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집게로 집어서 분리수거를 좀 해줬으면 좋겠다.
그럼 내가 들어갈 곳은 어디일까?

재활용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아니면 섞어서 부패되는 것은 아닐까?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

오늘도 방 한구석에 가만히 앉아서 하루를 보내자니,
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H양과 오늘부터 도서관에 가기로 했는데,
10시에 만나기로 하고,
늦으면 벌금이란 말까지 내가 먼저 했는데,
눈을 떠보니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

제길.

불행 중 다행으로 H양에게 한 통의 문자가 와 있었다.
치아가 아파서 병원에 가야할 것 같다고.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난 또 오늘 하루를 방 구석에서 처박혀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견딜 수가 없어졌다.

무조건 밖으로 나왔다.
나쁘진 않다.
나쁘진 않다.
정말 나쁘진 않은걸까?

지쳐가는 자기 위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버릴 수 없는,
그래서 더 괴로운.
차라리 포기가 더 쉬울 거라고,
하지만 무엇이 포기인지조차 모르는
그런 상황 속에 나는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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