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씨네 21 독자평가단을 지원하며
가장 깊게 본, 혹은 좋아하는 영화에 대한 평으로 썼던 글이다.
나는 역시나,
떨어졌다.
이런.....징글맞은, 빈약한 글솜씨.
이러니, 떨어질 수 밖에.




한 사람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보게 된 영화 <기막힌 사내들(1998)>.
영화에 등장하는 무수한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되어 좋아하게 된 영화 <기막힌 사내들>.
어떤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기발하고 재미있어서 기가 막히고’, 또 누구에게는 이해할 수 없어 기가 막혔던극과 극의 평가를 받아야만 했던 영화 <기막힌 사내들>.

이전 천상 이야기꾼 장진의 연극을 좋아했던 나로써 그가 만드는 영화는 어떠한 모습일까 궁금했었다.
<
기막힌 사내들>은 살인사건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혀 무거운 느낌 없이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는 것 같다.

딸에게 미움 받는 전과자 아버지, 매번 자살하기 위해 사는 남자, 가는 장소마다 살인현장이 되어 경찰한테 오인 받는 남자, 그리고 베테랑 형사.
주인공과 조연을 구분할 수 없는 인물구성들이 얽히고 설켜 만들어 내는 황당한 상황들.

허를 찌르는 상황묘사에 우리는 심각한 분위기에서도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장진만이 쓸 수 있는 대사와 캐릭터의 매력도 한껏 살아나 있다.
그리고 또한 이러한 이야기를 구성하는 연극적인 편집이 이전 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가 되어 우리에게 신선함을 줬다.

특히 뮤지컬 장면(어느 인터뷰를 통해 감독은 다시 만들라고 한다면 이 장면을 꼭 빼겠다고 말했지만) 등은 이전 대중적인 영화에 물든 사람들에게 어색할 수 있었던, 낯설기만 했을 장면들이었지만 새로운 이야기틀로 한국영화의 폭을 넓혀줬다고 생각된다.

<기막힌 사내들>에게는 이전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문법이 사용되었다.
컷을 나누고 하는 경우 영화적인 문법이 아니라 기존을 무시한 새로운 장진식 이야기 틀이 짜여진 것이다.

그러나 참신한 소재와 상황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트루기가 결국은 전과자인 아버지와 딸의 화해과정으로 마무리됨으로 뭔가 아쉬운 해피 엔딩이 된다는 것이다.
블랙코미디와 신파의 어중간한 선상에서 전반부의 박진감은 퇴색되어 간다.

이러한 약간의 아쉬움에도 이 영화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장진이 바라보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회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시각을 보이면서도 전과범, 형사, 자살남 등에 대해서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다.
그저 모두가 내 아버지이며, 내 친구이며, 자기 자신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그런 힘이 그 영화에 있다.
비극적인 상황도 희극적으로, 일상적인 이야기도 영화처럼, 그래서 영화인지 현실인지 모르는, 전혀 리얼리티 없지만 가장 현실적일 수 있는 이 영화 <기막힌 사내들>이 나는 좋은 가보다.


저주 받은 걸작이라고 불리는 영화, 전국 2만 명 동원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영화.
하지만 나는 그런 이 영화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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