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를 잘 보지 않았다. 생활의 흐름을 잃은 탓도 있고, 해야할 일이 많은 탓도 있었다.
간만에 몸도 움직일 겸 친구와 부암동 백사실 계곡을 찾았다.
그러고 나니 씨네큐브나 스폰지하우스에 가서 영화를 보고 싶어졌다.
나에게 당첨된 영화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얼마전 이미지 자료들을 좀 찾다가 눈에 띈 영화였다.
시간에 딱 맞춰 갔는데 이게 웬걸. 매진ㅠ
두번째다. 씨네큐브에 특정 영화를 보러갔다가 이렇게 매진 사례를 맞이 한 거.
집에 그냥 가기는 너무 억울한데... 아직 비긴 어게인이 매표중인 것!
시간도 확인하지 못하구 그냥 사들고 돌진했는데... 이미 영화 앞부분 10분 정도가 지난 상황이었다.
영화 앞부분 놓치는 거 너무 너무 너무 싫어하는데...ㅠㅠ
우선 들어왔으니 몸과 마음을 담아 집중!!!

어렴풋한 기억에 원스의 제작진이 만든 음악 영화라고 했던 거 같은데...
그래서였는지 자꾸만 내가 원스를 기대하고 있는 거 같았다. 원스의 투박함.
음악을 잘 모르는 내가... 원스를 왜 그토록 좋아했을까.
생각해보면 노래도 노래였지만 난 그 투박함이 좋았던 거 같다.
그리고 감정의 모호함. 명확한 건 왠지 매력이 없어.
그래서였는지... 비긴어게인은 조금 세련된 느낌이랄까. 설렘은 조금 덜 했던 듯. 음악도... 세련됐어.
길거리 버스킹을 생각했는데... 너무 퍼펙트 하잖아!!!!
그리고... 실연 당한 여 주인공인 전 남친 폰에 남기는 노래.
우리 나라에서 망했지만 플랜맨처럼... 좀 재기발랄 통통 튀는!! 유쾌한 노래를 기대했는데... 넘 아름다웠다고.
그런 노래를 남겼는데 어떤 남자가 안 돌아올 수 있겠어.
전체적으로 큰 임팩트나 울림은 없었지만...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역시 음악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제 맛이란 생각을 하며 신나게 몸을 들썩였다.


원래도 이어폰 한 쪽씩 나눠끼고 버스 뒷자리에 앉아 어딘가를 가는 게 로망이었는데...
영화를 본 후 위시리스트가 하나 더 추가됐다.
나도 케이블 사서... 하나의 음악을 함께 들으며 말 없이 도시를 누비기... 중간 중간 춤도 추면서.

역시 영화는 날 꿈꾸게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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