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이 늘고 있다.
서서히.

나는 지금까지 내가 그닥 짜증을 내는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까지는 아니지만,

최대한 밝고 해피하게 살기위해 노력해왔고,
지금까지 잘 지켜져왔다.

특히나 내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짜증을 내는 일이란
생각할수조차 없었다.

그런데,
삐뽀 삐뽀!
이상증후.

자꾸만 자꾸만 엄마의 전화에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튀어나간다.

자꾸만 자꾸만,
못된 소리를 하려고 한다.

내 스스로가 나에게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이러면 안돼.
라고.

세상 모든이들에게도 못된 년이 되면 안되지만,
특히나 엄마에게는
이쁜 년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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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 대한 자만이지만,
나는 내가 일을 못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가끔 때때로 일을 못할 때도 있지만,
그 순간 순간을 견디지 못한다.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말,
"일 못하는 사람"

나는 누가 어떤 일을 시켜도,
잘 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정말로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면,
나 해내고 싶었다.

지금 하는 일들.
내가 생각했을 때는 크나큰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일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해력과 행동력만 있다면,
큰 어려움에 부딪치지 않고 해낼 수 있는 일들이라고.

그런데,
그런 일들에 내가 버벅거리며 버퍼링을 내고 있다고?
견딜 수가 없었다.

일이 많은 것인지,
아니면 내가 일을 못하는 것인지.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일하는데도,
왜 나의 일들은 깔끔하게 끝나지를 않을까?
어제 집으로 내려오는 길 찝찝한 기분을 어찌해야 할런지.

예매해놓은 차 시간때문에 사무실에서 나가기는 해야 하는데,
왠지 끝난 것 같지 않은 일들때문에 몹시나 뒤가 찜찜했다.
그 전날,
안그래도 일이 많을 것 같아서,
피시방에서 새벽 3시 반까지 있었다.

왜 오밤중에 일을 하냐고 하겠지만,
그 전날도 오전시간엔 교육을 받고 저녁에는 외근을 나가 11시가 다 되어 집에 들어왔다.
그리고 고장난 노트북과 USB.
나는 피시방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게 웬걸. 피시방에 한 작업들을 메일링 했는데ㅠ
첨부파일이 잘 못 되었다.
이건 또 순전히 오로지 100% 순수한 나의 잘 못이니 난 또 자책 속에 할 말을 잃고.

그리고 제안서의 경우에는 아직도 감을 못 잡겠다ㅠ
정말 어떻게 하면 제안서를 잘 쓸수 있을까? 흐흐흙 ㅠㅠ 미치겠다.

무튼,
그리고 추석.
오늘.
난 또 피시방에 앉아있다.

웃긴 것이 그토록 찝찝하던 마음도 일단 일요일까지는.....
잊자라는 마음이 든다는 거.
휴.

일잘하는 몽양이 되고프다.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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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는 있지만 이 세상에 실질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말,
그것은 '환상'이 아니라, '꿈'이 아니라
어쩌면 '자유'일지도.

속박받고 싶지 않다.
구속받고 싶지 않다.

자유롭고 싶다.
라는 울부짖음따위는 모두 다 거짓말.

소속감을 잃어버렸을 때 느끼는 상실감.

사람은 때어났을 때부터 누군가에게,
어딘가에 속하게 된다.
한 가족의 일원으로,
한 부모의 자식으로,
그렇게 그렇게.

아무리 독립을 외쳐봤자,
결국은 부모품안에서 떠나길 싫어하는,
혹은 부모품을 떠났을 때 자신에게 돌아올 경제적인 타격을 두려워하는,
한낱 자식일 뿐.

직업을 갖고 싶지 않다.
누군가의 무엇이고 싶지 않다.
어딘가의 무엇이고 싶지 않다.

과연 그런말들이 가능할까.

어제 오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그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봐도,
(몇 가지 떠오르긴 했지만)
결국 답은.

나는. 즐겁지 않다.
물론 즐겁지 않다.
라는 말이 행복하지 않다와 동의어는 아니다.

이전 직장(이라고 말하긴 힘들지만)을 때려쳤던 가장 큰 이유는,
퇴근길 길을 걷다가 나도 모르게 내뱉었던 한 마디의 영향이 컸다.

'지루해.'

지루한 나를 견딜 수가 없었다.
하루 하루가 파란만장하다 못해 스펙터클해야지,
나도 모르게 뱉어내는 한숨과 지루하다는 말이 견딜 수 없이 싫었다.

