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매력적인 남자를 어떻게 하면 좋지?

사실... <북촌방향> 이후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이토록 눈 빠지고,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멋 모르고 홍상수 감독을 찬양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나름의 취향이 생긴 후로... 홍상수 감독을 좋아하는 사람은 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내가... 그랬던 내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꼭" 봐야해!!! 라고 말하고 있다니.

 

역시, 배우의 힘.

하하하.

 

카세 료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게다가 모 한국 여배우와 영화를 찍으며 스캔들까지 났으니...

(그건 조금 슬픈 일이다. 팬심이라기 보다는... 나는 변치 않는 사랑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다.

공개된 여자 친구가 있는 카세 료가 한국 여배우와 스캔들이 난 게 탐탁치는 않았다.

하지만 뭐- 그를 배우로 좋아하니까)

스캔들이 터졌을 때만해도 곧 개봉하겠지 싶었는데...

내 예상보다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나 개봉을 했다.

게다가 여 주인공도... 스캔들이 난 그 여배우가 아니다.

내가 꽤나 긍정적으로 보는 문소리.

오호라.

 

최근 홍상수 영화에 푹- 빠진 친구와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한국 감독에 한국 배우들과 함께 찍은 영화라...

대사가 없겠구나...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영어 대사가 좌르르륵.

생각보다 대사가 많아서 좋았고.(그런데 떠올려 보면 원래도 홍상수 영화는 말이 많았다. 장광설?? 처럼)

그의 목소리가 좋았고.

아하하.

 

무엇보다... 스토리가 재미있었다.

<하하하> 이후로 가장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존경하는? 사랑하는 한 여인을 찾아서 일본에서 한국으로 온 남자.

그냥 그의 로드 무비 같은

평범한 거 같은 영화가... 편지라는 편집 구성을 만나서 조금은 특별하게 느껴졌고.

 

그냥 문소리와의 관계도 여행지에서 있을 수 있는...

그런 일로 치부되면서,

그가 죽일 놈(?) 처럼 느껴지지도 않았고.

 

떨어트려버린 편지 때문에 우리는 알 수 없었던 장면도

꽤나 신선한 발상이 아니었나 싶고.

 

전반적으로 <북촌 방향>에서 느꼈던 당혹감 보다는 즐거움이 컸던 영화였다.

그리고 다시 한번 카세료 홀릭을 하게 만들어준 계기도 됐고.

카세료가 나는 왜 그렇게 좋았을까.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나의 옛 기억들을 더듬어 가보니...

그를 처음으로 '좋다'라고 말 했던 게 2010년이었다.

뭐- 맹목적으로 그를 좋아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 오랜 역사가 쌓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냥... 이건 사랑 이야기라고.

한 남자의 지고지순(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그렇게 순수남은 아니었지만)한 사랑이야기라고.

나도 그런 남자를 만나, 그런 사랑을 받아보고 싶다고.

설령 그런 남자를 만나, 그런 사랑을 받지는 못해도...

문소리 역이 느낀... 그런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고.

 

카세 료가 문소리에게 해주었던 이야기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얼마전 친구가 카세료가 밟았던 그 흔적을 따라...

'자유의 언덕'이라는 카페에 다녀왔다고 한다.

나도.....

가보고 싶다.

 

흥미가 떨어졌던 홍상수라는 감독에 대해 다시 한번 흥미가 생겼고,

조금은 잊고 살았던 카세 료가 다시 한번 좋았졌다.

 

꽤, 괜찮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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