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스로가 철저히 '아날로그'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리고 디지털, 최첨단 시대에 동화되지 않는 자신에게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다.
언제나 컴퓨터 자판보다는 종이와 펜이 익숙한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나의 모순에 불과했다.
철저하게 디지털 시대를 흡수하고 있는 인간.
얼리어답터가 아니라고 스스로를 '아날로그' 인간라 착각했을 뿐.
그걸 깨닫게 된 건 아이팟의 대용 개념으로 구입한 아이폰 때문.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나만의 아날로그를 꿈꾼다.
아니, 아날로그 감수성을 꿈꾼다.
아이폰을 사용한 후 시작한 트위터.
그냥 어느 정도는 대세를 따라가고 싶은 것도 있었다.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발가락 끝이라도 담그고 있어야 될 것만 같은...

하지만 미니홈피에서도 1촌 맺기를 좋아하지 않았 듯 나의 팔로워나 팔로우잉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어쩜 단순히 친구가 없는 것일지도~^^;;;;)

그저 트위터는 거짓과 진실이 적절히 섞인 대나무 숲이었으며, 일상의 끄적거림 정도 였다.
그런데, 그랬는데...
자꾸만 누군가의 트윗들이 날 자극한다.
소위 말하는 '글'을 다루는 사람들.
'글'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
140자 안에서도 어떻게 그런 표현을 해낼까 싶으며, 평범한 일상도 그들의 글을 거치고 나며 특별하게 그려질 수 있구나 감탄했다.

아날로그 감수성.
부러우면 지는거다, 를 외치며
트위터의 하얀 화면에
깜빡이는 커서만을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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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부터 였을까?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해가 바뀐다는 사실에 무감각해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나이에 대한 설렘도 사라졌고,
한 살 한 살 먹어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 가는 것이 그리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어제와 같은 하루, 내일과 같을 하루 하루였다.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았으니까.
난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내가 꿈 꾸던 모습에 다다르지 못했다.
그 나이가 된다면, 이런 모습을 하고 있겠지?,
하며 기다리던 또 다른 나와 만나지 못했다.
한살 한살 먹어가는 나는 언제나 과거의 내게 부끄러웠다.
그래서 더이상은 미래를 그릴 수 없게 되어버렸다.
포기란 말 대신 유보라는 핑계를 대서...
'아직은'이라는 세 글자와 '언젠가는'이라는 네 글자를 마음 속에 품고...

하지만 지난해가 되어버린 2010년, 난 몇 가지를 '포기'라는 단어로 끝내버렸다.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처럼...
버리지도 못하고, 물욕 때문에 붙잡지도 못했던 그 것들을...
'포기'했다.
난 그것을 위해 모든 욕심을 접고 달려나갈 수 없었다.
그러기엔 마음이 부족했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다.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채 어설프게 발만 걸치고 있는 날 그들은 '선택'하지 않았다.
선택 받지 못한 나는, 이제 멈춰서 뒤돌아간다.

그래서 나는 2011년,
어제와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서는 안 된다.
그 것은 내가 포기한 것에 대한 모욕이 될테니...
그래서 난.
오랜 만에 다짐이라는 걸 한다.
아직도 그저 걸을 뿐.
내가 어느 곳으로 향하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는 명확하게 보인다.
멈추지 않으리.
주저하지 않으리.
걸어도... 걸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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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왜인지는 몰라도 무한도전에 대한 마음이 조금 줄어든 것만 같았다.
매번 실시간으로 챙겨보던!
혹 사정이 있어 보지 못했을 때에는 바로 다음날 다운을 받아 보는 열의와 성의를 보여왔건만...
지난 주 '솔로파티'!
다운 받은 지 며칠이 지났는대도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는 것이다.
물론 솔로인 설움을 버라이어티를 보면서 실감하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었을 것이며,
좀더 솔직해지자면 나의 사연을 떨어트린 그들에 대한 앙갚음 내지 소심한 복수랄까.
하하! 물론 며칠동안 나를 괴롭혔던 감기의 영향도 있었을테지만...

