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부터 였을까.

창작 공연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원래는 연극을 좋아하는 성향이나, 뮤지컬 쪽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나는 연극이 더 좋기는 하다.(막귀인 영향도 있고)

하지만, 사람들이 더 미치는 게 뮤지컬이다 보니까.

도대체 무슨 매력? 마력이 있길래 뮤지컬이 더 큰 시장이 되는 것일까 궁금했고,

그러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창작 뮤지컬을 찾게 됐다.

게다가 이번 1월에 창작산실에서 시작한 '창작뮤지컬 신작 릴레이 공연'.

10개의 작품 중 8개를 클리어 했다.

그리고 나머지 2개도 볼 예정.

각각 한 개씩 리뷰를 남기고 싶은데, 그 때를 기다리다가는 영영- 리뷰 따위는 없을 것 같아서

짧게 나마 한곳에 몰아서 작성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8개 중에 쓰지 못한 2개는 나머지 2개와 함께!)

 

20150104 뮤지컬 <곤, 더 버스커>

 

이제는 가물 가물했지만, 그나마 기억을 끄집어 내서 이야기 하자면...

음악은 좋았던 것 같다.

김신의라는 배우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 스타>에서 보긴 했는데...

크게 기억에 남지 않았는데..

이 공연에서는 참 매력적이었던 듯.

하지만.... (블로그니까 솔직히 표현해도 될까? 예전에 블로그에 격한 리뷰를 한번 올리고 방명록에 온갖 멸시를 받은 경험 이후에 솔직함에 약간의 두려움이 생긴다) 뭐랄까.

그냥 몽니 콘서트를 보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랄까.

결국 문제는 스토리라는 것이다.

스토리가 허술하니까... 그 좋은 음악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이다.

배우는 캐릭터가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신이 되어서 연기를 할 뿐인 거고.

그리고 이후에 연강홀에 공연을 올린다고 하는데...

이게 그렇게 큰 규모의 공연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버스킹이라는 게 무엇인가.

그냥 길거리 공연이다.

그 길거리 공연을 소재로 하면서 극장 규모를 키워서 방송국 이야기를 무리하게 집어 넣으니까.... 매력이 덜 하다. 오히려 스토리를 함축적으로 집약시키고 소극장에서 긴밀하게 관객과 호흡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재미있는 코드들도 많기는 했으나 조금더 관객과의 거리가 가까웠으면 했던 작품이었다.

 

20150122 뮤지컬 <파리넬리>

 

나에게는 살리에르 증후군이 있다. 약간의 재능은 있으나 모차르트 같은 천재성이 없는. 그래서 항상 모차르트를 질투하는... 살리에르. 그래서 언제나 살리에르들의 이야기는 나를 슬프게 만든다. 가슴 아프게 만든다.

파리넬리를 보고 살리에르를 이야기하는 건,

첫째, 뮤지컬 <살리에르>를 만든 HJ컬쳐스(?)의 작품이라는 것.

둘째, 파리넬리의 인생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서브 스토리로 있었던 또 다른 살리에르 '리카르도'의 이야기 때문에.

(이야기라는 단어 엄청 많이 들어가는 구만.)

원래는 파리넬리 역으로 고유진 배우(이 사람은 배우라는 단어를 붙이는 게 익숙하지 않다)의 공연을 보려고 했는데, 주위의 극구 반대.

결국 루이스 초이의 공연을 보게 됐는데...

나는 이 사람이 그렇게 유명한 카운터테너인지 몰랐다.

결론만 말하자면....

첫째... 정말 한국 창작 뮤지컬의 성장을 엄청나게 느꼈다. <프랑켄슈타인>때도 그랬지만... 해외 라이선스 공연이라 해도 믿을 만큼의 퀄리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작비가 충분치 않아 무대도 좀 약하고(내 눈에는 나쁘지는 않았음. <모차르트>도 무대는 텅 빈 것 처럼 느껴졌었는데 뭐.) 의상은 <살리에르> 때 재탕이라고 하지만(<살리에르>도 봤지만 나는 그렇게 느끼지는 않았음. 개취로 의상은 참 좋았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컨텐츠가 될 만한 느낌이랄까. (여기서 사족을 달자면 <살리에르>는 그닥이었음)

둘째, 루이스 초이의 '울게하소서'는 정말 최고였음. 나는 클래식이라던지 성악을 잘 모르는데... 아... 파리넬리가 음악을 할때는... 정말 천상의 목소리ㅠㅠㅠㅠ 정말 멋있었다. 하.지.만!!!!!!!!!!! 이건 뮤지컬이잖아요. 솔직히 조금 혼란스러웠다. 뮤지컬 발성과 성악 발성이 다르다보니까... 뮤지컬처럼 질러줘야할 음악도 성악처럼 부르니까... 뭐랄까. 조금 답답했다. 이 두가지가 양립할 수는 없는 걸까... 아쉽고 고민이 됐다.

