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에는 몇 번씩 반복되어 쓰여진 리뷰들이 있다.

3년 연속 본 <푸르른 날에>의 리뷰를 매번 썼었고, <키사라기 미키짱>은 영화와 연극 포함하여 3번 썼을 것이고.

그리고 이번이 3번째 쓰는 <내 심장을 쏴라>의 리뷰이다.

이전 2번은 모두 연극 <내 심장을 쏴라>에 대한 리뷰였다.

그 당시 한번 보고 가벼운 리뷰 하나와 진중한(?) 제출용 리뷰 하나를 작성했었다.

http://suadaura.tistory.com/304

http://suadaura.tistory.com/104

 

이 작품이 나한테 그랬다. 

한번 보고 두 번의 리뷰를 쓸 정도로 인상 깊고, 매력적인 작품.

책이 유명한 건 알고 있었지만 보지 못했었고, 연극으로 이 작품을 처음으로 만났다.

어찌나 재미있었던 지.

솔직히 시간이 꽤 오래 흘렀는데도 잊혀지지 않는 장면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영화화가 된다고 했을 때, 우려보다도 기대가 훨씬 많았다.

특히나 꽤 좋아하는 이민기라는 배우.

그리고, 그닥 관심은 없으나 그래도 세간의 주목을 받는 여진구라는 배우가 나오니 더 관심이 생길 수 밖에.

 

개봉을 하자 마자 보게 된 <내 심장을 쏴라>.

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일까.

아니면 연극을 너무 좋아했던 탓일까.

사실 생각보다는 별로 였다.

오프닝 때도 조금은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었고,

여진구의 목소리는 굉장히 매력적이면서도 사실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고.

 

연극에서는 미쳐서 갇힌 놈, 숨고 도망가는 병이 있는 이수명이 좀더 매력있게 느껴졌었는데...

영화에서는 완전 이민기(류승민 역)가 주인공이다.

연극에서는 승민과 수명 외에도 다른 환자들의 이야기가 꽤나 조화롭게 다뤄졌는데

영화에서는 많이 덜어져 있었다.

특히나 정신병원 커플. 이 커플의 이야기가 사라진 게 너무 아쉬웠다.

나는 연극에서 그 커플 스토리가 참 좋았는데.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적어지니까, 솔직히 춤을 추고 노는 장면이 인상 깊게 느껴지지 않았다.

연극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 중의 하나가 같이 춤을 추고 노는 장면이었는데,

영화에서는 너무 빨리 나온데다가 주변인들과의 깊이가 쌓이지 않으니 마음이 막- 뭉클해지는 게 없었다.

가장 아쉬운 지점.

수명의 내레이션도.

스토리가 탄탄한 작품인데 꼭 내레이션이 필요했나 싶기도 하고.

 

영화를 보면서 느낀다.

나란 사람이 그저 연극이낭 무대에 더 반응하는 사람이라고.

보트 신이라던지 패러글라이딩 장면은 연극에서 상상에 맡겼다.

하지만 그 광활한 자연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했다.

카타르시스.

아무것도 없는 빈 무대에서도 상상을 하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하지만 영화에서 실제로 다 보여줘버리니까...

오히려 감흥이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패러글라이딩 씬의 합성인듯 CG인 듯은 더 어색하게 느껴지기만 하고.

 

여하튼, '상상'이 중요함을 느낀다.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떤 여자들이 이야기 했다.

"'내 심장을 쏴라'가 자기 계발서를 옮겨 놓는 느낌이래"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것 같다.

연극에서 진짜 좋아했던 대사들이 영화 속에서 솔직히 조금은 오글거렸음.

그리고 같이 본 동행인은 원작을 책이나 연극으로 본 적이 없어서

꽤 괜찮다고 했다.

 

한번 추이를 지켜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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