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일시: 2009년 4월 12일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유디트 1>


구스타프 클림트!
내가 이 사람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04년의 어느날이었다.

미술의 '미'자에도 관심이 없던 내게,
어느날 룸메이트가 던진 질문 하나!

"구스타프 클림트 알아? 프리다 칼로나 에곤 쉴레는?"

친구는 단지 자신들이 좋아하는 화가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뿐이겠지만,
나는 이상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도서관에 가서 구스타프 클림트에 대한 모든 책을 다 찾아 읽게 되었다.
그의 그림들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친구로 인한 시작이었기 때문에 나는 아직까지도 내가 클림트를 진심으로 좋아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은 언제나 나를 떨리게 한다.

2008년 겨울 친구들과 함께 했던 유럽 여행.
오스트리아 빈의 겨울이 춥지 않게 느껴졌던 이유는 클림트의 그림때문이었다. 
벨베데르의 키스는 정말 잊지 못할 작품이었다.
기대 이상의 작품.
인쇄된 그림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빛남이 그의 작품에 있었다.

한국에 클림트전이 열린다고 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대표작이 오지 않는 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미 본 적이 있는 <유디트 1>의 경우에는
처음에 본 당시에도 큰 감흥이 없었고,
때문에 이번 전시회에서도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역시나.
가기를 잘했다.
평상시 내가 좋아했던 작품들을 만나볼 수는 없었지만,
그 작품들의 습작 드로잉을 볼 수 있었던 것도 하나의 수확!

또한 빈 분리파 전당(Secession)에서 넋을 놓고 감상했던
<베토벤 프리즈>에 대해서 좀더 알게 된 것도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순간 원작인 줄 알고, 내가 다시 이것을 보게되었다니, 라는 마음에 감동할 뻔 하다가,
전시를 위한 복원작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더욱 더 오스트리아 빈의 Secession에서 홀로 앉아 
3면의 벽화를 바라보고 있던 그 겨울,
내가, 그 시간이, 그 공간이, 무척이나 그리워졌다. 

<좋았던 작품 BEST 3!>

1. 아기(요람) Baby(Cradle)


2. 은물고기(물의 요정)



3. 캄머성 공원의 산책로



감독 미타니 코키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사토 코이치



개봉 당시 보고 싶은 영화였다.
하지만 때를 놓치고 뒤늦게 보게 되었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잠깐 맛을 보았는데,
뭔가 약간은 어설프고 유치할 것 같은 느낌이 살짝 들었다.

그래서 큰 기대없이 봤는데
대어를 낚고야 말았다.

바로 미타니 코키라는 인물.
이 영화의 작가이자 연출자이다.

영화는 철저하게 이야기로 승부를 한다.
이야기로 웃기고, 이야기로 울리는 영화.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 영화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발생하는 해프닝들이
가벼움 대신, 진심을 만나게 해준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면
꿈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장진 감독님이 생각났다.
인물하며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방법에서
웬지 모를 장진 감독님의 향기가 느껴졌달까?

영화를 보고 난 후,
찾아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장진 감독님과
미타니 코키를 비교해놓은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두 명 모두
연극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로,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질이 농후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후 본 미타니 코키의 작품에서 발견했듯이,
한 번 쓴 배우들을 지속적으로 등장시킨다는 것!
마치 한국의 장진 사단처럼 말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진 감독님.
그리고 그와 비슷한 느낌의 일본 감독.
두 명을 통해서
내가 어떤 종류의 영화에 반응하는지 알게 되었다.

이야기가 주축이 되는 영화. 
나는 이야기에 울고 웃는 영화가 좋다. 
영화적 문법에 충실하지 않아도,
진심이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삶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그런 영화가 좋다. 




지금은 이럴 시기가 아니라고 말하다,
무엇인가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시기라는 것은 필요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머리 속으로만 생각하고,
그게 다라는 여기는 짓은 이제 집어치워.

솔직해지고 싶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외로우면 처절하게 외롭다고 몸부림치고,
죽을 것 같으면 살려달라고 소리 소리를 지르고 싶다.

그렇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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