셋째, 아까도 언급했던 파리넬리의 형, 리카르도. 파리넬리의 그림자. 헨델을 넘어서지 못한... 리카르도. 주인공은 파리넬리인데... 난 왜 리카르도가 자꾸 눈에 밟히냐. 이준혁 배우가... 노래를 잘 하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정도까지 잘 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그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좀 약하게도 느껴졌지만... 폭발해줘야 할 때 폭발해주는 카리스마. 아... 참 좋더라.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좀더 리카르도를 살려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하핫!

5월인가에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올린다는데... 조금더 정돈된 모습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150124 뮤지컬 <주홍글씨>

 

'죽도록 달린다'라는 극단이 있단다. 그 극단에서는 <왕세자 실종 사건> <호야> 등등의 작품을 올렸었다. 보지는 못했는데... 호평은 익히 들었었다. 그 극단이 만든 <주홍글씨> 그리고,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

오픈한지 얼마 안 되서 매진, 매진, 매진. 이 작품이 이렇게 빨리 매진이 될지는 몰랐다. 못 보는 줄 알았다가, 한 두자리 난 걸 보고 급 예매. 공연을 보러 갔다.

그 전에 기사에서도 무지하게 많은 배우들이 나온다고 하고, 본 사람들이 객석에서 막 연기한다는 얘기도 하고... 기대가 많이 됐다.

기억을 되짚어 보면...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무슨 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배우들이 매력적이게 느껴지지 않았다. 프로필을 찾아보니 꽤나 큰 작품들을 많이 한 배우들이었는데... 왜 이렇게 부족하게만 느껴졌는지...

그럼에도불구하고 박은석 배우는 꽤 괜찮았음. 누군가가 박은석 배우의 <드라큘라>를 보고 괜찮다고 했었는데... 앞으로 그가 나오는 작품은 그를 믿고 한번 보고 싶은 정도다.

주홍글씨의 원안이야 워낙 유명하니까... 이야기는 탄탄했던 것 같고... 그리고 객석에서 배우들이 돌을 던지거나 하는 연출도 꽤 좋았고... 음악은... 음악은... 떼창들은 나쁘지 않았다. 여배우한테는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 인데... 정말 노래 잘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가 한다면 한번 보고 싶다. 이 작품은 여 배우가 매력적이어야 함.

 

20150128 뮤지컬 <가야십이지곡>

 

하아-. 이 작품을 생각하면 한숨부터 난다. 아무리 공연이 개취고 호불호의 문제라지만. 나는 솔직히 고백하건데... 20분만에 나오고 싶었다. (훗날 들어보니, 이 작품을 괜찮다고 말하는 관계자가 많았다.) 학생 공연 같았다.

산으로 가는 스토리도, 이해할 수 없는 연출도. 하필이면 고장나서 공사장 드릴 소리를 내고 있는 무빙도, 그리고 어느 한 분의 용납할 수 없는 연기도. (훗날 충격을 받은데... 용납할 수없는 연기를 펼치신 분이... 내가 모 학교 공연을 봤을 때 꽤나 인상 깊게 본 분이었다)

모든 게 힘들었던 공연이었다.

그나마, 몇 개의 넘버가 좋아서.... 그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게 아닌가 싶다.

근데 그래도...전체적인 완성도가... 떨어지게 느껴지잖아.

아!!! 그래도 2.... 최재림 배우... 노래 참 잘하시더라... 그리고 니문 역을 맡은 고은성이라는 배우.

하.... 이 배우가 있어서... 그래도 나 숨쉬고 이 공연을 봤던 거 같다. 연기는 약간...미흡하긴 하나마.. 비주얼이 참 마음에 들었다.  비주얼 갑갑갑!

귀여웠다. 우륵과 니문이...소율의 관계에 더 집중했으면 좋았을 텐데... 왜왜왜왜! 사다함의 이야기는 그런 식으로 꿰어넣어서.....답답하다. 답답해.

