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공연 실황을 영상으로 찍어서 상영을 하는 형태의 NT 라이브였기에,

영화 쪽 카테고리인 시네마톡에 넣어야 하는 건지

공연 쪽 카테고리인 걸어보기에 넣어야 하는 건지.

가장 처음 이 작품을 접한 것이 영화이기도 하고,

국립극장에서 이 작품을 보고 왔지만 어쨌든 영상을 통한 관람이었기에 '시네마톡'을 선택했다.

 

원래도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명한 희곡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고,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몰랐지만)

2009년 배종옥 배우가 동숭아트센터에서 출연을 했을 때,

참으로 보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공연을 보지 못했고, 희곡도 읽지 못한 채

얼마전, 공부하고 있는 수업의 일환으로 1951년에 비비안 리와 말론브란도가 나온 영화로 먼저 이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우선 영화를 감상한 느낌을 적어보자면,

생각했던 것보다는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옛 영화는 지루할 거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어도 가슴으로 블랑쉬를 이해하기는 어려운 작품이었다.

그녀를 비난하지 않고 동정할 수는 있어도,

내가 정말 마음으로 그녀를 이해할 수 있을지는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그나마, 영화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그나마,라고 얘기하면 안되지만..)

영화의 가장 마지막 장면에 언니인 블랑쉬를 정신병원으로 보낸 동생 스텔라가

아기를 품에 안고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장면. 절대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아마도 이 장면은 희곡과는 다른 결말이라고 알고 있다)

가정 폭력을 비롯하여, 정신적인 문제, 트라우마, 계급, 섹슈얼 등 생각할 부분이 너무나 많았던 작품.

 

그 작품을 영국 영빅 버전으로 볼 수 있다니!

최근 수면의 질과 양이 엉망인 상태에서,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첫차를 타고 귀가까지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작품을 보려니.......하하하하.

 

사실 국립극장에서 하는 NT 라이브를 몇번이고 봐야겠다고는 생각해왔는데,

마음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았었다.

안그래도 볼 작품들이 많은데 굳이 라이브도 아니고 실황 영상을 봐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어찌되었던 간에 공연이라는 건 현장성과 라이브가 중요한 장르이니까.

여.하.튼.

처음으로 본 NT 라이브.

보면서 졸면서 보면서 졸면서 봐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약간 현대식으로 본다는 것도 좋았고,

여배우들에게는 블랑쉬라는 역할이 왜 워너비인지 알 것 같다.

연출적인 부분들은 참 좋았다는 느낌이지만,

영화처럼 디테일한 부분들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컨디션이 너무 안 좋고, 계속 잠에 휩싸여 있어서 인지도 모른다)

미치의 캐릭터도 영화보다는 별로였고,

블랑쉬의 트라우마 였던 음악 소리와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 지점도 뭐랄까

영화 만큼 임팩트가 강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희곡의 원래 마지막이 그렇지만 스텔라의 태도.

그냥 언니의 이름을 부르짖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

근데, 웃긴 건

영화를 보면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는데

이 실황 영상을 보면서는 왜이렇게 마지막 장면에 눈물이 나는 건지.

허망하게 의사의 팔을 잡고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전 항상 낯선 이들의 친절에 의지해 왔어요"라고 말하는 블랑쉬의 모습과

그런 언니를 보내버린 동생 스텔라의 울부짖음이...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그런 게 웃긴 것 같다.

영화에 비해서 나는 더욱더 이 작품을 공감하지 못했다.

블랑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스탠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스텔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눈에서 흐르던 눈물을

도대체 나는 뭐라고 해야 할까.

그런 작품.

그랬던 작품.

언제쯤 이 작품을 내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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