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고 포기하다, 남는 그 하나가
나의 길이 되겠지.
간절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아니,
능력이 없었기 때문일까.
일말의 희망은 또 그렇게 아픔이 되었다.
떨어져도 괜찮을 줄 알았다.
포기해도 괜찮을 줄 알았다.
어차피 그 길은,
나의 모든 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길이 아니었다.
그 길을 걸으면,
내가 어떤 부분에서 아파할 지,
힘들어 할지 알고 있었다.
훗.
자기 합리화일 뿐.
결국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게 아니라
선택받지 못했을 뿐이면서,
간절하지 않았다는 그럴싸함으로 포장하려 드는,
비겁하고 또 비겁한 나.
나를 선택해 준다면,
그 길을 걷고 싶었다.
그 길 앞에 서 있는 나를,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줬다.
"네가 원하던 일이니까"
라는 이 아홉 글자로.
엄마도, 벗도, 지인도.
그래서 감사했다.
그 길을 걸을 내가 응원받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하지만 난 선택받지 못했고,
그 길을 걸을 수 없게되었다.
오빠에게 말했다.
"떨어졌다."고.
오빠가 말했다.
"수고했다."고.
그 "수고했다"는 말이,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위안이 되었다.
사실,
떨어져도 괜찮을 줄 알았던 것에 비하면,
가슴이 아팠고,
가슴이 아플 거라고 생각했던 것에 비하면,
괜찮았다.
하지만 결국은 난 괜찮고도 아팠다.
그 아팠던 게,
오빠의 말에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중요한 건,
내가 걷지 못한 길이 아니다.
앞으로 걸어나가야 할 길이다.
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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