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 있음

 

‘선뜻’이 안 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어쩌다 <와일드 테일즈 : 참을 수 없는 순간>이라는 영화를 발견했다. 복수에 대한 ‘옴니버스 영화’였는데, 69회 영국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수상이나 관객평이 나를 사로잡았다. ‘골 때리는 영화’ ‘속이 시원하다’ ‘통쾌하다’ 등등... 그런데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다. 갈등을 싫어하는 내가 과연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다.

1. 웰컴 투 땅콩 항공

 

에피소드라고 하기에는 프롤로그 같은 개념이었던 단편. 작위적이긴 하지만, 이 영화가 어떤 방향성으로 가려고 했는지 잘 보여준다. 관객평 중 많은 이들이 좋아했던 에피였다. 나도 괜찮기는 했음.

 

2. 원수는 식당에서

 

식당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자살로 몰고 간 남자를 마주친 웨이트리스. 콘셉트는 좋았으나 마무리가 조금은 아쉬웠다. 단편의 단점이 그러한 거겠지.

 

3. 분노의 질주 18

 

이 에피소드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던 거 같은데... 뭐랄까. 한 사람의 분노가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놈들끼리 똑같은 짓을 한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하지만 두 번째 에피소드와는 다르게 결론이 참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이걸 공감할 수 있나?

 

4. 합법주차의 불법견인

 

(사실 이 에피소드를 보다가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딸의 생일 파티에 가야하는 폭발 전문 엔지니어가 케이크를 픽업하다 견인을 당한다. 불법 주차가 아니라고 아무리 외쳐봐도 소용이 없다. 이 일 때문에 남자는 아내에게 이혼당할 위기에 처하고, 해고 당한다. 남자의 선택은? 사실, 나는 온전히 남자의 편이 될 수 없었다. 일하는 사람들은 매뉴얼이라는 게 있는 거고, 누구의 잘잘못이라고 하기에는 어렵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컴플레인을 하는데, 견인 회사 및 주차국(?) 직원이라고 무슨 수가 있겠는가. 이래서 나는 을의 마인드인 거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 영화에 대한 흥미가 굉장히 떨어졌는데 확실히 결말은....‘아이러니’의 정점을 찍는 거 같다. 왜 많은 이들이 이 에피소드를 최고로 꼽았는지 알겠다.

 

5. 뺑소니의 최후

 

나는 어느 정도 드라마성이 있는 게 좋다. 아무리 옴니버스 형식이라고 할지라도. 뺑소니 사고를 친 부잣집 아들 때문에 벌어지는 일. 돈으로 자식의 죄를 뒤집어쓰게 만드는 거나 검사까지 돈으로 매수하고, 그 와중에 이 모든 일을 해결하는 변호사도 돈을 뜯어 먹으려고 하고. 돈으로 먹고 먹히는 관계. 어찌보면 굉장히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이 에피소드가 좋았는지 모르겠다. 결론 역시 훌륭했고.

 

6. 이판사판 결혼식

 

이 에피소드 때문에 이 영화를 봐야 하나 고민했었다. 결혼식에 관련된 참고 자료를 찾고 있었기 때문에. 결혼식 날, 신랑의 바람을 알게 된 여자. 게다가 그 여자가 하객으로 앉아 있는데.... 그 결말은? (지금 보고 있는 중이라.... 아직 결론은 모른다) 이 마지막 에피소드가 재밌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투 비 컨티뉴.

 

이 글을 쓸 때까지만 ‘선뜻’이 안 됐다고 했는데... 마지막까지 보고 있으니 그래도 안 본 것보다는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세상에는.... 참 잘 만든 영화가 많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