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보고(영화보고 읽어라)

개봉 첫 날 본 첫 영화인 듯.
개인적으로 김진명씨가 잠깐 떠 올랐다.
장진 감독 역시 초기 작품에 비해
이번 작품에서는 힘이 많이 딸리는 듯한 인상이 들었다.

1.

“소재”와 “전하려는 메시지” 사이의 상관성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내내 흐르는 주제의식이 뭔지는 알겠지만,
대통령이라는 소재가 갖는 특수성을 적절하게 결부시켰는지 의문이 든다.
특히나 정치의 희화화나 인간의 보편성, 행복의 소중함
어느 것 하나 임팩트(장진영화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을 기준으로)있게 묘사되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영화전체를 꿰뚫는 하나의 주제/분위기가 있었냐는 의문도 들고. 

떡복기, 귀향, 땅투기, 한일관계 이 정도로는 약했다.
어쩌면 대통령을 둘러싼 우리의 현실정치가
더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 이 영화의 기획 및 제작이 이루어졌는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영화를 웃으며 보기엔
이명박 대통령의 재임 첫/둘째 해의 행보에 대한 걱정과
그리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이 너무 너무 크지 않나 싶다.

 2.

캐스팅과 관련 해서는 한채영 한 명 빼고는 OK
배우들의 연기와 관련 해서도 한채영 한 명 빼고는 OK
그 정도면 모두들 최선을 다했다. 

장동건의 캐스팅이 맞느냐?를 고민했지만,
별도의 답이 없다는 것이
이 영화를 안타깝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중요한 역할이었는데,

반면 이문수씨의 캐스팅은 너무나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기/차차기 작품에서 약간에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면,
변희봉 선생님 정도의 또 한명의 배우를
한국영화가 얻을 수 있지 않나 싶다.(이미 정말 대단하신 분 이지만)

 까메오들 역시 자신들의 내공을 250% 발휘했다. 공형진, 류승룡..

3.

마지막 왈츠 장면에서 음악을 넣냐 넣지 않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영화 막 끝났을 때는 아쉬운 느낌이었지만,
(마더의 갈대+김혜자+음악이 최근 머리 속에 너무 인상 깊었던 탓에)
연구실 돌아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어떠한 음악이 들어갔다면 너무 작위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주제의식을 깨는 것은 물론….

음악이 안 들어간 것 그리고 카메라 워킹을 화려하게 하지 않은 것
그것이 장진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4.

장진감독 고정팬 +100만
경쟁작 부재 +200만
장동건 티켓파워 +100만
작금의 정치현실에 대한 묘사력과 주제의식에 대한 연출력 비판 -50만
350만명 정도????????????????????????

동생 Re: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보고(영화보고 읽어라)

잘 읽었다_
삶에 찌들어 그토록 좋아했던 장진 감독님조차도 잊고 사는 듯한 나날이었다.
만날 장진 감독님 작품을 보기도 전에,
개요만으로도 흥분하고,
시사회 3개정도는 당첨되어 주는 게 진정한 팬이라고 생각하던 나날들이 있었는데_
가끔씩 TV를 통해, 포털 사이트를 통해 흘러나오는
영화 이야기에도 흘깃, 할뿐 솔깃하지 못했었다.

그러다 무가지에 실린 전면 광고.
이런 홍보 문구가 있더군.
"장진 감독님의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영화"

그 글귀를 읽는 순간, 나는 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나 역시 개봉 이틀 정도가 지나고,
이 영화를 봤다.
큰 기대를 안하고 봐서 그런지
실망이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쉬움은 어찌할 도리가 없더라.

오빠의 말에 백번 공감한다.
그동안의 장진스러움을 많이 찾아 볼 수 없는 영화였다.
박쥐를 보면서,
나는 그 영화가 박찬욱 이상의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저 박쥐=박찬욱 자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다.

이런 표현을 쓰고 싶진 않지만,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장진 이하였다.
이게 내 솔직한 심정이었으니까.

소소한 재미는 있었지만,
장진 감독 특유의 위트는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상황 설정은 괜찮았으나,(절대 좋았으나는 아니다)
장진 감독 특유의 이야기를 펼쳐놓고, 다시 주워담는 스타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너무 착하고, 너무 따뜻하고, 너무 교훈적이고,
쉽게 웃기고, 쉽게 즐거운,
그런 온도는 싫다고.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아쉽고도 아쉽지만
하지만 그 누구도 나 처럼 맹목적인 믿음으로,
그리고 오빠처럼 분석적으로 보려고 하지 않을테니까.
실패했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

하지만
오빠가 이 영화를 보고 웃을 수 없었다면,
그래도 오빠는 이 영화를 제대로 본 것이다.

나는 장진 감독이 웃으라고 이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오빠처럼
지금 현시대를, 그리고 잊혀져가는 누군가를
기억하고 떠올리기 바라면서 만들었다고 믿고 있으니까.
(실제적으로 장진 감독님은 블로그를 통해 그런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오빠같은 관객이 있어서,
나는 이 영화에 그나마의 의미를 갖는다.
참고적으로 나는 그런 관객이 되지 못했다.
감독님의 의도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나는 그냥 웃고 끝났으니까
 
캐스팅에 관해서는,
나는 솔직히 장동건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것이 어쩌면 성별에 따른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장동건을 보면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스크린을 보면서 진짜 잘생겼다고 생각한
딱 2명의 인물 중 하나.

나는 장동건의 캐스팅을 좋게 생각한다.
그것은 연기의 문제를 떠나서,
장진 감독님은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유리벽을 허물어 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무게감과 카리스마 가득했던 신현준을 킬러들의 수다로 기봉이의 역할을 해 줬던 사람도,
장진 감독이었으며,
신비주의 스타 원빈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도 장진 감독이었다.
난 실제로 이 작품을 통해 성역같이 느껴지던 장동건이
조금은 편안하게 느껴졌으니까.

그리고 이문수 아저씨는 <거룩한 계보>때부터 눈에 들어왔는데,
오빠의 의견에 쉽게 동조할 수는 없겠다.
이문수 아저씨가 대단해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기 보다,
나에게는 그렇게 큰 임팩트로 다가오지 않았다.

이는 변희봉 선생님께 느끼는 감정과도 유사하다.
변희봉 아저씨의 기사를 보고는 대단해보인 적이 있어도,
연기를 보고 감탄을 해본 적은 없다.

오히려, 윤주상 아저씨가 나는 좋다.
이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마지막 왈츠 장면에 음악에 대한 오빠의 고민을 보면서,
참으로 분석적으로 영화를 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거다.
나는 음악에 대한 생각까지는 하지도 못했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갈등이 풀리고 화해하는 그 장면 자체가
너무 따뜻한 것만 같아서,
나는 좋지가 않았다.
그랬기에 음악 등은 당연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 영화의 그 장면과 마더의 장면을 비교한 것은,
매우 위험하면서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이유는. 상상에 맡긴다.

오빠가 예상한 100만 장진감독의 고정팬으로
나는 절대 흥행률을 수치로 계산할 순 없지만,
이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 영화 하나로
장진 감독님이 인식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비주류였던 장진 감독님이 주류가 되어 서 계시다.
나는 그게 한없이 슬프다가도 한 없이 기쁘다.
장진 감독님과 영화들은 비평의 대상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에게.
그냥 무조건.
무조건이라는 세글자를 그 분께는 안고 살고 싶다.

더불어 오빠에게,
<릴리슈슈의 모든 것>과 미셀공드리의 영화들을 추천한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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