나에게는 더 이상 그 회사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다시 선택한 일.
비슷한 업무는 아니지만 이전에 이 업계의 일을 포기하고 오던 날,
흘렸던 눈물.

그 눈물이 나를 다시 그곳으로 데려가게 했다.
아니, 어쩌면 그것마저도 거짓말.
그곳으로 다시 돌아간 건 그런 멋진 이유따위 때문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그순간 나를 받아 주는 곳이 그곳 밖에 없었을 뿐일지도.
하지만,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나의 선택을,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음을.

하지만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포기했던 그 업계에 들어와
나는 어떠한 모습인가.

나는 즐거운가.
지루하진 않다.
때때로, 가슴이 설레기도 했다.
아니, 때땔는 아니었다.
단 한번.
여기 서있길 잘했어.
라는 생각은 한 것은.

좋아야 하는데,
매일매일이 가슴 설레임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심장이 뛰어야하는데,
내 온 몸의 솜털이 일어서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다.

알고 있다.
이런 내가 오버스럽다는 거.
일이라는 것이,
직업이라는 것이,
좋을 수만 있는 순간이 얼마나 있으련만은,
그래도 나는,

가슴이 뛰었으면 좋겠다.
좋아서 어쩔줄을 몰랐으면 좋겠다.
내가 놓치는 하나하나가 안타까워서 어쩔 줄을 몰랐으면 좋겠다.

날고 싶어서,
하늘 높이 날고 싶어서,
자꾸만 뛰어내리려고 했으면 좋겠다.

밀어주면 뛰고,
안밀어주면 말께요.
라고 말하는 내가 자꾸만 보여서,

나는 자꾸만 자꾸만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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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일: 2009년 9월 19일 (토)
공연장: 샤롯데 씨어터

<오페라의 유령>을 생각하면, 2006년 뉴욕 여행이 생각난다.
브로드웨이에서 선택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하지만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막힌 귓구멍과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도착 바로 다음 날이라는 사실과,
하루 종일 맞고 다닌 비로 인해,
뮤지컬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차마 꾸벅꾸벅 졸수는 없어서,
눈은 어떻게든 뜨고 있었으나,
거의 머릿 속은 하얀 백짓장!
아무 것도 기억 나지 않는다.
그나마 기억나는 것들은 <오페라의 유령>의 마니아인 친구에게 확인해본 결과,
1막의 앞의 앞의 앞의 앞!
그래서 <오페라의 유령>은 내게 풀리지 않은 숙제와도 같았다.

그 뒤로, 다시 만나게 된 <오페라의 유령>.
한국 대사와 한국 캐스팅, 그리고 시차 따위는 생각할 수도 없는 잠실의 샤롯데,
그리고 화창한 날씨.

솔직히 말하자면 <오페라의 유령>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뮤지컬은 아니었다.
음악적 감각이 부족한 내게,
오페라는 어려운 장르.
아무리 뮤지컬이라고는 하지만 그 배경이 오페라 하우스에 오페라라는 극중극을 다루고 있는 만큼,
그 넘버들이 나를 즐겁게 해주리라는 기대감이 별로 없었다.

예상치 못하게 보게 된 공연에,
캐스팅이 누군지 조차 모르고 들어가게 되었다.

무대는, 훌륭했다.
역시나 그 명성에 한치의 어긋남도 없었다.
(아!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장면으 생각만큼 스펙타클하지는 않았다.
이는 내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일 수도)




지금까지 내가 봤던(몇 안 되기는 하지만) 뮤지컬 중에 가장 멋있었다.
특히 호수장면과,
크리스틴과 라울이 지붕에서 사랑을 속삭인 후 돌아간 후,
팬텀의 등장장면은,
정말 좋았다.

왜 완벽한 무대의 극치라고 칭송받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앙상블 및 군무도 정말 화려했다.
대작이라는 이름이 아깝지가 않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팬텀역을 맡은 윤영석 씨는 조금의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이는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라울 역을 맡은 정상윤 씨의 경우,
정말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별로 임팩트가 없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크리스틴의 최현주 씨.
솔직히 별로 안 좋은 평을 듣고 봐서 그런지,
좋지 않았던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좋았던 것 같지도 않다.


1막의 경우, 솔직히 조금 지루한 부분들이 있었고,
최고의 뮤지컬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납득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었다.
하지만 2막에서 나의 아쉬움은 싹 사라지고 말았다.

