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
봄을 맞이하기도 전에 찾아온 여름.
여름을 맞이하기도 전에 찾아온 장마.

내 마음 속의 장마.

봄도 아닌, 여름도 아닌,
지금
이 계절에 찾는
겨울시.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괜, 찬, 타, ‥‥‥
수부룩이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래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괜찬타, ‥‥‥
폭으은히 내려오는 눈발속에서는
낯이 붉은 처녀아이들도 깃들이어 오는 소리. ‥‥‥

울고
웃고
수구리고
새파라니 얼어서
운명들이 모두 다 안끼어 드는 소리. ‥‥‥

큰놈에겐 큰눈물 자죽, 작은놈에겐 작은 웃음 흔적,
큰이얘기 작은이얘기들이 오부록이 도란그리며 안끼어 오는
소리. ‥‥‥

괜찬타, ‥‥‥
괜찬타, ‥‥‥
괜찬타, ‥‥‥
괜찬타, ‥‥‥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속에서는
산도 산도 청산도 안끼어 드는 소리. ‥‥‥

                                                           - 서정주 님의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이 시 조차도 위안이 되지 못하는 것을 보니,
나는 분명 괜찮지 않다.
어찌할까.
어찌할까.
어찌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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