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 곳에,
이미 써내려간 이 시를,
오늘 다시 되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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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눈 밭에서

서정주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폭으은히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낮이 붉은 처녀아이들고 깃들이어 오는 소리


울고
웃고
수구리고
새파라니 얼어서
운명들이 모두 다 안기어 드는 소리

큰놈에겐 큰눈물 자죽
작은놈에겐 작은 웃음 흔적
큰이애기 작은이애기들이
오부록이 도란그리며 안기어 오는 소리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속에서는
산도 산도 청산도 안기어 드는 소리


::
이 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청춘>이라는 영화때문이다.
처음에는 조금 야했다는 이유로 언급하기가 조금 부끄러웠지만,(내 입으로 내가 말하긴 뭐하지만 진짜 순진했었다ㅋㅋㅋ) 말하지 않고 못 배길 정도로 참 좋은 영화다.
단순히 그들이 겪은 고민과 아픔은 그들의 나레이션처럼 섹스만의 문제였을까.
사랑, 젊음, 아픔, 방황, 고민. 잘 모르겠다.
그러나 모든 모르겠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괜찮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내게,
그래서 너무 큰 의미가 있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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