그렇게 묵혀놨던 싱글 파티를 봤는데...
나는 어쩔수가 없나보다.
어찌나 좋던지!
(묵혔다고 하지만 겨우 본방일 이후 삼일 밖에는 되지 않았구나.)

매년 시청자와 교감하는 현장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그저 그들의 애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들의 기타 연주와 노래 소리도...
열심히 연습했을 댄스도...
뚝뚝 떨어지는 유반장의 땀도..
도니의 기브스를 한 다리도...
모두 모두 행복한, 진심 가득한 시간처럼 보였다.

사실, 요즘 기사 제목 몇개가 눈에 들어왔었다.
2011년, 공익보다 재미 추구할 것.
싱글 파티, 연예인 지망생 논란에 묵묵부답!
기사 내용을 읽지 않은 상황에서 뭐라 가타부타할 수는 없지만...
무랄까.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우선 '공익 보다 웃음 추구' 부분.
난 무한도전을 좋아하게 된 게, 그들의 슬랩스틱 개그 때문이었다.
코미디, 혹은 개그를 싫어하는 내게 예능은 느낌표 처럼 교훈과 공익을 추구할 때 의미를 갖는다는 이상한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그걸 깨준 게 무한도전이었다.
미칠듯한 몸개그를 보면서 웃고 있는, 그런 내 자신이 어색하고 신기해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그랬던 무한도전이 어느새 교훈, 공익과 함께 하는 예능이 되어버렸다.
물론 대놓고 교훈과 웃음을 함께 보여줬던 기존의 것들과는 달리 은유와 풍자를 통해 보일 듯 말듯 자신들의 생각을 펼쳐 나갔다.
수익 사업을 통해 공익 사업을 하기 시작했다. 수익 사업은 철저하게 오락의 컨텐츠로 만들어 냈고, 공익은 브라운관 밖에서 묵묵히 해나갔다.
내가 달력을 사는 이유도 그런 맥락.

하지만 최근 눈에 띄는 공익적인 아이템이 많아지기는 했다.
'나비효과'나 '비빔밥'이 그것.
나쁘지는 않았다.
뭉클하기도 했고 짜릿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아이템!
그래서 좋기도 했지만... 사실 웃음 포인트가 약했던 것은 사실이니까.
아. 알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

싱글파티, 연예인 지망생 논란과 관련해서는 방송을 보고나니 별 문제는 없어보이니 패스!

쓰다보니 기억이 났다. 무한도전에 애정이 약간 식었다고 생각한 게 정준하의 소시지빵.
무도는 간접광고를 포함한 방송이지만 그래도 상표 노출이 너무 과했다. 대상선정은 훌륭했으나 정중앙이 쏘는 컨셉인데 그 느낌이 전혀 살지 않았다. 무도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무튼 이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으니 패스하고!
(할 말 다 해놓고ㅋㅋ)

사실 이 긴 긴 이야기의 시작은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되었다.




(젠장, 아래 쓴 거 다 날라가서 의욕을 잃었다.)

무한도전 예고에서 봤듯이, 당연히 햇님달님 커플이 약속을 지키리라 생각했지만!
사진을 보는 순간!
정말 마시던 녹차를 뿜을 뻔 했다.

그들이기에...무한도전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들을 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무한도전을 아끼는지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이 시청자와의 약속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어 행복해졌다.

특히 유반장의 경우 연예대상까지 거론되는 사람인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쩜 그 사람들에게 시상식의 권위란 '광대'라는 단어와 동의어일지도 모른다. 광대의 위대함.

사실 MBC의 연예대상은 KBS만큼의 의미는 없는 것 같다. 눈물만이 정답은 아니지만 전혀보지 않는 개그콘서트 개그맨들의 수상소감을 들으며 감동을 느꼈다. 수상자와 함께 같이 눈물 흘려주는 동료들을 보며 웬지 모를 따뜻함이 느껴졌다. 개그에 대한 그들의 애정때문에...
원하고 예상했던 바대로 이경규 아저씨가 대상을 받은 것도 매우 좋았고.

하지만 MBC 예능대상은....
그냥 무한도전 촬영하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편중된 애정때문일지도...
하지만 임팩트가 너무 크다고!
그 의상하며 포스하며..

