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친구의 책상에서 발견한 영화 잡지.
요즘 영화와는 또 반걸음 떨어져서 지내왔기 때문에,
개봉작도 상영작도 잘 알지 못했다.
그냥, 뒤적 뒤적 뒤적이다가 발견한 <키사라기 미키짱>의 리뷰 기사!
게다가 개봉일은 2월 11일!
지금 당장 영화관으로 달려나가고 싶은 심정이다!

이 영화가 개봉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여~!! 달려가서 이 영화를 맞이하라!!! 라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 한켠에는,
나만의 영화이며 나만의 베스트였는데...
그 감정들을 공유해야할 타인들이 많아진다는 것에 살짝쿵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이 영화를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이 영화를 지나쳐갈 확률이 99.9%!

일단 극소수의 개봉관!

CGV 무비꼴라쥬(압구정, 구로, 서면, 강변)
서울극장(아트시어터 하모니)
인천 영화공간 주안


보고 싶어도 찾아가서 봐야만 한다는 이 불편함.



그리고 위의 포스터를 보면 알겠지만,
유치짬뽕의 냄새가 폴폴 풍기면서,
'완소아이돌 오타쿠'라는 문구가,
한국인의 정서에는 매우 반한다는 것을 단박에 눈치 챌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 소재따위와,
홍보 포스터, 카피 따위가 아니다.

이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인물과 이야기의 힘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몇 번을 생각한 게 '연극'으로 만들면 엄청난 코미디가 될 수 있겠다는 것.

친구에게 영화 작가를 찾아서 허락을 받고,
번역 및 각색하여 한국에서 공연 초연을 올려보자고 말했었던 그런 영화였다.
코이데케이스케와 오구리슌(어느새 오구리슌보다 코이데 케이스케가 더 우위가 되어버렸구나.)때문에 보게 된 영화이지만,
생각 외의 보물을 얻은 느낌이었다.

정말 다섯 배우의 앙상블도 뛰어났고,
폐쇄된 공간에서 한정된 배우로, 꾸려나가는 이야기가 매우 탄탄했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영화는 아이돌 키사라기 미키짱의 죽음 1주년을 맞이해
그녀의 팬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섯명의 오타쿠가 모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추모로 시작된 그들의 목적은,
누군가가 미키짱의 죽음을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고 제기하면서 범인 찾기로 뒤바뀌게 된다.

미키짱의 죽음과 관련되어 서로는 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단순한 팬이 아니라 다른 관계들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과연 그녀의 죽음은 타살일지, 자살일지.
그리고 만약 타살이라면, 누가 그녀를 죽인 것인지.

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영화!
이 영화의 포스터만 보고, 카피만 보고,
무심히 지나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한 번만 고민해보시길.

스펙터클하지 않아도,
이야기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뜻하지 않은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난 이미 봤지만,
영화관에 가서 한 번 더 봐줘야 겠구나.
웅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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