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9

홍콩에서의 나흘째. 모두들 조금씩 지쳐가는 것인가. 나 홀로 괜찮아지고 있는 것인가. 점점점점 괜찮아진다. 하지만 정말 괜찮아서 괜찮은 것이 맞을까. 웃음만 늘어난다.

어젯밤 분함과 원통함에 울다 지쳐서가 아니라, 울다 졸려서 잠들어 버렸다. 근데 그런 분노도 일순간인가보다. 내가 어제 그토록 서글펐었나...하는 생각이 드는 게...하지만 떠오르지 않을 뿐이지, 생각이 나면 서글프기는 하다. 내 기획안을 받아보지 않은 다른 곳에서 상연이 되었다면 조금은 속상하긴 해도 이토록 가슴이 아프진 않을텐데...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품고 온 것을 그렇게 이용하고 나만 버렸다는 것이, 아프다. 뭐가 더 아플까. 내가 버려진 것, 아니면 그것을 빼앗긴 것. 아마도 후자인 듯 싶다. 빼앗긴 것. 애시당초 내 것도 아니었으면서...내 것을 빼앗긴 것 마냥 억울했다. 그건 어린아이의 사탕이 아니잖아. 너무 식상한 단어지만 내 꿈이었는데...

한참을 머뭇거렸다. 이미 그것을 포기해버린 내가, 무슨 자격으로. 주인도 아니고, 그것을 위해 미칠듯한 노력도 한 적이 없는 내가. 무슨 자격으로. 무슨 자격으로. 무슨 자격으로.

이게. 이 일이 내게 조금은 또 다른 인생을 가져다줄까? 그럴 수 있을까? 그러길 원하나? 마음 속에 있는, 떠오르는 생각을 쉽게 끄집어 낼 수가 없다. 입 밖으로 내어 버리면, 글씨로 남겨버리면....또 생각만 하고 다짐하지 못하는 내가 싫어질 것만 같아서.

어떻게 살아야할까?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일까.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서 있어야 하는 것일까. 고민이 많아진다.

아하하하! 먹이 사슬 같은 인생사. 먹어봤자 먹힐지도 모르고...아...근데 먼저 먹히면 먹을 수는 없겠구나. 그럼 어떻게든 먹어라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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