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하도 비판에 비판을 해서,

얼마나 별로이길래 그런가 궁금해서 보게 된 영화.

사실 정지우 감독님의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기에...

라고 말하고 검색해보니 <은교> <이끼> <모던보이>... 다 영화관에서 보았다.

 

각설하고, 크게 감독님에 대한 호불호는 없고

김고은이라는 배우는 꽤 좋아하고,

정해인이라는 배우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고.

 

영화를 봐야 친구 말에 호응을 하던 반박을 하던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선택을 했는데,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멜로병 환자인 나에게는 꽤나 설레는 이야기 였다.

현우(정해인)의 전사, 현우와 수미(김고은)의 진도 나감, 수미 출판사 사장의 역할 등

조금 걸리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언제나 우연을 꿈꾸고, 변하지 않는 사랑을 로망으로 간직한 나에게는

그래도 울림이 많은 영화였다.

현우와 같은 특별한 전사가 꼭 필요했나 싶지만

수미의 삶도 평탄치만은 않지만

수미의 입에서 나오는 '후지다'라는 서술어에 그토록 눈물이 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굉장히 작은 부분이었지만,

수미의 대학교 친구와 취업 때문에 상담을 받고, '안정'이라 말한 '안전'을 택한 수미와

불안정을 택한 친구의 삶의 궤적이 눈에 밟혔고,

은자(김국희) 딸의 대사가 모든 관계의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고,

나쁜 놈인 줄 알았고 나쁜 놈이었던 현우 친구가 주저앉아 펑펑 우는 장면이 참 아팠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랑을 놓치다>와 <건축학 개론>이 생각났고,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가 생각났다

 

아, 영화의 제목이나 영화 속 OST들이 수단이나 분위기로만 사용된 것 같은 느낌도

살짝 아쉬운 지점.

물론 그 음악 때문에 풋- 하고 웃어버린 순간도

가슴 뭉클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장점이었던 건가?

 

여하튼, 조금은 설레기도 했고

조금은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그리고 황당하게 후지지 않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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