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눈물로 좋은 공연의 척도를 잴 수는 없지만...
적당히 웃었고, 참 많이 울었다.
와- 오랜만에 공연 보고 참 많이 운 듯.
진짜 슬퍼서 꺼이-꺼이 우는 눈물이 아니라, 먹먹함에 그냥 흐르는 눈물.
중반 이후 공연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서 한숨을 토해내듯 몇번이고 깊은 숨을 몰아쉬었다.

작품에 대한 정보를 가급적 찾아 보지 않고 공연을 보러 갔다. 홍보물이나 타인의 평가에 좌지우지 되고 싶지 않아서.
공상집단 뚱딴지의 작품이라는 것과 구도균이라는 배우가 나온다는 것 정도.

+ 극단까지는 잘 모르는데 공상집단 뚱딴지의 경우, 2016 창작 산실 때 <소나기 마차>라는 작품를 보게 되면서 이름을 익히게 되었다.

우선, 무대 마음에 듦. 입구부터 발(?)을 해놓은 점도. 발을 병풍 처럼 해놓고 그 뒤로 나무 몇 그루. 전구로 된 램프 몇 개. 바닥에는 멍석과 작은 나무 의자 하나. 단순한데 매력 있음.

처음에는 전쟁과 웃음(혹은 농담)이라는 두 가지 소재 때문에 <웃음의 대학>이 생각나기도 했으나 훨씬 더 시사하는 바, 의미하는 바가 크고... 복잡 미묘함.

10분 마다 총살 당하러 끌려 나가는 구조라서... 그 반복을 어떻게 해결하려나 싶었는데... 총 6명의 포로와 1명의 보초... 7명 중... 2번 째 포로 끌려나갈 때부터 내 웃음은 사라지고.... 3번 째 포로 이야기 때부터 이 먹먹함을 어찌할꼬.

전쟁이라는 특수한 배경 속에서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작품이었다. 그 포로수용소인지 감옥인지에서 있었던 .... 사건도 생각나고.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포로 수용소 학대 사건)
아- 좋은 작품이다.

배우들 모두 연기도 훌륭했다. 몇 명은 좀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하고 싶은데.... 참.....이런 부분에 조심스러워져서. 언급하고 싶은 두 배우에 관한 얘기는 접어두고, 김재건 배우에 대해서만. 연륜이 있는 배우 분들이 무대에 서는 모습이 참 좋다. 마지막 독백....... 참 좋았다.

아! 중간에 앞에 처형 당한 사람들이 나와서 판타지를 만드는 장면도. (앞부분에 처형 당하신 분들 다시 안 나오나 했는데 궁금증 해소 및 이~상~한 카타르시스까지) 개인적으로 취향이었던 장면이었다.

++
이 작품은 제38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 작품이다. 이번 서울연극제 작품은 좀 챙겨보고 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공연 보고 난 후 기사를 좀 찾아봤더니 KBS 영상실록에 등장한 영상의 한 장면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이 4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제주 4.3사건이 한창이던 때 여수의 14연대가 제주 진압명령을 거부한 뒤 모두 처형당하는 장면. 죽음 직전까지 담배를 피우며 천진난만한 농을 주고 받는 이 장면에서 창작이 시작됐다고 한다.

참 매력 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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