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오늘 하루 종일 몸이 좋지 않았다.
어제 벗에게 맛있는 된장찌개와 상그리아를 대접받았는데...
얼마만에 먹는 쌀인지...과식을 했나보다.
아침부터 장이 좋지 않더니,
점점 몸이 전체적으로 이상하다. 
딱히 어디가 아프다고 말 할수는 없는데, 
이건 뭐 으슬으슬한 것도 아니고,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불편함이다.
아마도 몸살이 나려나 보다.

회사를 그만두고
자꾸만 엇나가는 계획 앞에 많이 아파했었다. 
멀리 보고 행동하자 마음 먹고, 두달짜리 돈 많이 주는 단기 알바를 시작했는데...
역시나 사람은 돈 만으로 살 수는 없는 노릇인가보다. 
삼일만에 그만두고, 또 그렇게 땅바닥과 하나가 되어 하루, 이틀....

이상하게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내 머리는 생각하는 것 조차 멈춰버렸다.
잠자고, 멍하니 누워있고. 
하루 24시간을 이 두 가지만으로 지내왔다.
게다가 집에 인터넷도 안되는 바람에,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 의지조차 상실해버렸다.

그렇게 무개념으로 살아가고 있는 하루 하루.
친구가 손을 내밀어줬다.
그리고, 그 손을 잡았다.
그래서, 내일 무언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시작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너무나 생각없이 내린 결정이어서 겁이 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또 오랜 시간 생각 해오던 일이라 설레기도 한다. 

확실히 이야기 하자면,
관심있는 분야이기는 했지만,
걸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곳. 

그 공간으로 걸어들어간 나는
과연 어떤 미래를 꿈꾸게 될까.

나는 언제나 흘러 흘러 흘러가다보면,
다다르게 되는 곳이 자신의 장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내가 흘러간다.

아직 어떤 것도 잘 모르겠다. 
아니,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불안을 끌어안으며,
내가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를.

집으로 돌아와,
일주일 만에 연결된 인터넷을 보면서,
알 수 없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너무 운명론자 같은 이야기지만
만약 지난 일주일,
인터넷이 되었더라면,
난 또 어딘가에 지원을 했을 것이고,
희망을 품고 그 결과를 기다리며,
친구의 손을 잡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한 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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