진행도 어색하고, 시상자도 할 말이...
수상자들의 소감도...
(놀러와 작가의 소감은....좀 좋으네.)

그들만의 잔치.
그 안에서 내 눈에는 '무한도전'만 보인다는 거.
이 긴 긴 이야기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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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고 포기하다, 남는 그 하나가
나의 길이 되겠지.

간절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아니,
능력이 없었기 때문일까.

일말의 희망은 또 그렇게 아픔이 되었다.

떨어져도 괜찮을 줄 알았다.
포기해도 괜찮을 줄 알았다.

어차피 그 길은,
나의 모든 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길이 아니었다.
그 길을 걸으면,
내가 어떤 부분에서 아파할 지,
힘들어 할지 알고 있었다.

훗.
자기 합리화일 뿐.
결국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게 아니라
선택받지 못했을 뿐이면서,
간절하지 않았다는 그럴싸함으로 포장하려 드는,
비겁하고 또 비겁한 나.

나를 선택해 준다면,
그 길을 걷고 싶었다.

그 길 앞에 서 있는 나를,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줬다.

"네가 원하던 일이니까"
라는 이 아홉 글자로.
엄마도, 벗도, 지인도.

그래서 감사했다.
그 길을 걸을 내가 응원받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하지만 난 선택받지 못했고,
그 길을 걸을 수 없게되었다.

오빠에게 말했다.
"떨어졌다."고.
오빠가 말했다.
"수고했다."고.

그 "수고했다"는 말이,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위안이 되었다.

사실,
떨어져도 괜찮을 줄 알았던 것에 비하면,
가슴이 아팠고,
가슴이 아플 거라고 생각했던 것에 비하면,
괜찮았다.

하지만 결국은 난 괜찮고도 아팠다.

그 아팠던 게,
오빠의 말에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중요한 건,
내가 걷지 못한 길이 아니다.
앞으로 걸어나가야 할 길이다.

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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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크로스는 세상의 모든 아버지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 기억 속에서 나의 아버지는 단 한번도 산타크로스가 된 적이 없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트리를 만든 적도 없고, 케이크를 사 본적도 없고, 선물을 받은 적은...
한 번 있기는 하나, 어린이의 꿈과 판타지를 자극하는 머리 맡 위 양말 속에 있는 선물이 아닌 지극히 현실에 입각한 과정을 거쳐 내 앞에 놓여진 '책'이었다.
그런 아버지 때문이었을까.
나 역시 산타크로스를 믿는 순수함을 유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어쩌면 단 한번도 산타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 온 듯하다.

원래 아이들이란 어른이 만들어 주는 세상에서 살고, 부모님에 의해 사고가 형성되는 존재이니까.
우리 아버지의 세상 속엔 크리스마스는 존재하지 않았고, 아버지에 의해 존재를 부정 당한 산타는 내게도 그저 존재감이 미약한 가공의 인물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성인이 된 지금도, 내게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세상 사람들의 설렘과 흥분이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무감각해지고, 무덤덤해지기에는 나는 오히려 아버지의 세상이 아닌, 세상 사람들의 세계에 살게 된 것이다.
아버지처럼 완전하게 12월, 이 빨간 날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는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내게 조금은 쓸쓸할 것만 같았다.
별거 아니라고 여겼던 그 날의 외로움은 다른 평범한 날과의 외로움과는 달리 날 상처 입힐 것만 같았다.
그래서 어디론가 향했고, 내가 도착한 곳에는 아버지의 세계가 있었다.

아버지의 세계에서는 산과 들이 하얀 눈이 뒤덮고 있었고, 세 마리의 고라니가 그 곳을 뛰놀고 있었다. 매가 새를 사냥하기 위해 낮게 날고 있고, 작은 새들은 그런 매를 피해 몸을 숨기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휘양찬란한 불빛이 뒤덮힌 도심 속 세계에 살던 나는 그렇게 아버지의 세계 속에 며칠을 머문다.

크리스마스가 상실된 세계.
하지만 외롭지 않은 따뜻한 세계.
그런 나의 아버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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