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사람들이 <빈센조>가 재밌다고 했는데 나는 솔직히 너무 별로였다.

너무 과장되어 있고, 몇몇 장면은 세련되고 영상미도 좋았지만 전체적인 톤이.... 조금 뭐랄까.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랄까. 배우들의 연기도 부담스럽고.

남자 주인공이 이탈리아 마피아라는 특수성을 빼면 권선징악형 법정 드라마랑 뭐가 다를까 싶기도 하고.

물론 한국의 정계가 마피아와 다르지 않다라는 것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복수한다는 지점이... 작가의 전작인 <열혈사제>가 아니라면 신선했을 수도 있겠지만 요즘은 더 쎈 것들이 많다보니... "와" 싶을 정도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과장>이나 <신의 퀴즈>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생각보다 <시지프스>가 <닥터 후>에 빠졌던 나의 취향. 

이미 <서클>이나 <앨리스> 때문에 ‘오! 완전 신선해!’의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브라운관에서 이런 드라마를 볼 수 있다는 게 아직은 희소성이 있는 것 같고, 정말 작가들이 애를 쓰고 조사를 많이 한 게 느껴져서 좋았다. 

조승우가 비행기를 고치는 장면은 내 기준에서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 중간 조승우가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하여 위기에서 벗어나는 장면들도 내 기준에서는(주변에서 별로 재미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서 자꾸만 ‘내 기준에서는’이라는 말을 붙이게 된다) 작가의 노력이 보여서 좋았다. 

중간에 3회 정도에서는 재미가 살짝 반감되기는 하지만 4회는 또 진짜 추적극으로 정신 없이 몰아붙이는 구나 싶고. 

<빈센조>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톤이 일관성 있지는 않아서 살짝 아쉬운 감이 있지만, 그래도 확실히 <빈센조>보다는 재밌다. 

보면서 내가 조승우를 참 많이 좋아하구나 싶은 생각이. 

어디선가 살짝 박신혜의 액션이 아쉽다는 글을 본 것 같은데 (비교 만큼 나쁜 게 없지만) <앨리스> 1회에서의 김희선 액션을 생각하면 나는 참 괜찮았던 것 같다. 

스토리가 SF 공상과학이다 보니 살짝 따라가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긴 한데... 나는 만족이다. 

제발, 용두사미 되지 않고 끝까지 이 긴장감과 재미를 잘 유지해 갔으면 좋겠다. 

 


<괴물> 역시 사전 정보 하나 없이 시작했다. 

신하균의 드라마라니. 

사실 언제부터인가 신하균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무조건 챙겨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참 좋아하는 배우다. 

일단 분위기는 좀 어두운데, 괜찮다.

근데 4회를 한꺼번에 몰아봐서 그런지 중간부터 좀 지루해지는 느낌이랄까.

‘심리 추적 스릴러’라고 해서, 서로 의심하는 거까지는 좋은데... 이게 보다 보면 의심을 위한 의심이랄까.

특히 여진구가 맡은 역할인 한주원이 이동식(신하균)을 무조건 의심하고 몰아붙이다 보니까 이입이 잘 안 되고 대본이나 연출적으로도 이동식을 무조건 범인처럼 의심 가게 만들어 놓는 데에만 최선을 다하다 보니까 개연성도 없는 거 같고, 공감도 되지는 않는다는 거.

솔직히 말하자면, 신하균의 연기가 아니었더라면 이 드라마를 어떻게 풀어 갔을지 모르겠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신하균이나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어색하다고 하는데, 나는 굉장히 만족스럽다.

연기 구멍이 없고, 다들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전체적인 밸런스도 좋고, <빈센조>와 <시지프스>, <괴물>을 비교해 봤을 때 톤도 가장 일관성 있는 거 같다.

특히 신하균은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나 <게임>, 드라마 <브레인>이 많이 생각나서 너무 좋았다.

이게 이동식(신하균)이 진짜 범인일까, 아니면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추리하게 만드는 재미는 있는데 앞으로가 정말 중요할 것 같다.

계속 도돌이표 같은 느낌이 들면, 과연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은 4회까지 본 결과, 오락적으로는 <시지프스>가 가장 재미 있다. 

재미와 별개로 <괴물>도 아직은 흥미롭고. 

하지만 대중성은 <빈센조>가 아닐까 싶다. 가장 편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스토리와 연출. 흠. 하지만 내 취향이 <빈센조>가 아니라는 걸... 어찌 하겠는가. 

세 작품 모두 끝까지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한번 지켜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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