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오지 않는다.
느낌이 오지 않는 것을 보니,
안 될 수도 있겠다.
안 되면, 안 되면,
이 길은 그냥 접으면 되는 거지.

잘 모르겠다.
지금 내 인생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인지.

인생이라는 게 참 재밌는 게,
졸업 후 뭘 해야할지 막막했다.
언론고시를 준비하려 했지만,
나는 그만큼의 노력을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도 자신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최선의 노력을 했을 때도,
실패를 맛보게 될까봐.
겁이 났던 것 같다.
실패하기 전에, 도전하지 말자.

비.겁.자.의.변.명.

졸업과 더불어
모 회사의 영업지원 부분에 지원을 하면서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함께 제출했다.
희망 직업란에는 기자-연출가-연출가.
라고 적혀 있었다.
풋. 하고 웃음이 났다.
이런 내가 '영업지원'?
그리고 나는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슬프지는 않았다.
내게 어울리지 않는 자리라는 것을 알았으니까.

언론고시를 다시 준비하고 싶어,
그냥 아르바이트 삼아 일을 할 만한 곳을 알아보았고,
6개월 계약으로 일을 시작했다.
일을 하면서, 언론고시를 준비하자 했는데,
역시나 나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일을 시작하고 며칠 후,
영업지원을 했던 회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불합격 통보 이후 한달만에,
그것도 홍보팀에 티오가 났다면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나는 고민 없이 거절을 했다.
첨부터 그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는 생각에.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만약, 그때 그 면접을 승낙했더라면.
아마도 나는 다른 길을 걷고 있었을까?

엄마가 예전에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내가 연극영화과를 지원하고 싶어할 때,
그것을 반대하는 아빠에게,
내가 연극영화과에 지원조차 안해서,
다른 삶을 살아가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다시 연극을 하던,
연극영화과에 가서 처절한 실패나 힘듬을 겪어본 후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도,
어차피 그 시간은 똑같은 것이 아니냐고.

결국 연극영화과는 입시 실패로 불합격했지만,
여전히 그 변두리에서 서성이고 있는 나.

문득 문득 엄마의 그 말이 떠올린다.
실패가 되었던, 성공이 되었던
마음 속에 있는 무엇인가의 길은
걸어보아야 한다고.

4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는 백수생활.
1개월은 하고자 하는 일이 있어, 목표 있는 시간을 보냈고,
2개월 째는 생각없이 놀았고,
3개월 째부터 생각이 많아졌다.

선택은 어렵다.
그리고 선택을 받는 것도 어렵다.

나는 내일이면,
뭔가를 선택해야 한다.

내일 이후에는,
아무 것도 뒤돌아 보지 말자.

그냥,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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