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날릴 멘트는 없는 영화이구나.
소재와 연기는 좋았으나,
뭐랄까 기억 속에 완벽하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던 작품.


- 2007/08/28 17:13에 작성한 글




요즘 <검은집> <1408> <기담>
'무섭다'라고 일컫어지는 영화를
너무 혼자서 봤다. 
그런데 왠지 <리턴>은 혼자 보고 싶지 않았다.
별로 이런 종류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에게
갖은 압박과 회유를 번갈아가며
결국은 동정을 얻어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초반부는 
"음. 내가 이 영화를 왜 보러 오자고 했을까" 였다.
영화가 재미없거나 실망스러웠기보다는
뭐랄까.
나 역시 귀신영화는 아무 문제없이 볼수 있지만,
피가 흥건한 장면이라던지 청각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굉장히 민감해
피빛 오프닝이라던지
수술 장면은 거의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있었다.
어찌나 기운이 빠지던지.
하지만 요즘은 이런 긴장감에서 오는 즐거움이 뭔지 알 것 같다.
(공포나 스릴러를 점점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두번째는 "그나마 친구들과 함께 와서 다행이다."
혼자였더라면 정말 더욱 영화를 보는게 힘들었을 것이다.

일단 초반부, "수술 중 각성"이라는 소재 하나로만
이 영화는 먹고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인에게는 흥미로웠고, 잘 알지못하는 부분이었으니까.
또한 실제로 영화를 통해 본 어린 아이의 수술 중 각성이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지 느낄 수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영화 중반으로 갈 수록 이 영화는 드라마의 힘과 스릴러의 힘을 잃는 듯 하다.
이 영화를 보고 싶었던 이유는 
시놉시스를 보고 네명 중 누가 그 끔찍한 일을 껶은 아이였을까.
라는 궁금함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그 궁금함을 잘 포장해줘야했는데,
이 영화는 그러지는 못한 거 같다.

자신의 아내를 수술하고 살리지 못한 김명민의 고통.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나약함과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겪을 수밖에 없는 고뇌와 번민등이 김명민의 연기로 훌륭하게 소화 됐지만,
영화의 궁극적인 소재와는 유기적으로 얽혀있지 못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죽어가는 범인을 카메라가 오랫동안 응시하는 장면은 참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그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도.
그리고 마지막에 범인의 어린 시절, 수술중 각성을 겪기 이전의
그 해맑았던 모습에서의 엔딩은.
뭔가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P.S 나는야 김태우가 좋기는 한가보다^^

+ Recent posts