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리우드 영화보다 한국 영화가 좋다. 그냥 옛날부터 그랬다. 꽤나 영화를 챙겨보지 못한 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보고 싶은 영화 List만 한가득 적어놓고, 어떠한 것에도 밑줄을 긋지 못했다. 그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던 영화 중 하나 바로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이었다.

 

사실 김명민과 한지민, 그리고 오달수라는 배우 때문에 보고 싶은 영화였다. 추석을 맞이해 집에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봤다. (그런데 그날 밤인가 그 다음 날 밤인가, 추석 특선 영화로 해줬다. 조금 허무하고 허망한 느낌) 솔직히 그냥 재미있었다. 오락 영화로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김명민에게 그렇게 익살스럽고 능글맞은 역할이 잘 어울릴 수 있구나 조금은 놀라웠다. 어떤 역도 소화해낼 수 있는 사람인 것만 같았다.

그리고 한지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한 명이다. 이번 영화를 홍보하면 섹시한 모습을 포인트로 잡았었는데, . 한지민은 아무리 가슴골이 깊게 패여도 청순한 게 어울리는 것 같다. , 연기를 못한다거나 그런 의미가 아니라(사실 팬이라고 말하고 이런 얘기 하는 게 조금 그렇기는 하지만 아직 내공이 부족하긴 한다. 좀더 연기에 깊이가 있어질 필요는 있다. 잘하기는 잘하는데, 분명히 모범생이자 우등생인데 한계점을 넘지 못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냥 아직은 원래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오달수. . 이 분은 정말 존재 자체로 빛이 난다. 너무 극찬하는 느낌이 있지만 정말 그냥 자연스럽게 극에 흘러 드는 느낌. 세 명의 배우의 삼박자가 고루 맞아 떨어진 것 같아 좋았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뭐 탐정물 같이 사건을 파헤치는 부분인데, 임팩트는 그리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흠잡을 게 없다. (이건 칭찬인지 욕인지 잘은 모르겠다.) 다만 종교적인 부분들이 중요한 내용을 차지하고 있었음에도 잘 녹아 드는 것 같지 않았고, 객주와 부인의 관계를 관객이 너무 빨리 눈치챈다는 것. 뭐 살짝 아쉬움으로 꼽자면 이 정도인 듯 싶지만 전체적으로는 무난하게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뭐 굳이 다시 몇 번을 반복해서 볼만큼은 아니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그냥 생각 없이 보고 있을 수 있는 그런 영화. 하지만 타임 킬링 용보다는 괜찮은 그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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