소재도 좋았고, 음악도 좋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을 몸소 느끼게 해준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20150203 뮤지컬 <런웨이비트>

 

하아-. 답답한 작품 두 번째. 이 작품은 지인의 초대로 보게 되었는데... 지인이... 보러 오지 말라고 했다. 그 때문이었을까. 이 작품에 대한 믿음 내지는 신뢰가 떨어진 게.

아니다. 그 뿐만은 아니었다. 남자 주인공. 그 주인공을 <정글 라이프>에서 봤는데... 비주얼은 너무나 훌륭했지만... 아직 주인공 까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런웨이비트>의 주인공이란다. 흠흠흠흠흠.

지인은 웬만하면 보러 오지 말라고 하지... 만족스럽지 않은 배우가 주인공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창작뮤지컬 신작 릴레이는 빼먹지 말고 다 보자라는 마음으로 갔는데.... 흠흠흠흠흠.

재기발랄하고 위트있고, 톡톡 튀는 느낌은 있었으나... 뭔가 충족이 안된다.

지인의 표현으로는 고퀄 병맛... 병맛 맞다. 그리고 나는 병맛을 좋아한다. 근데.... 안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처음에는 한 배우만 너무 노래를 불러대서... 이게 모노 극인지 뭐인지.

안무랑 떼창은 좋았음. 역시 사람이 맣이 나오니까.. 멋있긴 하더라.

하지만.... 커튼콜 때 마지막 대사는.... 하악. 하학.

그건 아니지 않나. 손발이 오글오글.

아마도 <하이스쿨 뮤지컬> 같은 걸 지향 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흠흠흠흠흠흠. 그닥 큰 감흥은 없었다.

 

20150204 뮤지컬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감정적으로는 가장 날 많이 움직였던 작품. 위에도 언급했던 나의 살리에르 증후군을 사정없이 후벼팠던 작품. 전반부까지는 미친듯이 웃고, 후반부는 미친듯이 울었던 이 작품.

이 작품을 보고 왔던 후배가 꽤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볼 수 있는 시간이 도저히 나지를 않았다. 공연을 볼 수 있는 유일한 하루. 이미 저녁 공연은 <달빛 요정과 소녀>를 예매해놓은 상황이었고, 낮공연으로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라는 작품을 봐야했는데... 일정 때문에 예매를 할 수가 없었다.

회의에 회의. 그렇게 못 보고 넘어가나 했는데 3시 55분에 끝난 회의. 극장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고민을 한다가 정말 5분 동안 미친 듯이 뛰어서 세이브. 그렇게 이 작품을 보기 시작했다.

나는 야구를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이승엽도 관심이 없고, 김건덕 선수는 아예 알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좋더라. 일단 오프닝 신나 주시고.

넘버들을 사실... 클리셰가 가득하긴 한데... 나쁘지는 않았고. (좀 뜬금없다 생각되어 지는 넘버도 있었지만...) 일단은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노예섬 부분이 부담스럽다고 했지만... 나는 그 노예섬 부분이 참 슬프더라.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 그 소외된 사람들의 외침. 그 외침이 절절하게 가슴이 팠다. 그 소외 때문에 또 상처입게 된 김건덕 선수. 이 부분이 실화인지 아닌지 참 궁금했는데... (김건덕 선수의 아버지가 참 나쁜 사람으로 나온다.) 그건 작가 겸 연출의 자전적인 이야기였다고 한다.

여하튼... 그건 극적으로 만들어진 부분이라고 넘어간다 치고... 일단 '살리에르'.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은 날 수 없다는... 이승엽 선수의 노래가 (김건덕을 부활 시키려는 의도였지만) 가슴이 아파서... 미칠 것만 같았다. 참... 노래 어렵게 만드셨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겟세마네' 듣는 듯.ㅋㅋㅋ 안무도 세트도 참 마음에 들었다. 다만 결론. 결론이 너무 급작스러운 해피엔딩이었다. 그런 아버지를 용서하는 게... 그렇게 쉬울 수가 없다. (이 작품을 너무 싫다고 말했던 사람도 '신파'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 잘 될 거라'는 마지막 노래가 조금은 허망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좋은 작품이었다. 정말 많이 눈물 흘렸던. 내 감정을 건들인. 그런 작품.

 

 

 

 

 

일단은 포스터와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52blue... 52blue...

나오는 배우들도 마음에 들었다.

안유진, 최재웅, 박정표, 김대종, 정인지 배우.

