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젯밤 <길티-악마와 계약한 여자> 9화를 보고 드라마 감상평을 적으려 했는데!
마음이 바뀌어버렸다.
드라마도 드라마이지만, 아무래도 카라사와 토시아키 아저씨에 대한 찬양의 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과감하게 글의 방향을 바꿔버렸다.
물론, 살짝 살짝 <길티-악마와 계약한 여자> 이야기도 할테지만.

사실 최근에 눈물을 흘릴 만큼 슬프게 본 드라마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어제 <길티-악마와 계약한 여자>는 더욱더 기억에 오래 남을 듯 하다.
오랜만에 흘린 눈물.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스토리도 스토리였지만, 이토록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도지마 상을 카라사와 토시아키가 아저씨가 연기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카라사와 토시아키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 때문이었다.
지금도 가끔씩 꺼내볼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

라디오 드라마 연출자를 맡은 카라사와 토시아키는
처음에는 그저 라디오 드라마를 무사히 끝내는 것이 전부인 현실적이고 무심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라디오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 당선되어 작가가 된 평범한 주부의 꿈을 이뤄주고자,
점점 작품을 만드는 것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무심한 듯 하지만 결국은 따뜻하고 열정적인 모습.
그 사람의 눈빛이 너무 좋았다.



이후, <하얀거탑>에서 또 한번 반짝반짝 빛나는 그분의 연기를 보게 되었으니...
음악에 맞춰 지휘를 하는 듯한 그 손동작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이 분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장르의 영화 <20세기 소년> 시리즈까지 보았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장르였으나, 꽤나 재밌게 봤다.
결국 만화까지 다 봐버리고^^;;;;;;)

물론, <모두의 집> <더 우쵸우텐 호텔> <매직아워>는 작품은 봤으나,
아저씨가 큰 임팩트 없이 지나가버린 경우도 있지만!
아무튼 뭔가 연기에 대한 신뢰가 있는 분이라고 해야할까?
게다가 버라이어티나 토크쇼에 나오는 걸 보면 유쾌하기까지 하다.
 
뭐, 그렇게 조금 좋은 아저씨 정도로 자리하고 계셨는데
이번 <길티-악마와 계약한 여자>를 보면서
정말 호감도가 최고가 되어버렸다.
외관으로만 보면,
사실 아저씨가 맞는지 의심할 정도이지만,
그 연기력은 정말 후덜덜이다.



부시시한 머리,
찌질한 행색,
저렴한 언어와 몸놀림.

초반에
자살한 사람의 시체를 웃으며
찍어대는 도지마 상은 정말
저널리스트가 아닌 미친 사람인 것만 같았다.

자신의 특종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것만 같은.
그래서 저널리스트로서의 명예고 뭐고 상실해버린 것 같은 사람.

양심은 길바닥 어딘가에 내팽겨쳐 놓고,
길거리에서 살아가는 정말 노숙자가 되어버린 사람.

15년 전 소녀 A의 기사로 여주인공이 억울한 누명을 쓰는데 일조한 사람.
그리고 15년 후에도 그녀 주위를 맴돌며
뭔가 일을 꾸밀 것만 같은 사람.

하지만 드라마 후반에 들어가,
그의 존재가 한번 밝혀지면서 충격!
그리고 9회에서는...정말.
눈물 그 자체다.

진정한 저널리스트.
그래서 길바닥에서 살아갈수 밖에 없었던 그의 15년.
아.
도지마 상.
그리고 이를 연기한  카라사와 토시아키.
정말, 이 드라마의 미친 존재감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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