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못하는 남자> 제목에서 왠지 찌질한 느낌이 폴폴 풍기지 않는가?
몇 번이고 스쳐지나갔던 제목이지만,
왠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었다.

그러다 얼마전 <러브 셔플>을 본 후,
뭔가 공동체적인 느낌이 좋다는 내게 친구가 이 드라마를 추천해줬다.
우리 나라에서 리메이크해 6월에 선보인다고도 하고,
큰 맘(?)을 먹고 이 드라마를 선택했다.

결과는 한 마디로 최고였다.
연애를 원치도 않을 뿐더러 서툴다는 점은 얼마전 봤던 <호타루의 빛>과도 조금 닮아 있었다.
하지만 내 나이 2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40살의 이 남녀의 사랑에 더 끌리는 것을 어찌하란 말이냐!

아베 히로시.
<드래곤 사쿠라>에서 본 적은 있지만, 별 흥미가 없었다.
근데,
저 남자가 좋아서 죽는 줄 알았다.
 
표정 하나 하나, 웃을 듯 말듯,
정말 의미를 모르겠는 표정,
그 걸음 걸이,
후질근한 옷차림.
정말 디테일이 살아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주인공인 노처녀 의사 역을 맡은 나츠카와 유이의 느낌도 너무나 좋았다.
튀지 않으면서도 맑고 깨끗한 느낌.
여 배우로서는 평범해 보였지만,
배역에 동화되어 보여주는 표정은.
정말 좋았다.
웃을 듯 말듯.
은근 시크한 표정.

나는 이 두 남녀의 표정과,
더불어, 캔짱의 표정에 반해 버려나보다.
캔짱은 요 밑에 있는 개의 이름이다.



사랑 이야기를 다루지만,
사랑 이야기에만 초점을 둔 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맺기에 서툴기만 했던
한 남자의 변화기가
나에게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다가왔다.

그리고 40살이 되었지만,
결혼이 아닌 연애가 하고 싶은 여주인공.
그리고 서서히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사랑.
설레였다.
손 한 번 잡지 않았지만,
그들이 진찰식에서 나누었던 그 모든 피튀기는(?) 대화들이
사랑의 밀어처럼 느껴져서,
간만에 마음이 설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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