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사랑한다는 것.
당연해야할 그 이야기가 당연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사람들.
그 요즘 사람 중에 하나인 '나.'
하지만 나는 아직 부모님을 너무나 사랑한다.

아니, 이것은 거짓말인가.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감정은 없다.
심지어 아버지와의 관계를 평생가도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이라고 말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 순간,
부모님에게 느끼는 이 감사한 마음.
내가 부모님의 딸로 태어났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다.
이게 사랑이 아닌면 무엇이겠는가.

오늘,
일기장이 간절해지는 순간이 있었다.
컴퓨터의 자판을 두드릴 수도, 스마트폰의 SNS에 글을 쓸 수도 없었다.
그 이야기를 적어내려갈 수 있는 곳은,
종이와 펜 뿐.

하지만 집에 있는 일기장을 순간 이동 시켜 내 앞으로 가져 오게 할 수는 없었음으로,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그 순간 떠오른, 정말 특별한 나만의 일기장.
그 이름은, '엄마'.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일기장이 아니면 적어내려 갈 수 없는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물론 엄마라는 일기장에도 적지 못하는 일들도 있지만)
엄마는 무조건적으로 내편을 들지 않았다.
이게 내가 엄마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엄마는 편을 들지 않은 자신 때문에
내가 더 답답해지지는 않았는지 걱정하셨다.
이게 내가 엄마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하지만 내가 엄마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 문장 때문이다.

"내가 틀릴 수도 있겠지만.
 엄마는 너한테 듣는 게 전부이기 때문에 네가 실제로 느끼는 것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엄마 생각은 이래."

내가 쏟아내는 이야기들 뒤에 따라온
내 앞날에 대한 우려와 걱정들.
부모님이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부모님은 그런 나를, 내 상황을 무시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내 선택이기에 존중하고 언제나 끝없는 인내로 기다려주신다.
그리고 아주 가끔,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이라는 서두로 자신의 마음을 내비친다.
그리고는 그런 마음 조차도 '부모의 욕심'은 아닌지,
자신의 말이 자식에게 상처가 된 건 아닌지 걱정하신다.
단 한번도 내 삶을 강요한 적이 없는 나의 부모님.

그런 부모님이 말씀하신다.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조금은 더 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 번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엄마 생각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

엄마에게도 대답했다.
100% 맞는 생각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 엄마의 생각이 옳다고.

나는 지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고,
나 역시 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생각이라는 걸 해야만 한다.

오늘 엄마의 말이 너무나 따뜻해서,
너무나 좋아서,
나는 생각이라는 걸 하려한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 나의 부모님을 만난 것을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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