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과의 짧고 짧은 하룻밤.
잠잘 곳이 없어 방황한 밤.
머물 곳이 정해질때까지 헤맬 때는
날 찾아와준 벗에게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어.
하지만,
이내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안했어.
함께 할 수 있음에, 그저 그 사실 하나로...
서울까지 올라오느냐 엄청 피곤했을텐데 괜찮다고 말해주는 너로 인해서 그냥 나도 미안한 마음 따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고 뻔뻔해지기로 했어.
나의 최대 장점이잖아.

내가 유일하게 이 블로그의 주소를 알려준 벗.
너와 이렇게라도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었던 거겠지. 아마 나는.

어제도
나는 너를 만나기 위해 핸드폰으로 "도착했어?"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공중전화로 걸려온 너의 전화에 "청담역 8번 출구 신한은행에서 만나"라고 장소를 지정한 후,
언제 도착할지 예상할 수 없는 너를 기다리고 있었지.

우리가 만나는 건 이렇게 쉽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일년에 한번, 2년에 한 번 밖에는 볼 수 없는 너이지만...
어색함 따위 하나 없이 어제 만났다 헤어진 사람처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하고도 신기한 일일지도...
아마 우리의 10대.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이 허투루 만들어진 것은 아닌가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너.
어쩜 이 글을 읽는다면 살며시 눈을 흘길지도 모른다.

그.런.데.
네가 읽으라고 쓴거야!
고마웠다고, 즐거웠다고.
보고 싶단 말보다 보러와줘서...
고마워.

네가,
읽었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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