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안에는 자신도 모르는 자신이 있다.
그것을 발견해 내는 즐거움.
아마 80 평생을 산다면,
난 죽는 그 순간에도 또 다른 나의 모습에 즐거워하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글이라는 것이 그 얼마나 우스운 것인지.
자신이라는 사람이,
이 공간이 얼마나 우스운 것인지.

포장된 그럴듯한 말들.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

즐거움은  개뿔.
개나 줘버릴 즐거움.
무서움. 두려움. 공포.

3개월을 훌쩍 넘긴 백수 생활.
항상 바쁘게 열정적으로 살아왔다고 자부해왔던 나.
그리고 그런 모습이 나라고,
여겨 왔던 나.

그런 나는 어디로 갔을까.
너무나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
아무것도 하지 않음.

최소한의 움직임.
최소한의 언어.
최소한의 시선.

아침 8시에 일어나 그 다음날 아침 8시까지,
드라마 세 작품을 모두 섭렵해 버린 날.
드라마는 재밌고도 재밌건만,
나는 내가 미친 것만 같아서 두려워진다.

그렇게 막나가는 하루를 보내고,
끼니를 구하러 나간 외출길.
우연히 만난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며,
인생에 대한 충고를 아끼지 않는
내가 어이없고 또 어이없어,
나는 내가 우습고 또 우스워진다.

이젠,
더 이상은 안 돼겠어.
이제 더 이상은.

이제는,
이제는 좀.
움직이고 싶다.

움직여야 한다.
움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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