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너에게 메일을 썼어.
그런데... 발송 실패네.
존재하지 않는 아이디거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휴면 상태가 되었대.
네가 이곳에 쓰인 글도 보지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오늘은 네가 보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To. 너에게

안녕.
잘 지내고 있어?
오랜만에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 같다.

오늘은 문득...
숨이 막힌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고 나니까 훌쩍 떠나고 싶어지더군.

떠나야 겠다는 생각을 하니,
가장 먼저 생각이 나는 건, 너 였어.
네가 있는 곳.
네 얼굴.

보고 싶다.

역시나, 나는 네가 보고 싶다.
힘이 들어도 네가 보고 싶고,
행복해도 네가 보고 싶고,
그냥 일상 속에서도 네가 보고 싶어.

잘 지내고 있지?
나는.... 사실 잘 못 지낸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막상 네게 글을 쓰기 시작하니까...
그럭 저럭 잘 지내고 있다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그냥 내가 힘들다는 말들은
다 거짓말인 것 같아.
진짜 나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어.
진짜 내가 싫어서...
거짓의 나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근데, 그 거짓의 내가........
참 비겁하고도 미련맞다.

내가 무슨 소리 하는 지 잘 모르겠지?
그냥 헛소리라고 생각해.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는 하루 하루야.

크고 작은 문제들은 언제나 발생하고,
그 문제들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특유의 긍정으로.............
아니,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나태의 마음으로 낙관하며 살아가고 있어.

모든 불안은 마음 속 저 깊은 곳에 숨겨둔 채.

아직도 내가 꿈꾸고 있는 건지,
이게 꿈은 맞는 건지,
내 꿈이 어디로 흘러가는 건지 잘 모르겠다.

서른이 목전인데.
뭐, 나이 따위 중요하지 않다는 거 아는데...
그래도 내가 지금까지도 이렇게 방황을 할 지는 상상 조차 하지 못했어.
물론 이조차도...
그래, 인생이라는 게 내 마음대로 흘러간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
라는 말로 위안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네가 보고 싶다.

위로도, 걱정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냥,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해도....
네 친구는 잘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언젠가는 꽃 필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믿어줬으면 좋겠어.

그냥,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일 수 있는
너라는 사람이 내게 있어서....
참 좋다.

보고 싶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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