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게 봤고, 생각할 것은 많았으나,
역시 영화는 이성보다는 감성을 자극해야 하나보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니 말이다.



- 2007.01.14 18:50 에 작성한 글



블러드 다이아몬드
솔직한 심정으로 별 관심이 없는 영화였다.
헐리우드의 상업주의 영화, 그리고 영웅주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얼핏 봤을 때,
또 디카프리오가 세계를 구하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친구가 교수님께서 <블러드 다이아몬드>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는데,
그 영화의 원작일지는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했고,
조금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네티즌의 영화평이 너무나 좋아서,
알바생이 아닌가 하는 의심과 함께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를 보고 진이 빠져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이 영화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 빌어먹을 세상이라고...
그런 이 영화의 외침이 좋았다.
아주 극적인 픽션의 상황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너무나 리얼리틱하게 살려놓았다.
 
1999년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다이아몬드가 이러한 잔혹한 전쟁을 부추겼음을 고발하고 있다.
지금 누군가의 손에 끼어져 있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그들의 피로 인해 만들어진 것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제3세계의 내전과 분쟁 문제 뿐 아니라,
거대 기업(혹은 국가)의 자본주의,
그리고 소년병의 문제와
군인으로서의 자세와
저널리스트의 신념까지...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지만,
그 이야기 하나 하나가 가슴에 다가왔다.
특히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나로써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아프리카 내전 지역을 돌아다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찾지 못한채,
울부짖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 사람들이 많일 읽을만한
기사를 써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그녀.
그녀의 마음이 많이 너무나 잘 느껴져서..
나도 슬펐다.
그리고 그녀의 용기가 너무나 부러웠다.
왜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하냐는 질문에
"라떼를 마시며 이자율을 계산하는게 싫어서요."
라고 대답하던 그녀.
나도 한때는 그녀와 같은 열정이 있었는데,
그런데 지금의 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이자율을 계산하고,
다이아몬드를 꿈꾼다.
그런 내가 견딜 수 없어서,
슬플 수밖에 없었던 영화였다.
 
살짝 가미되었던 여기자와 디카프리오의 사랑이야기는
그리 강하지 않아서 좋았다.
서로를 이해하게 된 그 장면에서 키스신이 나왔더라면
이 영화에 조금 실망했을 것 같은데..
키스신이 나오지 않아서 좋았다.
반면
반군에게 잡혀서 소년병이 된 아들을 만나게 된 아버지.
그 아버지를 부정하는 아들.
어른들의 연기에 묻혀버린 아들로 인해 충격과 슬픔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부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임팩트가 약해 아쉬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흑인인 디몬하운스가 주목받음으로서
조금 백인 우월주의에서는 벗어난 점은 좋았다고 본다.
 
여러모로 생각할 게 많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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