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아저씨의 중간 지점에 있는 분이 지하철에서 노약자 석 기둥을 붙잡고 힘겹게 버틴다. 주저 앉았다가 걸터앉았다가 일어섰다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했지만 애쓰고 있는 게 보인다. 그러다 결국은 노약자석에 눕다 앉아계신 아주머니의 무릎을 베더니 깜짝 놀라 일어난다. 아주머니도 불쾌하기보다는 그 분이 안쓰러웠는지 일어서서 조금 편히 앉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사코 괜찮다며 버티고 선다. 기둥을 붙잡은 깍지 낀 손은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빨갛게 달아올라 있다. 결국 터벅터벅 걸어 지하철 문을 걸어나간다.
이미 강남 길바닥에 쓰러져 자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온 후이다. 검은 색 양복을 차려입은 아저씨는 홀로 대자로 뻗어 자고 있었고, 캐주얼 복장에 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는 보도블럭 위에, 일행이 수많음 사람에게 둘러싸여 누워있다.
지하철 아저씨가 술에 취해 힘들어하고 몸을 가누지 못하기는 했으나 어쨌든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나쁘게 보이지 많은 않았다. 살며시 웃음이 지어질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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