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이다.
이렇게 감정이 북받쳐오르는 일.
어쩜 안주 없이, 말동무 없이 혼자 비운 소주 반병때문일지도 모르고,
너무나 슬펐던 신의 선물 때문일지도 모르고.
모르고, 모르고.
하지만 나는 안다.
결국은 지쳐가고 있었던 거라고.
1년 반 전.
사람들이 걱정했다.
그러다 지쳐버릴까봐 걱정이라고.
콧방귀를 껴줬다.
비웃어줬다.

난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지치지 않아.

오만한 생각이었다.
아픔과 고통과 감정에 무감각하다는 건 어떤 것일까.
무통증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픔에 무디고, 괜찮다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큰 병에 더 잘 걸리는 것처럼

나는 위험하다.

드라마를 보다 울음이 목에 걸렸다.
오늘은 저녁 때부터 계속 울음이 목에 걸려있었으니 따지고 보면 그리 새롭거나 특별한 일도 아니었다.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어졌고... 엄마에게 외치고 싶었다.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고.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엄마에게 할 수 없는 말들을 메모장에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채 두 줄을 넘기지 못하고 울음이 터져나왔다.
눈물이 너무 흘러 적는 걸 이어나가지 못했다.
아기가 처음 세상에 태어나 울어대는 울음 같은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눈물 때문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숨이 꺽-꺽- 넘어갈 정도의 눈물이었다.

그런데 너무 웃긴 건.
그렇게 울고 있는 날, 또 다른 내가 위로 한다.
아니, 의심한다.

진짜 우는 거니?
멈출 수 없는 눈물이야?

심호흡을 한다.
내가 나에게 말을 건다.


괜찮아. 괜찮아.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
무너지지 않아.
잘 할 수 있어.
잘 살아갈 수 있어.
괜찮아.
괜찮아.

눈물이 점점 멈춘다.
몇 십년간 내가 나에게 건 주문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우울보다는 밝음으로 날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눈물 속에서 날 진정 시키는 나의 이성과... 한번도 좌절하거나 절망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 나의 부모님.

그렇게 진정이 되는 듯 싶다가... 그런 나의 이성이 싫어진다.
실컷 우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나의 이성이... 내가 눈물을 보이는 걸 극도로 싫어한.. 아버지. 그래서 혼나면서도 눈물을 감춰야 했던 내가 떠오르며

왜, 난 펑펑 울지도 못하는 거야.

라는 생각에 조금은 화가 났다.

울고 싶을 때 우는 것,
눈물을 참아내는 것.

과연, 어떤 게 더 나은 걸까.

뭐가 더 나은지 결국 알 수는 없겠지.
중요한 건...
내가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터트리고.. 또 눈물을 조절한다 해도...

결국, 지금의 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난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기본적인 성향이 우울한 사람이 아닌 것에 감사한다. 지금의 난 꽤나 위험하니까.
나의 감정을 컨트롤 하는 유도리 따위 찾아볼 수 없는 이 이성의 힘이 무섭다. 안에서 곪아갈까봐.

그래서 난, 행동하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손을 잡아봐야 겠다.
그 누구건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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