나라는 사람의 성향 자체가 스토리에 반응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팬텀과 크리스틴, 그리고 라울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는 2막은,
극에 심취할 수가 있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감동은. 그닥.
특히 크리스틴이 팬텀에게 키스하는 장면.
내용만 알았지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혹은 영화를 보지 못한 내게,
크리스틴과 팬텀의 키스 장면은,
정말 로 상처입고 외로움에 쌓여있던 팬텀이 위로받는 아름다운 장면일 것이라는 기대와 상상이 있었다.
하지만,
무엇이 문제였을지,
나는 키스 후, 팬텀이 그들을 보내 줄 때,
"팬텀, 이렇게 쉬운 남자였어? 키스 한번에 무너지게?"
라는 얼토당토 않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크리스틴이 진심으로 팬텀을 이해하고 가여워하고, 손을 내밀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팬텀이 위로받고, 믿지 않던 사랑의 존재를 믿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라울과 크리스틴이 정말 불같고 진실한 사랑을 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게 연기의 문제였는지, 극의 흐름의 문제였는지,
아니면 내 자신의 문제였는지는 잘 알지 못하겠으나,

볼거리를 화려하고,
정말 눈과 귀는 즐거운,
놓치지 힘든 작품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나의 가슴을 울리는 작품이 되지는 않을 듯 싶다.



얼마전 (불법인 건 알지만) MP3 다운 사이트를 하나 알게됐다.
가요의 경우에는 포인트 결제를 해야 하지만,
OST 등은 무료로 다운이 가능했다.

원래도 <지킬앤하이드> OST를 구하고 싶어서 서핑을 하다가 발견한 곳이었는데,
오히려 다른 OST들에 빠져버렸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나의 귀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것이
영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의 OST!

릴리 슈슈라는 가상의 가수를 하나의 중심축으로 하는 영화이기에,
음악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었다.

예상치 못하게 봤던 <릴리 슈슈의 모든 것>
그것은 충격이었으면서도 가슴 먹먹함이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작품이라기에 잔잔하고도 감성적인 청춘물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봤던
<릴리 슈슈의 모든 것>!
하지만 그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이지메 등 청소년 등의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었던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영화적인 문법 및 음악도 너무나 좋았었다.

영화를 본 지 오래됐기 때문에,
전체적인
연속된 내용보다는 장면 장면이 기억났었다.

어쩌면 너무나 보기 싫은 현실을 담고 있는 영화의 내용에,
나는 기억하기를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길.
음악을 들으며 회사에 가는 길,
문득 문득
잊고 있었던 영화의 장면이 떠올랐다.

아, 에테르.
남자 주인공(이치하라 하야토)이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에 귀를 기울였었구나.
피아노를 치던 여자 아이.



남자 주인공은 자신이 관심있던 그 피아노 치던 여자 아이를 자신을 이지메 시키던 아이들에게 데리고 간다.
그리고 그 여자아이는 동급생인 친구들로 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머리를 짧게 자른, (아름다움을 포기함으로서 여성을 포기하고, 그럼으로서 자신을 지키고자하는 행동이었다.) 채 나타난다.

그리고 역시나 동급생들로 부터 성매매를 강요받던 또 다른 여자 아이.(아오이 유우가 그 역을 맡았었다)
그 아이가 나는 듯, 떨어져 죽었던 것이 연이어 떠올랐다.
음악을 들으면서.




그러자 울컥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음악이 바뀌었다.
남자 주인공이 친구들과 오키나와(확실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로 놀러를 갔다.
훗날 짱(?)이 되어 자신을 괴롭히는 원래는 자신의 친구였던 아이가 포함되어 있는 무리와.
거기서 만난 한 남자.
그 남자가 차에 치어 죽었다.
그를 친 남자와 그의 아내는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가 튀어나왔다고 이야기를 한다.

음악을 들으며 떠오르는 한 장면, 한 장면.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내게는 너무나 어렵고, 너무나 인상깊었던 영화였다.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그리고 어려운 내용.
복잡한 화면 구성.

다시 보고 싶었지만 다시 보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한 그 영화를,
다시 보게 될 것 같아.

집으로 돌아오는 퇴근길.
버스안에서 자꾸만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내가 너무 못마땅해서.

항상 나는 스스로의 잘못을 스스로에게 돌리는 것일까.
이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거니까.
하지만 내가 만족하지 못하는 나를 만나게 되었을 때,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아.

그리고,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의 음악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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