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일까? 아마 2008년부터 2009년 2월까지 방영했던 <스타의 연인> 이후 약 1년 만인가보다.
아니, 중간에 드라마 <스타일>이 어설프게 끼어있기는 하다.
한 회도 안 빼놓고 봤던 드라마가.
하지만 <스타의 연인>도, <스타일>도 내 인생의 드라마는 아니었다. (특히 <스타일>은 더욱더)
그렇게 드라마에 한참 목말라 하고 있는데,
요즘 홍수처럼 눈길을 끄는 드라마들이 쏟아져 내렸다.
<공부의 신> <파스타> <추노>.

1,2회를 할때까지만 해도 1위가 <파스타>, 2위가 <공부의 신>, 3위가 <추노>였다.
<파스타>에서는 이선균의 버럭 연기가 참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이선균의 발음도 알 수 없는 버럭 연기를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내가 이선균을 좋아하긴 하는 구나.
<외과의사 봉달희>(?)를 보진 않아 큰 관심은 없었지만 버럭 범수라는 캐릭터와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라는 캐릭터 앞에서
이선균의 캐릭터는...뭐랄까 식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게 식상이 아닌, 귀여움으로 다가왔으니 말이다.

이선균의 엄청난 열혈팬으로 그의 작품을 모두 찾아보거나 그런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냥 나는 이선균이 좋았었다.
그리고 공효진은 더욱더 좋았다. 공효진은 어디에서도 마음에 들지 않은 캐릭터가 없었다.
<내 멋대로 해라>의 미래도, <화려한 시절>의....흠. 캐릭터 이름은 모르겠다.
<상두야 학교가자>에서도...
아마 공효진이 나온 드라마 중 안 본 것은 <고맙습니다>뿐이었나보다.
(그것도 아예 안 본건 아니지만)
이선균과 공효진의 조합이 꽤나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의 신>은 그냥, 역시 재밌구나 라는 느낌.
유승호와 현우(?)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현우의 웃음은 생각치도 못한 보물과 같았다.
<드래곤 사쿠라>를 재미있게 본 내게, 아베 히로시를 좋아하는 내게,
위험할 수도 있는 드라마였으나, 일본 드라마를 답습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김수로도 아베 히로시만큼이나 잘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고,
특히 배두나는 역시나.
내가 공효진과 비슷한 수준으로 좋아하는 배우기에 더더욱 좋았다.

<추노>의 경우, 일단 화면발이 죽인다.
정말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착각.
그리고 장혁때문에 또 한번 놀랐다.
나는 장혁이 그러게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런데 얼마전 우연히 보게 된 <팬트하우스 코끼리>.
손목이 잘린 장면이었던가?
그 연기가 꽤나 인상깊게 다가왔다.
그 후 보게 되서 그런가, 장혁의 연기력이 남다르게 보였다.
특히 순진한 도련님일때와 추노꾼일때 그 간극.
물 흐르듯 넘어가는 그의 연기에, 물이 올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과도한 슬로우 모션, 스톱 모션.
영화 <300>에 나올 듯한 OST.
솔직히 조금 부담스러웠다.
내가 사극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고.

하지만 3,4회를 보고 나서.
조금 순서가 바뀌었다.
<파스타>는 과도한 갈등 조장으로 인해 2위로 떨어졌으며, 귀여움으로 중무장한 <공부의 신>이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여전히 <추노>는 3위.

하지만 5,6회!
이제 순위는 불변! <파스타> 1위, <추노> 2위, <공부의 신> 3위!!!!!!!!!

특히 <파스타>의 경우!
미칠 것 같다. 세간에서는 <파스타>가 남녀불평등을 조장한다느니 어쩠다느니 말이 많지만,
나는 그저 이 드라마를 'LOVE'!
오로지 사랑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여자 요리사의 성공?
이 따윈 개나 줘버리라고 해.
이 드라마는 콩쥐 스토리도, 신데렐라 스토리도 아니다.

그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다.
철저하게.
나는 그 점에서 이 드라마가 너무나 재미있다.

사랑에 상처 받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다시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
그 관점에서 봤을 때 이 드라마가 매력적인 이유는,
자신의 마음을 속이거나, 감추지 않는다.
거짓말을 하지도 않는다.

자신도 모르게 현욱의 뺨에 뽀뽀를 해버린 유경.
자신의 주방에 사랑은 없다는 현욱에게 유경은 짝사랑도 안 되냐며 되 묻는다.
이런 솔직함.
좋다한다는 것에 속 앓이를 하지 않고,
내가 저 사람에 비해 부족하다고 좌절하거나, 우린 어차피 안돼.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접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
그 매력.

현욱도 그렇다.
1회,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있고, 그런 그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여자들.
처음 만난 유경에게 대쉬하는 모습.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바람둥이 처럼 비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현욱은 처음부터 유경에게 마음이 끌렸을 것이다.

횡단보도에서 바닥에 떨어져버린 금붕어를 어쩌지 못해 바라보고 있는,
유경의 그 모습에,
바로 필이 퐉~~~ 꽂혔을지도.

누구보다 사랑에 목숨거는 남자.
그래서 쉽게 사랑에 받은 상처를 치유할 수 없는 남자.

지금 현욱은 유경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유경의 뽀뽀를 기억하며 침을 꿀꺽 삼키 듯,
"내가 언제 싫대"라고 외치듯,
그저 좋다라는 말을 하지 않을 뿐.
상처 받기 싫어서.

나는 이 두 남녀의 사랑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어서,
참 해피한 월요일, 화요일이다.
웅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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