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치, 경제, 사회에 전혀 관심이 없다.
꿈 많은 소녀 시절에는... 그래도... 알고 싶었는데.
궁금했는데.
내가 사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말로 안 되는 세상 속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하지만 한 살, 한 살, 한 살.
소녀는 눈 감고, 귀 막고,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 '어른'이 되었다.

변화 시킬 수 없다면,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
행동할 수 없다면,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

움직이는 나를 참기가 힘들어서,
자신과 용기가 없어서
나는 그렇게 무지를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어떠한 가치관도 없다.

한 편의 영화가 나를 이토록 자신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갖게 만들었다니.

<변호인>이라는 영화가 있고,
송강호가 나왔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고,
이 영화가 사회에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하는 시선들이 있는 걸 알았다.

이 때까지는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못했다.
보면 좋고, 못 봐도 말고.
이 정도.
그러다 200만이 넘었단다.
300만이 넘었단다.
500만이 넘었단다.
내가 관객 수 이런 거에 흔들리는 성격은 아닌데^^;;;;;;
궁금했다.
개봉을 할 수 있을지, 없을 지 걱정을 해야 했던 영화가,
배우들로 하여금 이 영화에 출연을 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 고민하게 만들었던
어떻게, 왜! 사람들을 흔들고 있는가.
그리고 관람을 하기 직전에 봤던
악의적인 대량 예매 취소 기사 때문에 (훗날 찾아봤더니 사실 무근의 루머였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기사가 도배가 되어 있었다) 좀더 관심이 생겼달까.

우선 어느 정도 어느 정도 슬플 거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 분노할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슬펐고,
생각만큼 분노했다. 

뒤쪽에 앉은 사람은 거의 통곡을 하는데...
솔직히 통곡을 할 수준까지는 아니었고.
그저... 내가 눈감고 있던 것들에 눈을 떠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성에 관한 부분은..
단순히 이 영화를 사회 고발적인 영화가 아니라...
일반 대중까지도 감싸 안을 수 있는 대중성을 확보하게 만들어줬던 것 같다.
김영애라는 배우가 연기를 워낙 잘 했던 것도 있고,
송강호는 솔직히 <설국열차>에서는 (내 나름의 기준으로는) 별로 였는데..
정말 자신의 옷을 입은 듯 잘 어울렸다.
심지어 임시완까지도 어디 하나 꿇릴 것 없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다.

그렇다.
이 영화는 영화적인 스토리, 그리고 사회 고발적인 현실성, 
배우들의 조화로운 연기가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서 몇 시간 동안 계속해서 부림 사건에 대해서 찾아봤던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가 의미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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