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사진전.
주로 남아도는 시간에는 공연을 보거나 영화를 즐기는데... 가끔은 전시회나 사진전이 땡길 때가 있다.
미술전도 좋지만... 사진 전시가 좀 더 좋다.

그리고 보도사진이나 다큐멘터리 사진에 좀 더 관심이 있는 것 같고.
퓰리처상 사진전은 2010년에도 한번 봤었던 거 같은데... 사실 기억력에 한계가 있는 관계로 가물 가물ㅠ

나중에 찾아보니... 역시나 2010년에 보기는 했었다.

이런 망할 놈의 기억력.

 
예술의전당.

이사를 한 후로 예술의 전당은 너무 멀다ㅠ

전날 산책의 여파로 다리도 좀 아프고... 감기 기운이 오는 건지... 목구멍도 아프고.
컨디션이 최악인지라 1시간 반을 걸려서 예당을 갈 자신이 없었는데... 또 지금이 아니면 또 못 갈꺼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꾸역꾸역 몸을 일으켜 출발을 하기는 했으나... 진짜 몇 번을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휩싸였는지.
그렇게 전쟁 같이 예당 도착.

그랬더니 매표줄도 어찌나 길던지.

주말이라 어느정도 예상하기는 했으나...

해외 유명 미술관도 아니고. 살짝 놀랐다.

우리 나라 문화예술 수준이 올라갔다는 생각도 들고...

나처럼 지적허영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많은가 하는 생각도 들고. (왜 이렇게 부정적일까ㅠ)

 

여하튼 많은 사람만큼이나 작품도 많았다.

새록 새록 기억이 나는 작품들도 있고,

또 분명 봤을 테지만 처음 보는 것 같은 작품도 있고,

또 실제로 처음보는 작품도 있고.

 

때로는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고,

때로는 참혹함에 가슴이 암담해지고도 했고,

때로는 유쾌함에 웃음이 지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영상 자료들이 많았는데...

어차피 홀홀단신으로 전시장을 찾았기에...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모든 영상 자료를 다 살펴보았다.

관람일로부터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생각해보니까... 스포츠 사진을 찍던 사진 기자들이 생각이 많이 남는다.

사건 사고 등의 보도를 다루는 기자들이 아니어서 그런지

사람 자체도 유쾌하다고 느껴졌달까.

 

사실... 퓰리처 상이라고 하면...

나는 케빈 카터의 사진이 먼저 떠오르곤 한다.

 

 

 

굶주린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독수리.

그리고 그의 죽음.

그때는 그저 세상이 말하던 그를 기억하고 그의 고뇌와 갈등에 좀더 집중했었는데...

이번에는 영상을 통해 조금더 알지 못하던 그를 만나게 된 것 같다.

(이후 그의 이야기들을 조금 더 검색해보기도 했다. 인상 깊은 기사 링크를 하나 첨부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35&oid=028&aid=0000223135)

 

여하튼-

지금까지 나에게 보도 사진이란 케빈 카터의 일생처럼...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두번째 퓰리처상 사진전을 보면서는

꼭 보도사진이 슬프고,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럽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 것 같다.

(물론... 사건 사고가 더 많기는 하지만.)

 

난 예술이 삶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게 좋다.

(이러면서 추상적인 것도 엄청 좋아한다)

그래서 삶이 기록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아마, 난 다음 번에 퓰리처상 사진전이 온다면...

또 보러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금붕어처럼 자꾸만 잊는 내가...

세상을 잊지 않기 위해.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삶을 잊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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