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몇몇의 트윗 때문이었다.
전혀 교류하지 않기에 트친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팔로잉한 후 유심히 멘션을 살피는 몇몇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 그들이 보고 나서 감탄을 멈추지 못하는 영화.
<블랙스완>에 대한 정보는 단지 그 뿐이었다.
더불어 주인공이 나탈리 포트만이라는 배우라는 사실과 흑조에게 먹혀버린(?) 백조의 이야기라는 것.
영화를 봤을 때의 순수한 그 감정을 느끼고 싶어 일부러 더 이상의 영화 정보나 리뷰는 읽어보지 않았다.

오래간만의 조조영화로 만난 <블랙스완>은 뭐랄까.
내가 그 동안 고민해왔던 것들을 다루고 있었다.
자기 자신을 깨지 못하면 궁극의 예술은 완성되지 않는 것일까.
하긴 무엇을 기준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할 수 있을지 쉽사리 말할 수는 없지만, 왜 백조로 살아온 그녀는 그렇게 변하지 않으면 정녕 흑조가 될 수 없었던 것일까.
그녀를 억압하던 것들은(엄마, 금욕 등) 왜 질투와 폭력, 성적 욕망 등 가자 원초적인 감정들을 통해서만 폭발해야만 했는가.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이 많은 천재 예술가들이 그러했듯 왜 그렇게 끝날 수 밖에 없었을까.
난 그녀가 아름다운게 아니라, 조금은 서글펐고,
또 내가 슬퍼졌다.

나는 끊임없이 고민했었다.
평범 속에서는 예술이 완성될수 없는 것일까.
고통과 고독, 우울과 불안만이 궁극의 예술을 완성할 수 있는가.
이름을 알린 대부분의 예술가의 삶이,
아니, 대부분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의 삶이 그러하였으니까.
이 영화 역시 광기만이 예술의 완성이라 말을 하는 것 같아서,
평범하고 평범한 나는 끝끝내 예술이란 단어와 만나는 지점이 없을 것만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그 광기, 혹은 완성의 과정에 '성'이 수단으로 쓰인 부분에 있어 조금 불편했는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다른 생각이 들었다.
완벽과 완성을 향한 한 사람의 처절한 몸부림.
'성'이 수단이 되었건, 광기에 휩싸였건 영화에서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완벽하기 위하여.
완벽하기 위하여.
완벽하기 위하여.

<블랙스완>이 말하는 건 미치라는 소리가 아니다.
무언가에 미쳐본 적이 있느냐는 그런 말이다.
내게 던지는 그런 질문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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