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일 : 2014년 01월 1일 6시 30분
공연장 :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
캐스트 : 양소민, 진선규, 김지휘,  황성현, 홍우진, 한세라




연극 <모범생들>, 뮤지컬 <브루클린> 등을 연출한 김태형 연출의 작품.
아마도 가장 먼저 관심이 간 이유일 것이다.
사실 연극이나 뮤지컬 연출가의 이름까지는 잘 몰랐었는데..
점점 관심의 깊이가 깊어지나 보다.
뭐, 이제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 일이지만.

김태형 연출의 신작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다가 공연 내용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꽤 흥미로웠다.
추리 소설 마니아라면 알만한,
아니, 꼭 추리 소설 마니아가 아니라도 한번쯤을 들어봤을 아가사 크리스티에 대한 이야기.

이 뮤지컬은 미스터리한 실제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일단, 정말 사건 자체가 흥미롭다.
이 작품은 그 사건에 상상을 더해 만들어졌다. 
한번은 꼭 봐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와서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한 채 공연을 보러 가게 되었다.

이해랑 예술극장은 예전에 <레드>를 볼 때, 한번밖에 안 와봤는데,
공연이 좋았어서 그런지 느낌이 꽤 괜찮다.
이상하게 <아가사>도  괜찮을 공연이지 않을까 하는 느낌.

우선 무대는 예뻤다.
(글 쓰는 걸 잊어버린 사람마냥... 이상한게 활자를 이어가는 게 힘들다ㅠㅠㅠㅠㅠㅠ
정말 생각나는대로 끄적일 것이다)
무대 뒤로 자막들이 왔다 갔다 하는데... 좀 지저분했음.
너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으며, 작품에서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자막으로 선수를 친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 외에 영상들은 꽤나 적절하고 흥미로웠다. 

레이몬드 역할의 배우는 노래의 임팩트가 너무나 약해서 매력이 없었다.
양소민 배우는 무대에서 처음 만났는데... 연기도 참 잘 하시는 것 같고, 노래도 확실히 좋으셨다.
양소민 배우의 아가사를 보니, 배혜선 배우가 많이 궁금해졌다.
넘버의 느낌이 배혜선 배우에게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랄까.
홍우진 배우. 처음에는 홍우진 배우인지 몰랐는데... 알아보고 나서 무자게 반가웠다. 
그냥 얼마전에 본 <필로우맨>의 느낌이 아직도 남아 있나 보다.
그 때도 연기 참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잘 하시긴 잘 하셨다.
자칫 어두울 수 있는 극의 분위기에 웃음을 주는 감초 같은 역할을 어찌나 깨알같이 보여주시던지.
아가사를 괴롭히는 출판사 편집장의 역할도, 기자의 역할도 너무나 잘 어울렸다.
어쩜 홍우진 배우 역시 믿고 보는 배우가 될지 모르겠다.
그리고 진선규 배우.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본 적이 없는 듯한 배우.
아! <점점>이라는 뮤지컬에서 봤었는데... 사람들이 그 때 당시 진선규 배우를 <김종욱 찾기> 역대 최고의 멀티맨이라고 했던 기억이....^^;;;
캐스트 중 유일하게 진선규 배우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봤는데도, 로이 역할 배우가 나왔을 때 진선규 배우와 매치를 시키지 못했다. 그냥 로이 역할을 하는 배우가 너무 잘해서...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가... 문득 "아! 저 사람이 진선규구나"하는 깨달음을.
연기 정말 잘 하시더라.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자연스러움이었다. 윤활류 같은 느낌(?) ㅎㅎㅎㅎ 
한세라 배우도 <빨래>와는 다른 색다른 모습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구.

오프닝과 마지막 부분은 조금 지루했고,
중간은 꽤나 흥미로웠다.
나는 왜 이게 창작이 아니라 라이선스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공연의 분위기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소재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공연을 보는 중간에서야 창작 뮤지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흠흠흠흠흠흠흠흠흠.
뭐라고 표현을 하기가 어렵다. 
분명 재미있냐, 재미 없냐 라고 이분법적으로 묻는다면 재미가 있었다는 게 맞는데...
뭔가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든다. 
인터미션 없이 러닝타임이 너무 긴 것도 그렇고,
로이의 정체도 그렇고.
사건을 끌어나가는 부분이나 거기에서 드러나는 관계들은 재미있는데....
마지막이 너무 맥이 빠진다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로이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의 로이와 아가사의 결투(?) 장면도 너무 과한 것 같고.
레이몬드의 존재가 조금 어정쩡한 느낌도 있고.
레이몬드와 아가사의 관계가 메인은 아닌데 시작과 마무리, 공연 곳곳에 두 사람의 스토리가 너무 강조가 되어서...
조금 곁가지가 많은 느낌이다.
오히려 로이와 아가사의 관계를 좀더 집중해서... 그 관계를 심도 깊게 파줬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사실...
로이와 아가사의 관계가...
어쩌면 '작가'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가슴을 찌르는 부분이 많았다.
작가 교과서 같은 느낌이랄까.
창작이라니... 대단한 느낌이 들면서도 애정 어린 고민을 해보게 된다.
다시 한번... 봐야지.
창작 뮤지컬 화이팅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로 급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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