하튼! 그래도 2인극은 참 매력 있다.

 

 

 

사실 공연 실황을 영상으로 찍어서 상영을 하는 형태의 NT 라이브였기에,

영화 쪽 카테고리인 시네마톡에 넣어야 하는 건지

공연 쪽 카테고리인 걸어보기에 넣어야 하는 건지.

가장 처음 이 작품을 접한 것이 영화이기도 하고,

국립극장에서 이 작품을 보고 왔지만 어쨌든 영상을 통한 관람이었기에 '시네마톡'을 선택했다.

 

원래도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명한 희곡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고,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몰랐지만)

2009년 배종옥 배우가 동숭아트센터에서 출연을 했을 때,

참으로 보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공연을 보지 못했고, 희곡도 읽지 못한 채

얼마전, 공부하고 있는 수업의 일환으로 1951년에 비비안 리와 말론브란도가 나온 영화로 먼저 이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우선 영화를 감상한 느낌을 적어보자면,

생각했던 것보다는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옛 영화는 지루할 거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어도 가슴으로 블랑쉬를 이해하기는 어려운 작품이었다.

그녀를 비난하지 않고 동정할 수는 있어도,

내가 정말 마음으로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지는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그나마, 영화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그나마,라고 얘기하면 안되지만..)

영화의 가장 마지막 장면에 언니인 블랑쉬를 정신병원으로 보낸 동생 스텔라가

아기를 품에 안고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장면. 절대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아마도 이 장면은 희곡과는 다른 결말이라고 알고 있다)

가정 폭력을 비롯하여, 정신적인 문제, 트라우마, 계급, 섹슈얼 등 생각할 부분이 너무나 많았던 작품.

 

그 작품을 영국 영빅 버전으로 볼 수 있다니!

최근 수면의 질과 양이 엉망인 상태에서,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첫차를 타고 귀가까지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작품을 보려니.......하하하하.

 

사실 국립극장에서 하는 NT 라이브를 몇번이고 봐야겠다고는 생각해왔는데,

마음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았었다.

안그래도 볼 작품들이 많은데 굳이 라이브도 아니고 실황 영상을 봐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어찌되었던 간에 공연이라는 건 현장성과 라이브가 중요한 장르이니까.

여.하.튼.

처음으로 본 NT 라이브.

보면서 졸면서 보면서 졸면서 봐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약간 현대식으로 본다는 것도 좋았고,

여배우들에게는 블랑쉬라는 역할이 왜 워너비인지 알 것 같다.

연출적인 부분들은 참 좋았다는 느낌이지만,

영화처럼 디테일한 부분들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컨디션이 너무 안 좋고, 계속 잠에 휩싸여 있어서 인지도 모른다)

미치의 캐릭터도 영화보다는 별로였고,

블랑쉬의 트라우마 였던 음악 소리와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 지점도 뭐랄까

영화 만큼 임팩트가 강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희곡의 원래 마지막이 그렇지만 스텔라의 태도.

그냥 언니의 이름을 부르짖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

근데, 웃긴 건

영화를 보면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는데

이 실황 영상을 보면서는 왜이렇게 마지막 장면에 눈물이 나는 건지.

허망하게 의사의 팔을 잡고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전 항상 낯선 이들의 친절에 의지해 왔어요"라고 말하는 블랑쉬의 모습과

그런 언니를 보내버린 동생 스텔라의 울부짖음이...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그런 게 웃긴 것 같다.

영화에 비해서 나는 더욱더 이 작품을 공감하지 못했다.

블랑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스탠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스텔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눈에서 흐르던 눈물을

도대체 나는 뭐라고 해야 할까.

그런 작품.

그랬던 작품.

언제쯤 이 작품을 내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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