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보고 싶은 연극이었는데.... 어쩌지. 어떻게 할까. 소재가 소재인지라 미친듯이 비판을 할 수도 없고. 기대감이 덜했더라면 지금의 실망감이 조금은 덜 했을까.
내가 도대체 이 작품을 왜 보고 싶어했지?
누가 나한테 이 작품 괜찮다고 했었던 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ㅜㅜ
눈물 바다? 어느 포인트에서? 차라리 다큐나 교양 프로그램을 보겠다.
하.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무대 텅 비어 있음. 물론 중간 중간 연출로 활용도를 높인 부분도 있긴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허전하고 통일성(?), 일관성(?) 없었음.
연기 과장되어 있음. 특히 주요 인물인 어느 분이 연기하실 때 미쳐 버리는 줄 알았음. 아무리 연극 치곤 큰 무대였다 하더라도 누가 요즘 그런 식으로 연기하나요? 그리고 그렇게 올드한 느낌으로 가려고 전체적으로 글케 가던지... 어떤 씬들은 엄청 감각적으로 연출해놓고 대부분은 다 쌍팔년도스러움. (이 정도로 비판하는 거... 솔직히 좀 죄스러운 느낌이다. 아무것도 아닌 내 시각이 잘못된 걸 수도 있으니까.) 특히 연기. 아. 정말 내 취향은 아니었다.
스토리. 어느 정도의 강의(?)는 예상했지만... 중간에 잤음. 우리 대학교 강의실에 앉아 있는 거 아니잖아요. 예전에 모든 이야기에는 '그럴듯함'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딱 까놓고 가장 말이 안 되는 거... 할머니 죽기 전에 아빠한테 말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 영상 찍을 정신이 있으면 아빠한테 달려가는 게 정상이지. 영상 편지 찍고, 묘소 가서 꽃 올려놓을 시간에 아버지한테 달려가야 하는 거 아니야? 아놔,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다. 그리고 영상 보면서 쓰러지며 외치는 "어머니!!!!". 그게 끝. 그게 마지막 씬. 도대체 이 연극 뭐야?
위안부라는 소재를 망각하고 있는 이들에게 전달하는 건 좋다. 나 역시 그래서 이 연극을 선택했다. 하지만 연극이란 장르를 선택한 이상 정보전달의 목적으로만 끝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스토리상, 혹은 소재 중 이 직품에서 마음에 들었던 딱 하나. 그 완장을 차고 지원을 선동하고 다닌 여성 학도. 솔직히 나 역시 그들의 인생에 대해서는 크게,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물론 이 작품에서도 반전 아닌 반전으로 깊이 없이 스쳐지나가지만. 이 부분을 더 파고들어가도 좋았을 텐데. 끌려온 애기 엄마를 그 여성 학도가 탈출을 도와줬다는 부분이나 그들의 자살, 죄책감 등. 조금만 더 긴밀하게 영결해줬더라면 좀더 이야기가 풍부해졌을 텐데.
소재만 '믿고'(라는 표현은 좀 적절하진 않지만) 사람의 마음을 너무 쉽게 얻으려 한 것 같다. '공연'으로만 본다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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