게다가 줄거리도 마음에 들었다.

 

SYNOPSIS

 

사랑으로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어떤 말도, 아무런 인사도 없이 숨어버린 남자.

그로 인해 큰 상처를 받은 여자는 미루의 극진한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무덤 같은 날들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고래와 함께 나타난 의문의 남자. 고래씨.

여자는 고래 씨와 함께 이상한 여정을 시작하는데...

 

"어쩌면, 내가 기억하는 게 다가 아닐지도 몰라..."

 

여정의 끝에 다다를수록 여자는 어쩐지 불안해지고,

의문의 고래 씨 마저 모습을 감춘다.

나쁜 기억 대신 더 나쁜 기억으로 삶을 멈춘 한 여자가 걷는 치유의 여정.

 

고래 씨가 어떻게 뮤지컬 속에 등장할 수 있다는 말인가.

요즘, 공연이, 그것도 창작 뮤지컬이 많이 보고 싶다.

도대체 어떤 작품들이 올라오고,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나도 그 선상에 서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게 끌어오르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Try-out 공연인 이 작품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작은 작품이 왜 그리 빨리 매진인 건지.

겨우 겨우 어렵게 힘들게 얼굴에 철판 깔고 티켓을 구해서 공연을 보러 갔다.

연우 무대 대표님도 공연을 보러 오셨다.

다들 이렇게 작품을 보고, 발굴해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하튼!

스토리는 솔직히 진부했지만...(그냥, 사랑과 영혼의 한국판 같다... 이 한마디로 다 정리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반전도 없고.

절절하게 가슴 아픈 스토리지만,

그래서 눈물을 훔치는 꽤 많은 여성 관객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눈물이 나오지는 않았다.

여하튼 2!

Try-out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연출이 참 좋더라.

음악은 첫 곡은 참 좋았는데... 뭐랄까.... 뭐랄까.

임팩트가 크지는 않았던 거 같다.

라이브는 역시 좋아!

 

일반 관객들은 꽤 좋아했던 것 같은데..

내 양 옆으로 업계 관계자인듯한 사람들이었는데...

공연 내내 하품해대고.... 정말 매너는 업계 관계자가 더 안 좋은 듯ㅠ

 

최고로 좋았던 것은 영상.

처음부터 가장 궁금했던 게 '고래'였는데... 

삼면을 프로젝터로 영상을 쏘는데... 거기서 나타난 고래.

와우! 진짜 죽음이었다.

정말 좋았다.

 

깊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던 공연이었다.

 

P.s 안유진 배우 참 매력적이더라. 최재웅 배우. 2004년인가 2005년에 한때 좋아했었는데...

      박정표 배우 멋있다. 대본이 정표 배우가 맡은 캐릭터를 조금만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면 좋았을 텐데.  

      김대종 배우 역시 잘 하신다. 코믹 쪽이 강한 배우인줄 알았는데 중후한 역할이 훨씬 잘 어울리시는 것 같다.

      정인지 배우 잘 몰랐는데, 참 잘하신다.   

 

P.s 2. 김민정 연출 : 파리넬리, 살짜기 옵서예, 헤드윅, 스프링 어웨이크닝,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씨왓아이워너씨

 

 

 

 

 

이 블로그에는 몇 번씩 반복되어 쓰여진 리뷰들이 있다.

3년 연속 본 <푸르른 날에>의 리뷰를 매번 썼었고, <키사라기 미키짱>은 영화와 연극 포함하여 3번 썼을 것이고.

그리고 이번이 3번째 쓰는 <내 심장을 쏴라>의 리뷰이다.

이전 2번은 모두 연극 <내 심장을 쏴라>에 대한 리뷰였다.

그 당시 한번 보고 가벼운 리뷰 하나와 진중한(?) 제출용 리뷰 하나를 작성했었다.

http://suadaura.tistory.com/304

http://suadaura.tistory.com/104

 

이 작품이 나한테 그랬다. 

한번 보고 두 번의 리뷰를 쓸 정도로 인상 깊고, 매력적인 작품.

책이 유명한 건 알고 있었지만 보지 못했었고, 연극으로 이 작품을 처음으로 만났다.

어찌나 재미있었던 지.

솔직히 시간이 꽤 오래 흘렀는데도 잊혀지지 않는 장면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영화화가 된다고 했을 때, 우려보다도 기대가 훨씬 많았다.

특히나 꽤 좋아하는 이민기라는 배우.

