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다운 받았으나 보지 못한 영화였다.
하지만 얼마전 다녀 온 서점에서 <애도하는 사람>이란 책의 저자 소개를 읽고 이 영화가 급 보고 싶어졌다.
아마도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뭔가를 잃어가고 있는 한 소녀.
마치 지금의 나처럼...
그 소녀는 요리를 하다 팔목에 상처를 내고 사람들로부터 자해를 한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다. 그리고 올라갔던 병원 옥상에서 한 소년을 만나게 된다.
맨발로 학교를 가거나 음식 쓰레기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거나 눈을 가리고 생활을 해 계단에서 떨어져 자신을 상처입히는 한 소년.
그 소년은 소녀가 서 있던 병원 난간에 붕대를 매어준다. 그저 난간에 붕대가 감긴 것뿐인데 소녀는 위로를 받고 자신의 친구의 실연을 같은 방법으로 위로 해준다.

그 후 어찌저찌하여 붕대클럽이 만들어지고 그들은 홈페이지를 만들어 사연을 받아 그 장소에 붕대를 감기 시작한다.
영화 속 대사처럼 고작 붕대 하나로 세계가 바뀌어 버린 사람들...
붕대클럽의 멤버들은 그렇게 타인을 위로하며,때론 위선자라는 비난을 받으며 그렇게 숨겨왔던 자신의 상처도 치유해 나간다.
청춘물로 적절한 사랑과 우정, 성장 이야기가 좋았다.

그리고 때로는 악인이 아니어도 전혀 나쁘지 않아도 타인의 행복과 웃음이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있다는 거.... 너무나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괜찮은 듯 보여도 마음 속으로 곪아가는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
만날 웃고 있으니까 괜찮은 것처럼 보여도 주저 앉아 울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거....
훗..이렇게 얘기하니 꽤나 문제 있는 사람처럼느껴지네.

기행을 보여주던 소년이 텐트에 들어가 그 안에서 폭죽을 터트린다. 그는 말한다.
과연 타인의 상처와 아픔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잠을 자는 중에 폭격을 맞은 아이를 이해하고 싶다고..쓰레기 더미 옆에서 살아야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싶다고..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기 위해, 혹 아직 벗어나지 못한 자신의 상처로부터 도망친 스스로를 벌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해 아닌 자해를 하는 그 소년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