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개와 인간에 관한 독특한 영화라고?
영화를 보는 내내 Never!!! 라고 얼마나 외쳐댔는지!
이 영화는 지극히도 인간에 관한 영화이다!
(영화 소개를 읽어보니 저 말도 맞긴 맞을 수 있겠다)

영화를 보는 내내 도대체 몇 번을 '미치겠네' '말도 안돼' '설마'라고 되뇌였는지...
영화를 보고 난 후 들려온 사람들의 목소리를 조금 수집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보고 있으려니까 힘들다."
"실험적인 영화야."
"무서워."
"정신과 의사들이 괜히 호러의 대상이 되는 게 아냐."
등등등.

대충 감이 오시는가?
첨엔 아이를 갖지 못하는 아내가 개를 입양하려 하면서 펼쳐지는 개와 인간간의 유대감에 관한 얘기인 줄알았다.
내가 너무 앞서서 이야기를 멋대로 예측해 버린 거지.
시작부터 내 예상은 엄청나게 빗나가기 시작했다.
일단 인트로.. 도압부 자체가 굉장히 흥미롭다.
개의 견체도라고 해야할까?
뭔가 개와 사람의 신체적인 부딪힘이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작된 본격적인 이야기.
개 한마리가 열심히 뛰어가 누군가에게 편지를 전해준다.
카메라는 개의 시선으로 움직인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저... 개의 시점에서 이야기되는 영화인거야? 흥미롭겠는 걸... 이라는 생각까지만!

아이를 갖지 못하는 아내는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며 불안해보인다.
남편은 아내를 매우 사랑하지만 어딘가 지쳐보인다.
그 모습을 보며 오늘은 하루 종일 정신병 타령이군 생각했다.
오전에 본 영화는 정신 분열증을 다루더니 이제는 편집증, 강박증, 조울증이야?

아무튼 영화는 아내가 전문가의 권유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러 가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남편은 결국 아내를 병원으로 보내버린 자신에 대한 자책으로 괴로워하며 다시 그녀를 찾고자 하지만 병원에서는 면회조차도 허락하지 않는다.

사족으로 얘기하자면 형부를 짝사랑하는 처제의 모습이 막장 보다는 웃음 포인트로 승화되었다는 게 좋았다.

병원에서 돌아 온 아내는 어딘가 이상해 져 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처럼...
솔직히 나는 개와 아내의 영혼이 뒤바뀐줄 알았다.
아내의 영혼이 들어간 개가 집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장면... 인공 눈물의 티가 너무 많이 나긴 했지만 그 발상 자체가 어찌나...
표현을 못하겠다. 초등학교 시절 개가 된 아이의 동화를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상황이 신선해 보이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눈 앞에서 영상으로 보니.. 아! 끔찍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 상상력이 지나치긴 했지만 나는 개의 영혼이 사람 몸에 들어가 일정한 교육을 받고 인간 행세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또 이 것은 나의 지나친 착각 이었으며.. 그것보다 더 잔인한 인간의 이기가 들어있었다.

영화는 참 많은 것을 말한다.
인간의 이기가 어디까지인지.
과연 의학, 혹은 과학의 진보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뭐 이렇게 까지 거창할. 필요는 없지만)
그리고 전문가 집단의 권력이 멀쩡항 사람을 정신병자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그 무서움 앞에 몸서리가 쳐졌고, (정말 아무렇지 않게, 심각하지 않게) 비극으로 끝나버린 결말 앞에 눈물이 흘렀다.

맨처음에도 말했지만 주 소재가 '개'이긴 하지만 이건 절대 '개'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지막으로 남자 주안공 아저씨...
반해버렸다!
솔직히 독일어이기 때문에 연기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판단하기엔 어려움이 따르지만,
그 표정하며 걸음걸이..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의사에게 자신의 아내를 돌려달라며 정말 사랑한다면 결점까지도 사랑해야한다고 울부짓듯 외치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 변신까지도...
난 이렇게 또 중년 아저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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