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8

홍콩에서의 삼일째. 점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고 점점 많은 것을 마음에 담게 되고, 그러니 나는 점점 무거워져 땅 속으로, 땅 속으로, 땅 속 깊은 곳으로...만약 나라면...이란 다섯 글자를 떠올리다 이내 고개를 저으며 눈을 감아버린다. 그러다 보면 눈 가리고 아웅! 이란 말이 생각날 뿐.

내게는 참 많은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이 사람의 모습도 보이고, 저 사람의 모습도 보이고. 사람들이 힘들어한다는...아니, 어려워한다는 사람들의 '의미'를 알 것 같다. 내 어떤 모습이 그러한지. 아니, 알겠다. 아니, 모르겠다. 다중인가...? 이랬다 저랬다. 흐흐흐.

나는 왜 이리도 모순적인 모습을 가진 걸까? 상대를 배려하는 듯 하면서 결국은 내가 원하는대로 한다던 그 말. 어제는 알 듯 하면서도 모를 것 같았는데! 오늘 알게 되었다. 그게 어떤 상황이며 어떤 의미인지. 나의 어설픈 배려. 혹은 나의 불확실성. 예전에 그런 이야기를 너무나 많이 들었다. 넌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해. 단점이라 여기진 않았지만 그런 내 모습에 당황스러워 하는 혹은 적의를 느끼는 이들을 보며 조금씩 변하기로 마음 먹었다. 네 생각도 맞지만 이건 어때? 그것도 맞지만 이것도 맞지 않을까? 그렇게 변해버린 내 화법은 여전히 타인에게 적의를 느끼게 하나보다. 곰곰히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어쩜 여전히 내 의견을 굽히지 않으려 하는 자기 주장의 일부일수도 있고, 혹은 모든 판단이나 결정에서 한 발 물러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못된 습성일수도.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나의 아버지가 생각났다. 엄마가 싫어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그런 것이었다. 독불장군일 때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또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절대로 명령하거나 부탁하지 않고 스스로가 선택할 수밖에 없을 때까지 침묵으로 기다리는 것. 어쩜, 나 역시 그런 아버지를 닮은 게 아니었을까.

매 순간, 매 공간 많은 생각들이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나 자신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내가 예민한 편이기는 한가보다. 썼다 지워버렸다. 다음 말들을...부정적인 나의 생각이 너무 싫다. 특히나 자신에 대한. 무튼,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까. 정말 앞뒤 상황 다 신경 꺼 버리고 그냥 내가 원하는 걸 요구하는 게 옳은 걸까? 그건 아니겠지. 결국은 잘 모르겠다는 말로 마무리 지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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