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인극이 참 매력적인 것 같다.
여기 저기서 주워듣기는 했지만 솔직히 관심이 그리 크지는 않았던 <트레이스 유>.
남자 둘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뿐...
사실...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오히려... 조금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대학로나 공연 시장에서 잘 생긴 남자 배우 위주의 작품들이 늘어나는 추세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근데... 그래도 보고 싶긴 했었나보다.
우연히 아주 갑작스럽게 이 공연을 볼 기회가 생겼다.
조금 무리를 해야 하는 타이밍이었는데.... 앞뒤 안 가리고 미친듯이 극장으로 달려갔다.
궁금하긴 궁금했었다.
그렇게 보게 된 트레이스 유.
미친 듯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내가 본 페어는 이율과 이창용.
이율은 <로맨스 로맨스> <키사라기 미키짱>, 영화 <페이스 메이커>에서 봐서 조금 낯이 익은 배우였고...
이창용은...... 공연을 보고 난 후..... 아... 내가 봤던 사람이 이창용이라는 배우였구나...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조금 내 시선을 끈 사람은 이창용 배우.
아- 멋있으셨다.
이율 배우는 그냥 멋있는데...
구본하라는 캐릭터 자체가 너무 강하다 보니까... 혹은 두 사람 중에 좀더 이목을 집중 시킬 만한 캐릭터다 보니까....
오히려 나를 사로잡지 못했다고 해야 할까.
배우의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 상으로.
이창용 배우가 맡은 우빈이라는 배역이... 참 좋았다.
그냥 그림자 같아서......
나는 왜 이렇게 마이너한 것에 끌리는 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창용 배우의 보이스도 좀더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었고.
이야기는... 솔직히 말해서... 콘서트 형식이다 보니까...
처음에는 그냥 무대를 즐기는 수준이었지....
스토리에서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스포라고 해야할지 어떨 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너무 쉽게 눈치 챌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 두 사람이 놓여 있는 배경이나 사건에 대한 부분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또 2인극의 매력을 느꼈다.
단 두 명의 배우로 이런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런 무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솔직히 부러웠다.
나는.. 나라면... 단 두 명의 사람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내내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페어들로도... 보고 싶은...
그런 공연이었다.
아!!! 그리고 커튼콜은 완전 콘서트 분위기.
나같이 음치에 박치에 막귀인 아이도.... 그 열광적인 분위기에.... 노래를 따라부르게 된다.
다만.. 내 옆에와 앞에 앉은 남자와 중년 관객들은...
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듯.
여자 팬들만 열광하는 그 분위기가...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모든 공연이 모든 연령대와 성별에게 사랑 받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모두가 즐길 수 있다면 더 좋을텐데.....
뭐. 그런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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