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영 말썽이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 병원에 왔다.
대기 순번 11.
참 세상에 아픈 사람들도 많다.

한 3일 전 쯤인가, 트라거스 쪽에(이 부위를 뭐라 부르고 표현해야 할 지 몰라서 찾아보니 '트라거스'란다. 아- 생소해.) 몽우리가 잡히는 듯 부어오르고 두통이 시작됐다.
검색을 해 봤더니(요즘은 오천만 명 국민이 다 의사이고, 다 전문가다. 그놈의 인터넷! 몹쓸 정보의 바다) 피어싱을 한 사람들은 종종 거기에 염증이 생기나본데... 나는 왜?

사실 몇 주 전 귀 안 쪽에 염증이 나서 쨌는데, 약도 제대로 먹지 않고, 술먹고ㅠ 완전히 아문 것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병원에 가지 않았다.
가는 귀(?) 검사도 해보고 싶었는데...워낙 잘못된 생활 습관이 많아서 몸이 엉망진창인 거 같다. 이어폰을 쓸 때 음악도 너무 크게 듣고(굉장히 위험하다는 걸 아는데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 음악을 통해서 시뜨러운 세상의 소리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아니, 어쩌면 고립되고 싶은 것일지도. 세상으로부터.) 이어폰을 낀 채 베개에 베기도 하고.

더군다나 옛날에도 한 3번 정도 귀 안에 염증을 짼 적이 있는데...! 자꾸만 반복되는 악순환. 뭐 오늘은 부위가 달라 절개는 하지 않을 듯 싶지만... 그냥 이 모든 게 달갑지가 않다.

너무 스스로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
바뀌어야 할 것 같은데.
자신이 없다.

병원에 올 때마다 느껴지는 일종의 불편함.
내가 참을 수 있는 고통과 아픔에 엄살부리거나 유난을 떠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얼마만큼 아파야 정말 아픈 것일까.
사실 붓기는 3일 전에 비해 많이 가라앉았다.
두통은 여전하지만.
오늘 난 어쩌면 귀가 아니라,
마음이 아파서,
병원을 찾은 게 아닐까.
아마도.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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