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 공부를 좀 하고 싶어서 '라푸푸 서원'이라는 곳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이름이 '최원종'이다.

바로 이 <헤비메탈 걸스>의 작가이자 연출가이다. 

그러다보니, 초연 때도 좀 관심이 있는 작품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보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올라온단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이봉련 배우가 출연해서.

(이봉련 배우는 최근 <응답하라 1994>에서 담배녀로 나와서 걸죽한 사투리를 선보인적 있는 배우이다. <빨래> <날보러 와요> <빨간 버스> <전명출 편전> 등에서 본 적이 있는 배우인데.. 연기 정말 잘하신다.)

더더욱 관심이 갔다. 


그리고 이런 소재를 다룬 작품을 보면 그렇게 일본 영화인 <소년 메리켄사쿠>가 생각난다.

솔직히 나한테 <소년 메리켄사쿠>의 인상이 너무 컸던 것 같다.

이 연극에서도 나는 중년 여성의 <소년 메리켄사쿠>를 기대했다.

병맛도 있고, 유쾌함이 가득한 그런 '소녀, 메리켄사쿠'.


그런데.... 내가 기대했던 '소녀, 메리켄사쿠'보다는 울림이 강하고 묵직했다.

해고 대상자에 속한 4명의 중년 비스무리한 여성이,

새로 부임하는 사장이 헤비메탈 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헤비메탈을 배우는 과정.

그 과정은 엄청 웃긴데...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게 참 슬프다.


중반부까지는 엄청 웃긴데...

이후가... 참 비극이다. 

어쩔 수 없는 비극.


그래서 내 기대와는 달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배우들은 이미 목이 쉬어버린 듯... 조금 힘겹기도 했지만 그래도 매력적이었고.

(솔직히 네 명의 여배우 중 한 분은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살짝 거슬렸는데... 찾아보니.. 예전에 봤던 한 연극에서도 그렇게 느낀 적인 있던 배우였다.

그냥 그녀와 나의 궁합이 안 맞는 것으로) 

두 명의 남자 배우 중에 김동현 배우... 처음 보는 분이셨는데... 참... 좋았음.

과한 듯 하지만 그마저도 열정으로 보이는... 


스토리와 배우, 그리고 소극장만의 연출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참, 슬픈 인생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야 겠지.

그게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거니까.


웃기다가 엄청나게 슬퍼버리는 이 작품을 보면서,

그래도 '삶'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그것만으로 의미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상!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