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다.
사는 게 왜 이렇게 답답할까.
음악이 흘러 나오지도 않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이어폰을 귀에 꼽고...
7분 후에 오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좋은 공연을 봤고...
즐거운 자리에서 새로운 사람과 맥주를 마셨고.
그 이유만으로도 난 분명 행복해야 하는데...
눈물이 날 것처럼,
사는 게 답답하다.

뭘까.
이 기분은.
뭘까.
이 감정은.

모른 체해도 결국은 난 알고 있다.

당신 ,
당신의 그 태도.

그리고...
그리고...

너무 많은 생각의 조각들이 머리를 휘젓고 지나다닌다.
머리가 아프다.

눈물이 날 것 같다.
눈물이 날 것 같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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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셰익스피어라는 이름을 너무 위대하는 바라보는 것인가?
아니면 그저 국립극단의 작품을 무작정 신뢰하는 것인가.
아니다.
전에 보았던 국립극단의 <노래하는 샤일록>은 이토록 좋지는 않았다.
정의신을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손꼽아 왔지만 <노래하는 샤일록>에 있어서는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하지만 <템페스트>는 다르다.
좋았다.
정말, 좋았다.
함께 본 벗은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나는 좋았다.

우선 나는 <템페스트>라는 작품이 뭔지도 몰랐다.
셰익스피어의 4대 희곡, 비극은 알아도...(제대로 아는 거 맞나? 아... 잘 모르나보다. 기억이... 가물 가물.
셰익스피어 4대 비극 -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 / 5대 희극 - 베니스의 상인, 말괄량이 길들이기, 한 여름밤의 꿈, 뜻대로 하세요, 십이야)
여하튼, <템페스트>는 처음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왠지 있어보이는 제목 이름과 포스터에 떡하니 있는 오영수 배우의 포스 있는 사진.
(오영수 배우를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노년의 배우가 중심에 등장하는 공연에는 왠지 모르게 관심이 간다. 
언제부터 인지는 몰라도.)
그래서 상세페이지를 보니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이란다.
오달수 배우도 나온단다. 
국립극단 작품이란다. 
아하. 요것보라. 함 봐야지... 뭐 이렇게 된 건데.
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 

무엇이 가장 좋았냐고 묻는다면, 우선 고전을 어렵지 않게 연출한 것!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라고 하니...
왠지 어려울 것 같았는데...의상도 그렇고 연출도 그렇고 굉장히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배가 풍랑을 만난 장면은 세월호 때문에 조금 마음이 아팠다.
너무 끔찍한 현실 때문에 그 풍자에서 웃음을 보이기가 어려웠다)

내용은 생각보다 단순했고, 그 권선징악과 용서라는 구조도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걸 생각했을 때...
왠지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고 해야 하나.
코믹적인 부분들도 많이 있었고.

아! 쓰다보니 생각났는데.. 정령이나 마법을 코러스를 활용해 표현한 부분은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좋았다.
그냥 작업복 같은 걸 입고 있었지만... 그들의 몸짓, 노래, 그리고 악기 연주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는 정령이 정말 훌륭하다고 느껴졌다.
아- 나는 이런 부분들이 너무 좋다.
그리고 뜬금포처럼 터져 나오는 축하송들도 그렇고.

공연을 보고 나서 역시나 희곡이 읽고 싶어져서 한참을 찾아봤다.
대본을 구해놓기는 했으나...
아직 깊게 읽지는 못해서...
조만간 시간을 내서 한번 정독해야 겠다.

위에도 약간 언급했지만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노년의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너무 멋있다.
무대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아! 그리고 오달수 배우도 정말 멋지셨음.
웃음 포인트를 확실하게 담당.
자연스러운 연기 훌륭하심.
그리고 황정민 배우 역시. 우리의 정민 배우님도 큰 역할과 작은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무대에 서시는 모습이 너무 좋다.

좋은 배우들을 오랫동안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극류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역린은 좀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현빈의 화난 등 근육 때문은 '절대' 아니고.
(이번 역린을 통해 나는 현빈이 내 스타일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사실)
정재영이나 한지민, 조정석이나 조재현 등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
그리고 예고편도 꽤나 잘 만든 것 같았고.
개봉하면 봐야 겠다 생각하고 있다가...
개봉 후 들려오는 악평에 악평.
다들 어찌나 재미가 없다고 하시는지...
나 역시 보고 싶은 마음이 쏙- 들어가버렸다.
그냥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많이 포진해있으니 꼭 볼 필요는 없고 기회가 닿으면 보고, 아니면 말고 정도?

그러다 친한 벗이 역린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좋다고 하자
살짝 흥미가 생겼다.
또 그러다가 정재영 인터뷰를 읽었는데...
<역린>이 <다모>를 만든 이재규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
정재영도 평이 좋지 않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정말 장면 장면 공들여 만들었다고 하고.
여기서 강하게 이는 흥미.
어떤지 한번 봐볼까?

그런데...
역시나...

솔직히 정조 이야기는 너무 많이 소비되어서 더 이상 무엇이 나올까 싶은 것도 있는데...
역시나 사족으로 붙여놓은 이야기들이 너무나 마음에 안 든다.
정조 하나에 집중하기도 어려운 시점에 유괴당하고 유린 당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곁가지가 너무 많다보니까 정확하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뭔지도 모르겠고.