그리고, 그닥 관심은 없으나 그래도 세간의 주목을 받는 여진구라는 배우가 나오니 더 관심이 생길 수 밖에.

 

개봉을 하자 마자 보게 된 <내 심장을 쏴라>.

너무 기대를 많이 한 탓일까.

아니면 연극을 너무 좋아했던 탓일까.

사실 생각보다는 별로 였다.

오프닝 때도 조금은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었고,

여진구의 목소리는 굉장히 매력적이면서도 사실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고.

 

연극에서는 미쳐서 갇힌 놈, 숨고 도망가는 병이 있는 이수명이 좀더 매력있게 느껴졌었는데...

영화에서는 완전 이민기(류승민 역)가 주인공이다.

연극에서는 승민과 수명 외에도 다른 환자들의 이야기가 꽤나 조화롭게 다뤄졌는데

영화에서는 많이 덜어져 있었다.

특히나 정신병원 커플. 이 커플의 이야기가 사라진 게 너무 아쉬웠다.

나는 연극에서 그 커플 스토리가 참 좋았는데.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적어지니까, 솔직히 춤을 추고 노는 장면이 인상 깊게 느껴지지 않았다.

연극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 중의 하나가 같이 춤을 추고 노는 장면이었는데,

영화에서는 너무 빨리 나온데다가 주변인들과의 깊이가 쌓이지 않으니 마음이 막- 뭉클해지는 게 없었다.

가장 아쉬운 지점.

수명의 내레이션도.

스토리가 탄탄한 작품인데 꼭 내레이션이 필요했나 싶기도 하고.

 

영화를 보면서 느낀다.

나란 사람이 그저 연극이낭 무대에 더 반응하는 사람이라고.

보트 신이라던지 패러글라이딩 장면은 연극에서 상상에 맡겼다.

하지만 그 광활한 자연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했다.

카타르시스.

아무것도 없는 빈 무대에서도 상상을 하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하지만 영화에서 실제로 다 보여줘버리니까...

오히려 감흥이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패러글라이딩 씬의 합성인듯 CG인 듯은 더 어색하게 느껴지기만 하고.

 

여하튼, '상상'이 중요함을 느낀다.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떤 여자들이 이야기 했다.

"'내 심장을 쏴라'가 자기 계발서를 옮겨 놓는 느낌이래"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것 같다.

연극에서 진짜 좋아했던 대사들이 영화 속에서 솔직히 조금은 오글거렸음.

그리고 같이 본 동행인은 원작을 책이나 연극으로 본 적이 없어서

꽤 괜찮다고 했다.

 

한번 추이를 지켜봐야 겠다.

 

 

 

 

 

 

 

 

 

제목을 보면 굉장히 비판이 강할 듯 싶지만, 사실 그렇게 불만족스러운 공연은 아니었다.

워낙에 소란극, 시추에이션 코미디를 좋아하는 성향도 강하고

무엇보다 배우들 연기가 진짜 죽였다.

남문철 배우님. 잘 하시는 건 알았지만 진짜 최고.

발음 조금 안 들리는 건 진짜 전혀 문제가 안 될 정도로 최고 최고 최고!

서범석 배우님. 웃음이 많긴 하셨지만 베테랑은 베레랑. 엄지 척!

긍정적인 느낌이었던 김늘메 배우도 자기 역할을 충실히!

처음보는 지일주 배우도 생각보다 훌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사라기 미키짱>을 너무 너무 너무 좋아했던.

그래서 연극은 3번을 보고, 영화는 수십번을 봤던 나에게는 자기 복제의 느낌이 조금은 강하게 들었다.

비슷 비슷 비슷.

어쩔 수 없이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고사와 료타 작가의 신작이니까.

<키사라기 미키짱>에는 어쨌든 감동이라는 게 있었는데,

솔직히 이 작품은 스릴러? 추리극의 성격이 더 더 강해서 그런지 도대체 어떻게 감동을 도출해낼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물론 또 다시 그.럼.에.도.불.구.하.고.

이 연극 역시 따뜻한 분위기로 갔지만.

 

문제는 결론이었다.

공연이나 영화를 보다 보면 중간 중간 내가 그 다음의 스토리를 상상하곤 한다.

(내 상상과 다를 땐 좌절하거나 절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내 상상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는 했었다.)

하지만 이 공연은.... 내 상상이 좀더 낫다?라는 (자만심이지만) 생각이 들 정도로

마지막이 아쉬웠다.

