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큐브에서 상영했을 때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결국 어둠의 경로를 통해!!!

<소라닌>을 보고 싶었던 이유는 굉장히 단순하다.
우선 음악 영화가 좋다!
게다가 키리타니 켄타가 나오는 것!

키리타니 켄타!
솔직히 아직도 이름을 외우지는 못했다.
그저 내게는 <루키즈>의 히랏치가 더 편하니까!
<루키즈> 멤버들이 나오는 방송을 많이 봤는데 너무 웃기고 재밌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외모는 아니지만 그 감각에 조금 구미가 땡겼다고 해야 할까.

게다가 여 주인공이 미야자키 아오이!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물론 일본에서도) 유명한 배우인데 나에게는 서서히 정이 들어 버린 케이스다.
아마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때문에 유명해진 게 아닌가 싶은데 난 불행히도 저 영화가 좋지 않았다.
너무 뻔한 일본의 멜로영화의 느낌이랄까.
아니, 한국과 일본을 떠나서 죽음이나 병과 관련된 멜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역시나 <루키즈>에 나온 타카오카 소우스케의 아내라는 사실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물론 가면 부부니 하는 것들로 시끄럽기도 하지만 내가 그네들의 사생활까지 궁금한 건 아니니까)

그렇게 관심을 갖고 보니 이미 봤었던 영화에 꽤나 많이 좋은 느낌으로 출연을 했었던 것이다.
정말 좋아하는 <소년 메리켄사쿠>에서도 나왔고, 코이데 케이스케때문에 본 <첫사랑>이란 영화에서도 괜찮은 느낌이었다. 최근에 본 <좋아해>에서도 예뻤다. 볼수록 매력적인 스타일인 듯 싶다.

이번에 <소라닌>을 보면서도 미야자키 아오이... 반짝반짝 빛난다는 생각이!

<소라닌>에 대한 서두가 쓸데 없이 길었다.
영화를 보면서 우선 뻔한 청춘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뻔해서 나쁘거나 그런 게 아니라 뻔해서 더 가슴이 아프고 먹먹한!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을 하며 살던 메이코가 사표를 낸다. 메이코의 동거남이자 대학교 때 음악서클에서 만난 타네다는 프리터로 살면서 자신들만 즐기는 밴드를 한다.

사표를 내고 백수 3개월 차... 메이코짱이 나와 같이 느껴지고 음악을 하고 싶지만 실력이 없다는 것을 들켜버릴까봐 스튜디오에서 연주하는 것만으로 만족해 버리는 타네다가 연극을 하고 싶지만, 글을 쓰고 싶지만 비루하고 남루한 실력이 들통날까봐 시작조차 하지 않는 나와 같아 보여서 가슴이 막막해진다.

타네다는 메이코짱에게 자극을 받아 데모테이프를 만드러 돌린다. 그게 잘 안 돼면 음악을 그만 두겠다고. 메이저 회사에서의 연락. 그라비아 아이돌을 이티스트로 이미지화 시키기 위해 함께 밴드를 할 생각이 없냐는 제안이었다.

그곳에서 타네다는 고등학교 때 자신의 우상이었던 뮤지션을 만난다. 음악 회사의 직원이 되어 있는 그를 보면서 또 <꿈의 캘리포니아>에서 나왔던 대사가 생각났다.

"인생이란 매일 뭔가를 포기해가는 것이다."

꿈의 언저리에 살아가야 하는 사람의 아픔과 고통.
현실이라는 한 마디로 그냥 정의 되어도 괜찮은 것일까.
못된 년처럼 나는 그들의 실패를 빌었다.
그들이 아버지의 약국을 물려받지 않고, 음악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뮤지션이 된다면 그건 환상일 것만 같아서...나는 속으로 빌었다. 실패해줘.

우습게도 이 영화는 성장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환상과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청춘 영화이자 성장 영화로 여겼던 <소라닌>이 타네다의 죽음과 함께 멜로 영화가 되어 버렸다. (물론 첨부터 멜로가 하나도 없진 않았지만. 아니 어쩌면 내가 이 영화를 성장이라는 틀 안에서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지만) 그의 드라마틱한 죽음과 함께 이 영화는 장르를 탈바꿈한다.

죽은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남겨진 사람들로. (아, 친구들의 에피소드도 있었으니까 그냥 멜로로 치부해 버리기엔 좀 그렇나?)

마지막 죽은 이를 추억하며 노래를 부르던 메이코짱의 모습과 타네다가 죽기 전, 타네다의 마음 속에 들려오는 "행복하니? 정말?"이라는 질문과 그의 눈물이 잊혀지지 않는다.

솔직히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다.
이 영화를 보며 <붕대 클럽>이 많이 생각 났다.
물론 장르와 취향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붕대 클럽>처럼 성장에 좀더 초점을 맞춰더라면...

근데 그랬더라면 그들의 결론은 뭐가 되었을까.
만약 타네다가 죽지 않았더라면,
그랬더라면.

그래서 난 이 뻔한 청춘의 방황과 뻔한 죽음이 뻔하지 않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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