한지민은 참 좋아하는 여배우이긴 한데....
영화 속에서는 잘 모르겠다.
<조선명탐정>에서도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었는데... <역린>도 마찬가지ㅠㅠㅠㅠ
모범생은 모범생인데... 이 부족한 듯한 느낌은 뭐지.

참 좋은 배우들을 가지고...
그냥 너무 멋을 부린 건 아닌지.
그래서 배우 한명 한명도 오히려 돋보이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다 따로 노는 것 같고.
과하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였다. 
 





솔직히 사람들이 왜 위키드에 열광하는지 잘 모르겠다.
2009년이니까.... 몇년 전이지? 한 5년 전.
공연 업계 종사자 분께 해외에 나가서 꼭 봐야 하는 뮤지컬로 '위키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한국에 꼭 들여와서 공연을 올리고 싶은 작품이라고.
근데 한국에 오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거라고.
그래서 뭔가 위키드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뭔가 대단할 거라고, 뭔가 훌륭할 거라고...

여하튼.
그 분의 예상과는 달리 작년(맞나?) 처음 오리지널 공연이 한국에 들어왔고,
올해 라이선스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아... 올린 포스터는 지금 보니 오리지널 공연이네)
오리지널 공연의 경우,
정말 '드디어 내가 말로만 듣던 위키드를 보는구나'라는 생각으로 봤는데...
솔직히... 내 스타일이 아니다. 

뮤지컬보다는 연극을 훨씬 좋아하는 나의 성향은 
화려한 무대 기술에는 그닥 반응을 하지 않는다.
도로시를 비튼 내용까지는 좋았으나... 그냥 그닥... 그 판타지가 나를 자극하지는 못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선스로 하는 공연을 보고는 싶었는데...
한번 표를 날려버리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얼마전 김선영, 김보경, 이지훈의 캐스트로 관람 완료.

기대를 안 했지만....
아무리 기대를 안 했어도...
그래도....
너무 재미 없다.
나름 넘버들은 좋아했었는데... 
한국어 가사로 바꾸어 놓으니... 뭐랄까....
그 좋았던 느낌도 하나도 안 살고.
아아아- 아쉬워.
함께 동행한 친구의 경우
실제 브로드웨이에서도 한번 보고,
한국에 온 내한 공연도 한번 봤는데...
이번 라이선스를 보고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들었다. 

잘 모르겠다.
뮤지컬을 그냥 오락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는 걸.


 


오래간만이다.
이렇게 감정이 북받쳐오르는 일.
어쩜 안주 없이, 말동무 없이 혼자 비운 소주 반병때문일지도 모르고,
너무나 슬펐던 신의 선물 때문일지도 모르고.
모르고, 모르고.
하지만 나는 안다.
결국은 지쳐가고 있었던 거라고.
1년 반 전.
사람들이 걱정했다.
그러다 지쳐버릴까봐 걱정이라고.
콧방귀를 껴줬다.
비웃어줬다.

난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지치지 않아.

오만한 생각이었다.
아픔과 고통과 감정에 무감각하다는 건 어떤 것일까.
무통증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픔에 무디고, 괜찮다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큰 병에 더 잘 걸리는 것처럼

나는 위험하다.

드라마를 보다 울음이 목에 걸렸다.
오늘은 저녁 때부터 계속 울음이 목에 걸려있었으니 따지고 보면 그리 새롭거나 특별한 일도 아니었다.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어졌고... 엄마에게 외치고 싶었다.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고.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엄마에게 할 수 없는 말들을 메모장에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채 두 줄을 넘기지 못하고 울음이 터져나왔다.
눈물이 너무 흘러 적는 걸 이어나가지 못했다.
아기가 처음 세상에 태어나 울어대는 울음 같은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눈물 때문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숨이 꺽-꺽- 넘어갈 정도의 눈물이었다.

그런데 너무 웃긴 건.
그렇게 울고 있는 날, 또 다른 내가 위로 한다.
아니, 의심한다.

진짜 우는 거니?
멈출 수 없는 눈물이야?

심호흡을 한다.
내가 나에게 말을 건다.


괜찮아. 괜찮아.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
무너지지 않아.
잘 할 수 있어.
잘 살아갈 수 있어.
괜찮아.
괜찮아.

눈물이 점점 멈춘다.
몇 십년간 내가 나에게 건 주문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우울보다는 밝음으로 날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눈물 속에서 날 진정 시키는 나의 이성과... 한번도 좌절하거나 절망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 나의 부모님.

그렇게 진정이 되는 듯 싶다가... 그런 나의 이성이 싫어진다.
실컷 우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나의 이성이... 내가 눈물을 보이는 걸 극도로 싫어한.. 아버지. 그래서 혼나면서도 눈물을 감춰야 했던 내가 떠오르며

왜, 난 펑펑 울지도 못하는 거야.

라는 생각에 조금은 화가 났다.

울고 싶을 때 우는 것,
눈물을 참아내는 것.

과연, 어떤 게 더 나은 걸까.

뭐가 더 나은지 결국 알 수는 없겠지.
중요한 건...
내가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터트리고.. 또 눈물을 조절한다 해도...

결국, 지금의 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난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기본적인 성향이 우울한 사람이 아닌 것에 감사한다. 지금의 난 꽤나 위험하니까.
나의 감정을 컨트롤 하는 유도리 따위 찾아볼 수 없는 이 이성의 힘이 무섭다. 안에서 곪아갈까봐.

그래서 난, 행동하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손을 잡아봐야 겠다.
그 누구건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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