이 정도에서 정리했으면 좋았겠다 생각한 씬이 있었는데... 너무 황당한 결말을 내고,

그리고 그 황당한 결말에 또 다시 스릴러를 입혔다.

결국은 열.린.결.말.

 

중반부까지는 전개가 키사라기랑 너무 유사했고, 마지막은 다르게 하기 위해 무리수를 던진 느낌.

솔직히 비슷하다고 해도, 중간까지는 배우를 달리해서 이 작품을 한 번 더 보고 싶었었다.

일단 아까도 말했듯이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며,

배우들이 연기를 참 잘해서 정말 재미있었다.

웃음 포인트도 많았고.

하지만 지금은 결말 때문에 다시 보는 것을 조금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랄까.

 

하지만 일반적으로 재미가 있냐 없냐를 따진다면, 재미 있음.

이 정도로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함께 호흡하고, 함께 웃으며,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많지는 않을 테니까.

그리고 자신이 없지만 이런 소란극을 잘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무리 어쩌구 저쩌구 늘어놓아도 결국 그것이 나의 희망 사항이다.

 

 

 

 

 

 

사실 그렇게 히트를 치지는 못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티켓 파워가 그리 크지 않은 배우들을 보면서,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어차피 엔터테인먼트 산업인 이상

어떻게 객석을 채우려는 건지, 라는 궁금함도 있었다.

예상처럼 티켓은 잘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러브레터>를 좋아했던 나로서는, 공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꽤나 큰 호기심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다른 공연 매니아도 그럴 것이라 예측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부진한 티켓 판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왜 이 작품의 티켓이 잘 안나가는 거 같아?"

"검증 되지 않았으니까요."

그게 우리 나라 창작 뮤지컬의 한계이다.

일본 영화를 원작으로 했지만 한국 창작 뮤지컬이긴 하니까.

주변에서 그리 좋지 못한 평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기대치를 낮추고 이 공연을 보러 갔다.

 

하.지.만.

결론을 얘기하자면, 나의 감수성이랑은 맞았다.

일단 무대가 참 예쁘더라.

일본 특유의 감수성을 참 잘 살려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면 하나 하나와 분위기가 참 좋았다.

예뻤다.

 

하.지.만 2

안무는 별로.

그리고, <러브레터>라는 영화를 안 본 관객이라면 따라가기가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 방이 없다.

임팩트는 조금 부족한 느낌.

노래도 드라마도. (그래도 좋은 노래가 많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막 2/3 지점부터 엄청 울기 시작함.

 

사실, <러브레터>라는 영화를 처음 봤던 중 3.

그때는 이 영화의 감수성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얼마전 이 영화가 너무 보고 싶어서, 다시 집중해서 봤는데...

역시나 16살에 보는 것과 31살에 보는 건 너무나 달랐다.

정말 좋았다.

가슴이 많이 아팠고, 장면 하나 하나가 절절히 이해가 갔다.

 

그래서 였을까.

마지막에 그냥 그들 모두에게 감정 이입을 해버리고 말았다.

후배의 연인인 와타나베 히로코를 사랑한, 그러면서 조난당한 후배를 두고 산을 내려와야만 했던 아키바도,

죽은 후지이 이츠키를 잊지 못하면서도, 자신이 그가 사랑했던 첫사랑의 그림자뿐이라는 생각에 괴로워했던 히로코도,

사랑인 줄 몰랐던 첫사랑의 열병에 쓰러져버린 여자 후지이 이츠키도,

그리고 이츠키를 사랑했으면서 말 한마디 하지 못한, 결혼 반지를 사놓고도 히로코에게 프러포즈를 하지 못한 남자 후지이 이츠키도 다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그 와중에 자식을 잃고, 손녀까지 잃고 싶지 않아 눈이 오는 거리를 40분 만에, 38분만에 달려간 할아버지도.

모두 다 가슴이 아팠다.

 

나한테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 드라마와 비슷한 가보다.

한 사람만 바라봐서 목이 아프고,

사랑이었어도 사랑인지를 모르는 그런 사랑.

 

조금씩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한테는

내 감성을 어루만지는 작품이었다.

원작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별로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는 반대로 원작이 너무 좋다보니까 무대 위에서의 장면 하나하나에 더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역시나, 하나가 너무 좋으면 모든 것이 다 좋아버리는 성격이다.

이번에 흥행에 실패한 듯 싶어(내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좀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대로 묻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작품이다.

조금 더 다듬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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